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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광산업 울산 방폐물, 경주 방폐장 이전 시기 논란 앞과 뒤

원안위 "업체에서 수립한 계획 강제 못해" vs 태광산업 "경주 방폐장, 방사능 높은 방폐물부터 처리"

2020.03.23(Mon) 11:07:01

[비즈한국] 2016년 무단 보관, 올해 2월 유출 사고로 안전성 논란에 휩싸인 태광산업 울산 석유화학3공장의 중·저준위 방사성폐기물이 경주 방폐장으로 이전하는 시기가 빨라야 2025년인 것으로 드러났다.

 

원자력안전위원회(원안위)는 태광산업에서 지난 2018년 방폐물 처리 연구·개발계획을 수립했고 공장 건립 등의 절차를 거쳐 2025년부터 방폐물을 이전한다는 일정을 수립했다고 비즈한국 측에 ​밝혔다. 

 

태광산업 울산공장. 사진=태광산업


원안위 관계자는 “경주 방폐장 처리 기준에 맞는 방폐물 고형화 설비와 관련해 태광산업에서 준비하는 단계”라며 “해당 공장에서 설비 설치가 완료되면 우리 위원회에서 하는 방사선환경영향, 안전성 등과 관련한 검사에서 통과해야 경주 방폐장으로 입고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태광산업 측은 “당사 석유화학3공장에서 보관 중인 중·저준위 방폐물은 방사능 함유량이 낮다. 경주 방폐장은 향후에도 시설 확충이 필요한 것으로 전해지고 최근 1년간 가동을 임시 중단하기도 하면서 우선 방사능 농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중·저준위 방폐물을 우선 처리하는 것으로 안다”고 해명했다.  

 

중·저준위 방폐물이란 방사성 물질 작업에 투입된 작업복, 장갑, 신발, 폐부품 등 방사능 함유량이 낮은 것을 말하며 원전 원료와 같은 방사능 함유량이 높은 것을 고준위 방폐물이라고 한다. 하지만 둘 다 위험해 반드시 법에서 지정된 방식으로 처리해야 한다. 

 

태광산업 석유화학3공장은 지난 1997년부터 2004년까지 7년간 섬유원료인 아크릴섬유와 합성고무 원료(아크릴로니트릴)를 제조하는 과정에서 촉매제로 방사성 물질인 우라늄을 사용하면서 방폐물이 대거 발생했다. 이 공장은 이렇게 발생한 중·저준위 방폐물을 보관했다. 

 

그런데 지난 2016년 태광산업은 이 공장과 관련 당초 원자력안전위로부터 1140톤의 방폐물 저장시설을 허가받았지만 320톤을 허가받지 않은 장소에 불법 보관했던 사실이 적발됐다. 태광산업은 경찰이 수사에 나선 2016년 8월에야 원안위에 자진 신고했다. 당시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 압수수색에선 추가로 액체상태의 폐기물이 적발되기도 했다. 태광산업은 결국 원안위 등으로부터 3억 원 규모의 과징금을 부과 받았다. 

 

당시 원안위는 태광산업이 방폐물에서 수분을 빼 부피를 줄여 고체화시킨 후 경주 방폐장으로 옮기라고 행정처분했다. 그럼에도 지금까지 경주 방폐장으로 옮겨진 방폐물은 전혀 없다. 

 

태광산업은 현재 민간에서 가장 많은 중·저준위 방폐물을 보관 중이다. 현재 태광산업은 저장 창고 및 시설, 탱크 등에 중저준위 방사성 폐기물 약 1741톤(200리터 기준 8634드럼)을 보관하고 있다. 

 

지난 달 19일엔 태광산업 석유화학3공장에서 자체처분 대상 방사성폐기물 처리 준비를 위해 저장탱크(약 96.5톤)에 보관된 슬러지 형태의 폐기물 분석시료 채취 과정에서 2톤 가량의 액체가 탱크 밖으로 유출됐다. 유출 사고 직후 태광산업은 이중 0.5톤을 긴급 수거했다. 유출된 물질을 바다로 흘러갔다. 

 

원안위 관계자는 “태광산업은 탱크 내 보관 중인 방폐물이 고체 상태인 것으로 판단해 액체 방폐물의 존재 및 누설을 예상치 못했다”고 지적했다. 보관 물질의 상태조차 파악하지 못했다는 얘기다. 

 

다만 원안위는 태광산업 석유화학3공장에 대해 매해 검사하고 있고 원자력안전법 기준을 초과하는 상황은 없다고 밝혔다.

 

경주 방폐장 내부. 사진=산업통상자원부


울산지역은 이같은 사실에 깊은 우려를 표하면서 보다 정확한 대책을 촉구하고 있다. 중·저준위 방폐물이라 해도 공장이 인구밀집 지역과 가깝고 공단 내에 방폐물을 계속 두는 것은 위험하다는 지적이다. 

 

김종훈 민중당 의원은 “공장 인근에 주거지역이 있는 상황에서 수십 년 간 보관하는 것은 문제”라며 “방폐물 고형화 및 처분장 확대 등 대책을 마련하고 조속히 방폐장으로 옮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탈핵울산시민공동행동은 “공장에 보관된 방폐물을 경주 방폐장으로 속히 보내고 원안위가 태광산업 방폐물 관리감독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장익창 기자

sanbada@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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