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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톡신 품목허가 취소, 위기의 메디톡스 앞날은?

매출 40% 주력제품, 해외선 판매 가능하지만 타격 클 수밖에​…수출 및 사업 다변화로 갈 듯

2020.06.18(Thu) 10:46:28

[비즈한국] 메디톡스 핵심제품 메디톡신주(메디톡신)가 결국 레드카드를 받았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25일 자로 메디톡신 품목허가를 취소할 예정이라고 18일 밝혔다. 문제의 중심에 섰던 메디톡신은 세계에서 네 번째로 개발에 성공한 국내 최초 보툴리눔 제제(보톡스)로 주목받았다. 앞으로 1년간 메디톡스는 메디톡신과 같은 성분의 의약품을 허가받을 수 없다.

 

메디톡스 핵심제품 메디톡신주(메디톡신)가 국내 시장에서 자취를 감추게 됐다. 충청북도 오송에 위치한 메디톡스 제2공장. 사진=메디톡스 홈페이지

 

식약처는 메디톡스가 △허가 내용과 다른 원액을 사용했음에도 마치 허가된 원액으로 생산한 것처럼 서류를 조작하고 △원액 및 제품 역가(효능) 시험 결과가 기준을 벗어난 경우도 적합한 것으로 허위로 기재하고 △조작된 자료를 식약처에 제출해 국가출하승인을 받고 의약품을 판매했다고 밝혔다. 이는 모두 약사법 위반으로 품목허가 취소 사유에 해당한다. 다만 식약처는 “안전성 우려는 크지 않은 것으로 의견이 모였다”고 부연했다.​

 

#1년간 같은 성분 의약품 허가 못 받아

 

이번 논란의 발단은 메디톡스 전 직원의 제보였다. 메디톡스 전 직원은 2012년 12월부터 2015년 6월 사이에 생산된 메디톡신 일부가 제조 과정에서 변경 허가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고 국민권익위원회에 제보했다. 이에 식약처는 검찰 수사를 의뢰했고, 지난 4월 17일 메디톡신주, 메디톡신주50단위, 메디톡신주150단위 등 메디톡신 3종의 잠정 제조·판매·​사용을 중지한 뒤 품목허가 취소 등 행정처분 절차를 진행했다. 

 

메디톡신을 둘러싼 식약처와 메디톡스의 싸움은 지난했다. 메디톡스는 식약처의 잠정 제조·판매·사용 명령 이틀 후 집행정지 신청 및 명령 취소 소송을 제기했지만 기각됐다. 또 과거 특정 시점에 생산한 제품에 국한된 문제일 뿐, 현재 유통하고 있는 의약품의 안전성 및 유효성은 입증됐다는 논리를 고수했다. 품목허가 취소 이전 마지막으로 소명하는 자리인 청문회도 이례적으로 두 번 열릴 정도로 메디톡스는 필사적이었다.​​

 

메디톡스 전 직원의 제보로 식약처는 검찰 수사를 의뢰했고, 지난 4월 17일 이후 메디톡신 3종의 잠정 제조·판매·사용 중지 명령을 내려왔다. 서울 서초에 위치한 서울중앙지방검찰청으로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없다. 사진=비즈한국 DB

 

그러나 결국 메디톡신은 허가 취소됐고, 메디톡스는 주력 제품을 잃게 됐다. 2006년 메디톡신 허가 이후 14년 만이다. 메디톡신은 메디톡스 매출의 약 40%를 차지하는 핵심 제품인 만큼, 지속적으로 적응증을 추가하며 시장을 확대했다. 과민성 방광을 적응증으로 추가하기 위한 국내 임상3상과 다한증과 양성교근비대증(사각턱) 국내 임상3상을 완료해 신약허가신청(NDA) 심사가 진행 중이었으나, 이마저 무용지물이 됐다.

 

앞으로 메디톡스는 행정소송을 통해 품목허가 취소 결정을 아예 뒤집거나, 품목허가 신청을 다시 할 수 있다. 메디톡스 측은 “허가 취소 시 행정소송은 물론 메디톡신과 관련해서 모든 조치를 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어 소송에 임할 가능성이 크다. 다만 행정소송의 결론이 나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뿐더러 행정 처분의 절차적 위반이 소명되지 않는 이상 처분 결과를 바꾸기는 어렵다. 허가 취소된 의약품과 동일 성분 의약품의 품목허가 신청도 약사법에 따라 1년간 제한된다.

 

#위기 맞은 메디톡스, 어떻게 대처할까

 

향후 메디톡스는 메디톡신 수출과 다른 의약품, 의료기기 사업에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메디톡신 국내 품목허가가 취소됐더라도 외국에서 판매하는 데는 문제가 없기 때문. 식약처 관계자는 지난 2일 비즈한국과의 통화에서 “나라별로 허가 기준이 다르다. 해당 국가에 허가증이 있다면 수출은 상관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허가취소 변수가 해외 시장에 미칠 악영향이 만만찮다는 지적이 존재한다.

 

메디톡신주 50단위. 사진=메디톡스 홈페이지


메디톡스는 분말형 제형인 메디톡신 이외에도 액상형 제형 이노톡스와 톡신 내성 발현율을 줄인 코어톡스를 갖고 있다. 의료기기에 해당하는 히알루론산 필러 뉴라미스도 계속 판매된다. 메디톡스는 약 60개국에 뉴라미스를 수출하고 있다. 다만 이노톡스 및 코어톡스 매출은 전체 매출의 10%에 불과하다는 점은 뼈아프다.

 

화장품 사업도 키울 것으로 전망된다. 메디톡스는 지난 4월 10일 ‘코킬(Cokil)’이라는 화장품 관련 상표를 출원한 것으로 확인됐다. 메디톡스는 2000년 회사 설립 후 지난해 처음으로 글로벌 코스메틱 유통 기업 ‘하이웨이원’을 인수하며 화장품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지난 2월에는 기능성 화장품 ‘뉴라덤’ 브랜드를 출시했다.

 

한편 의약품 조작 논란을 미리 알아채지 못하고 ‘뒷북’만 치는 식약처에 대한 비판도 제기된다. 식약처는 메디톡신이 무허가 원액을 사용해 제품을 생산했다는 점을 무려 7년이 지난 후 알아차렸다. 지난해 코오롱생명과학의 인보사케이주가 허가 당시와 세포 성분이 다르다는 점을 짚어내는 데는 2년이 소요됐다. 의료계 관계자는 “전문성 없이 행정주의에 기초해 허가심사에 관여하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식약처는 서류 조작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식약처는 “메디톡스는 2012년부터 2015년까지 반복해서 원액을 바꿔치기하고 원액 및 제품 시험성적서 등을 고의로 제출했다. 이러한 서류 조작행위가 조직적으로 은폐돼 약사법에 따른 행정조사로는 한계가 있었다”며 “허가·승인 신청 자료 조작이 적발된 업체에 대해 1년에서 5년으로 허가·​승인 신청 제한 기간을 확대하는 등 약사법령 개정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했다.​

김명선 기자 line23@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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