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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인사이트] 인구가 줄어도 서울 집값이 오르는 이유

1·2차 산업 지고 3·4차 산업 뜨면서 지방 쇠퇴하고 수도권 집중화 현상 갈수록 심화

2020.05.25(Mon) 10:32:35

[비즈한국] 지난 1년 동안 부산광역시에서 전출해 나간 세대는 총 1만 6358세대다. 3인 가족으로 계산하면 약 5만 명의 인구가 부산을 떠난 셈이다. 이들은 어디로 갔을까? 대부분 서울(7909세대), 경기(5005세대), 인천(775세대)으로 향했다. 일자리 등의 이유로 새로운 거주지를 찾아서 말이다.

 

지난 1년간 부산에서 전출해 나간 세대는 대부분 서울·경기·인천으로 향했다. 사진=부동산 정보공유사이트 ‘호갱노노’

 

대한민국 전체 인구는 향후 30년간 계속 증가할 것이다. 인구 증가는 곧 수요 증가를 의미한다. 하지만 대한민국 모든 지역의 인구가 증가하는 건 아니다. 인구가 늘어나는 곳은 일자리가 많은 지역, 혹은 새로 발생한 입지 일부 지역뿐이다.


#제조업 공장부지도 미래가치 고려해 선정

 

현재 농축수산업 기반 1차 산업 인구는 급격히 줄고 있다. 1차 산업 위주의 지방 인구 구성을 살펴보면 알 수 있다. 대부분의 광역도가 그렇다. 물론 경상권, 전라권, 충청권의 일자리 기반 중 상당수는 2차 산업, 즉 제조업이다. 삼성전자가 있는 충남 천안시, 아산시가 그렇고, LG전자가 있는 경북 구미시가 그렇다. SK하이닉스가 있는 충북 청주시도 마찬가지다.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이 있는 경남 거제시와 현대기아자동차, 현대중공업이 있는 울산광역시나 광주광역시, 전남 여수 등도 제조업 기반이다.

 

하지만 제조업 인구는 계속해서 줄어들고 있다. 자동화라는 생산 방식의 변화도 결정적인 역할을 하지만 무엇보다 중국, 베트남, 인도 등 저렴한 인건비로 제조가 가능한 국가와의 경쟁이 큰 인구 감소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2018년 군산 GM대우가 문을 닫고 2500여 명의 근로자가 하루아침에 실업자가 됐다. 그들이 군산에 그대로 남았을까? 아니다. 자동차 산업 일자리가 있는 경기도 등 다른 지역으로 이동했을 것이다. 최근 LG전자의 구미시 내 생산 라인 중 핵심을 인도로 옮기겠다는 이야기도 비슷한 영향을 줄 것이다. 국내 제조업 경기가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또 다른 사례로 SK하이닉스가 반도체 공장을 확장하기 위해 공장 부지를 검토했던 적이 있다. 이때 전국에서 수십 곳의 지자체가 공장 유치를 신청했다. 그 중 가장 적극적인 지역이 구미시였다. 구미에는 이미 산업단지가 많았지만 구미시장은 LG전자에 ‘공장부지 100만 평을 무상으로 제공하겠다’는 말까지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SK하이닉스는 땅값이 가장 비싼 용인을 선택했다. 심지어 SK는 자체 비용을 지불하면서 수도권 부지를 선택했다.

 

SK가 용인을 새로운 공장 부지로 선택한 이유는 크게 두 가지가 있다. 첫째, 구미와 청주 등 기존 지방 부지에서는 인력을 구하기 어렵다는 판단을 했다. 둘째, 지방보다 수도권의 땅값이 많이 오르기 때문이다. 기업체는 공장 부지를 단순히 제품을 만드는 곳으로 바라보지 않는다. 가능한 많이 상승해야 할 부동산 가치로 인식하고 있다. 기업체는 꼼꼼하게 수요 조사를 실시하고, 허투루 결정하지 않는다. 미래 가치를 고려한다.

 

#서울 인구감소에도 주택가격은 상승? 잠재수요층 영향

 

1·2차 산업 인구는 감소하는 반면, 3·4차 산업 인구는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당연히 3·4차 산업 일자리가 집중되어 있는 지역의 인구는 계속 증가한다. 바로 서울을 중심으로 한 수도권 지역이다.

 

 

더 자세히 살펴보자. 2010년부터 2019년까지, 서울에서 제주까지 전국 17개 광역 지자체의 인구 증감을 살펴보자. 전국의 인구는 여전히 증가하고 있지만, 그 중에서 인구가 증가하는 지역과 감소하는 지역이 분류된다. 그렇다면 우리가 관심을 가져야 할 지역은 어디일까?

 

인천·세종·경기·충청도·제주도를 제외하면 모두 지역의 인구가 감소하는 추세다. 놀라운 사실은 서울 인구도 감소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10년간 서울 부동산 폭락을 주장하는 전문가들이 가장 중요한 근거로 제시하는 게 서울의 인구 감소다. 인구가 감소하고 있기 때문에 서울의 주택 가격도 폭락할 것이라는 논리다. 하지만 이들의 예상과는 반대로 서울 주택 가격은 10년 내내 오르기만 했다.

 

통계를 새롭게 바라보자. 인구는 줄고 있는데 주택 가격은 더 비싸진다면 누군가 더 비싼 비용을 치르고 있다는 의미다. 자식들이 자라서 독립하거나 결혼을 하면서 세대가 분화되더라도 한 주택이 2채, 3채로 늘어나지는 않기 때문이다. 재건축으로 인한 증가율도 한계가 있어 3~5%에 불과하며, 재개발의 경우 오히려 주택 수가 줄어든다. 서울은 늘 집이 부족한 상황이다.

 

서울에 집이 없는 사람은 더 많은 비용을 치르고 서울에 거주하거나 아니면 경기도와 인천으로 주거지를 옮긴다. 경기도와 인천의 인구가 증가하는 이유가 이것이다. 직장은 서울이지만 서울에서 살 수 없는 사람들이 경기도와 인천으로 이동한다. 이들은 경기도민, 인천시민이자 동시에 서울의 잠재 수요층이다.

 

서울의 인구가 줄면 그만큼 서울의 잠재 수요층은 증가한다. 부동산 관심층이라면 잠재 수요층을 곧 프리미엄, 가격 상승 요인으로 바라봐야 한다. 원하는 사람이 많아지면 가격이 오르는 건 당연한 이치다.

 

서울과 경기, 인천의 출퇴근 관계에서 유추할 수 있는 지점이 있다. 바로 교통망의 중요성이다. 안정적인 교통망이 자리를 잡고 있다면 그 지역은 서울 생활권이라고 봐야 한다. 분당, 과천, 고양, 구리, 광명, 하남이 대표적이다. 연천과는 분명 다른 느낌이다. 그러므로 교통망만 살펴도 어디가 더 좋아질지, 비싸질지, 어디에 투자를 해야 할지 가늠할 수 있다.

 

부산, 대전, 대구, 광주와 서울의 차이도 여기서 비롯된다. 서울의 인구가 줄수록 대기 수요는 증가한다. 경기도와 인천에서 서울로 출퇴근하는 사람이 많아진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경상남도 각지와 김해, 양산, 창원에서 부산으로 출퇴근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모두 다른 생활권이다. 오히려 각각의 지역 일자리가 더 많은 경우도 있다. 다른 광역시도 마찬가지다. 이런 지역에서 역세권 프리미엄은 큰 의미가 없다. 출퇴근 수단이 전철이 아니기 때문이다.

 

서울은 인구 감소가 의미가 없지만, 서울 이외의 지역은 인구 감소가 큰 의미를 갖는다. 이것이 대한민국 부동산의 미래가치다.

 

필명 빠숑으로 유명한 김학렬 스마트튜브 부동산조사연구소장은 한국갤럽조사연구소 부동산조사본부 팀장을 역임했다. 네이버 블로그와 유튜브 ‘빠숑의 세상 답사기’를 운영·진행하고 있다. 저서로 ‘대한민국 부동산 사용설명서’(2020), ‘수도권 알짜 부동산 답사기’(2019), ‘서울이 아니어도 오를 곳은 오른다’(2018), ‘지금도 사야 할 아파트는 있다’(2018), ‘대한민국 부동산 투자’(2017), ‘서울 부동산의 미래’(2017) 등이 있다.

김학렬 스마트튜브 부동산조사연구소장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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