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바로가기 본문바로가기
전체메뉴
HOME > Target@Biz > 머니

주주총회 전자투표 이용률 떨어진 게 '동학개미' 때문?

도입률 70% 이용률은 0.69%, 소액 개인투자자 늘면서 단기투자 경향으로 투표율 저조

2021.02.05(Fri) 17:59:29

[비즈한국]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상법 개정 여파로 지난해 주주총회에 전자투표를 도입한 기업이 크게 늘어난 반면, 주주의 전자투표 참여율은 1%에 미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소액주주 의결권을 보장하고 주총 개최비용 등을 절감하고자 도입된 전자투표가 소액 개인투자자의 단기매매 성향으로 빛을 보지 못하고 있다.

 

전자투표제도는 주총 개최비용을 절감하고 소액주주 참여를 활성화하고자 2010년 5월 도입됐다. 상법에 따라 회사는 이사회 결의로 주총에 전자투표를 도입할 수 있다.​ 주주는 한국예탁결제원, 미래에셋대우, 삼성증권 등이 운영하는 전자투표시스템을 통해 주총장을 찾지 않고 온라인으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코스피, 코스닥, 코넥스에 상장한 12월 결산법인 2351개 중 약 70%(지난해 12월 기준)가 전자투표 서비스에 가입했다.

 

현재 운영중인 주주총회 전자투표시스템 메인화면 모습. 왼쪽부터 한국예탁결제원 ‘케이보트(K-VOTE)’​, 미래에셋대우 ‘플랫폼브이(플랫폼V)’​, 삼성증권 ‘온라인 주총장’​. 자료=각사 홈페이지


비즈한국이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한국예탁결제원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주총 전자투표 대상 주주 1502만 252명 중 실제 투표에 참여한 주주는 10만 4911명(0.69%)에 그쳤다. 전자투표 대상 주주는 2019년보다 502만 6600명(50.29%) 늘었지만, 참여 주주는 오히려 8262명(7.3%) 줄었다. 전자투표 주주 참여율은 2017년 0.18%, 2018년 0.5%, 2019년 1.13%까지 상승했지만, 지난해 0.69%로 내려앉았다.  

 

전자투표로 의결권을 행사한 주식 비율은 상대적으로 높은 모습을 보였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해 정기주총 기준 12월 결산법인의 총 발행 주식 대비 전자투표 행사 주식은 4.67%(18억 1200주)다. 주주 참여율을 고려했을 때 소액 개인투자자보다는 상대적으로 지분이 많은 전문투자자가 투표에 참여한 것으로 해석된다. 전자투표로 의결권을 행사한 주식 비율은 2017년 1.8%, 2018년 3.92%, 2019년 5.04%까지 올랐다 지난해 4.67%로 하락했다.

 

한편 주총에 전자투표를 도입하는 회사는 늘어나는 추세다. 지난해 주총에서 한국예탁결제원 전자투표시스템 ‘케이보트(K-VOTE)’을 이용한 회사는 693개로 전년 대비 112개 늘었다. 미래에셋대우 전자투표시스템 ‘플랫폼브이(V)’와 업무제휴협약을 맺은 기업은 지난해 188개로 도입 해인 2019년보다 75개 늘었다. 2019년 11월 서비스를 시작한 삼성증권 ‘온라인 주총장’은 지난해 2월까지 200여개 기업에서 가입 신청을 받았다. 

 

주총 전자투표 도입 기업이 늘어나는 것은 개인 소액주주 증가와 무관치 않다. 코로나19 공포감으로 외국인이 대규모 매도세를 보이자 개인투자자(개미)가 적극적으로 주식을 사들였다. 이른바 ‘동학개미운동’이다. 배당 기준일인 지난해 12월 31일 기준 삼성전자 개인 소액주주는 214만 5317명(주주의 99.59%, 지분 6.48%)으로 2019년 56만 1449명(98.77%, 3.62%) 대비 2.8배 늘었다. 지난 28일 이사회에서 주총 전자투표 도입을 결정한 LG전자는 개인 소액주주가 2019년 말 14만 9841명(98.46%, 15.43%)에서 2020년 말 21만 9649명(98.79%, 12.76%)로 46.56%증가했다. 코로나19가 급속하게 퍼지던 시기 주총 참석 대상이 증가한 셈이다.

 

지난해 3월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삼성전자 제51기 정기주주총회 총회장을 빠져나오는 주주들의 모습. 사진=차형조 기자

 

여기에 작년 말부터 전자투표 도입 기업에 인센티브를 주기 시작했다. 국회는 전자투표제도를 도입한 기업에 감사 선임 정족수를 완화하는 내용 등을 담은 상법 개정안을 지난해 12월 통과시켰다. 회사가 감사를 선임할 때는 주총에 출석한 주주 과반과 발행주식 25% 이상 동의를 받아야 하지만, 전자투표를 도입하면 출석 주주 과반 동의만 얻으면 된다. 감사를 뽑을 때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의결권은 전체 지분 3%로 제한되는데, 이 때문에 주총 참여가 저조한 기업은 그간 감사 선임에 어려움을 겪었다. 

 

한국예탁결제원 관계자는 “최근 전자투표 계약 문의와 실제 계약 회사가 늘어나는 상황”이라며 “코로나19에 따른 영향이 어느 정도일지는 단정적으로 얘기하기 어렵지만 최근 전자투표 도입 기업의 감사 선임 시 의결정족수 요건을 완화하는 등 영향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는 “재작년 말 기준과 작년 말 기준 업체수가 늘었다. 코로나19로 비대면 추세가 확산됨에 따라 문의 업체도 늘어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주주 참여율이 저조한 이유는 소액 개인투자자의 단기매매 성향 때문으로 분석된다. 김우찬 고려대 경영학부 교수는 “주총 전자투표는 도입 당시부터 투표율이 낮았다. 주가변동에 따른 자본이득을 노리고 단기매매하는 소액 개인투자자가 많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들은 회사에 큰 현안이 없으면 의결권에 참여하지 않는다”며 “규범론적으로 주주는 의결권에 관심을 보이고 행사하는 게 바람직하다. 주총에서는 이사 선임이나 정관 개정 등 회사 주요사항을 결정하는데 이는 정치제도로 보면 헌법 개정이나 국회의원 선거와 같다”고 말했다.

 

한편 방역당국은 정기주총이 △​상법상 매년 1회 일정한 시기(통상 3월)에 개최돼야 하고, △​현장 개최가 불가피하며, △​정기주총을 개최하지 못할 경우 재무재표 확정이나 이사·감사 등 임원 선임을 하지 못해 기업경영에 심각한 차질이 생길 수 있음을 감안해 방역조치를 준수하는 정기주총에 대해 인원 제한 규제 예외를 인정하기로 했다. 현재 사회적 거리 두기 2단계에서는 100인 이상, 2.5단계에서는 50인 이상이 모이는 행사를 열 수 없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22일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안전한 정기주총 개최를 위해 현장 주총 참석을 최소화하려면 전자투표 등의 이용 확대가 필수적“이라며 ”이를 위해 정기주총 기간 기업이 부담하는 전자투표·전자위임장 서비스 수수료를 면제하고 이용 확대를 위한 홍보도 적극적으로 하겠다“고 밝혔다.​ 

차형조 기자

cha6919@bizhankook.com

[핫클릭]

· [단독] 1조 사기극 밸류인베스트코리아, 황우석 동원 '신라젠 물타기' 논란
· 공채 사라지고 수시채용 늘고, 취준생은 365일 피곤하다
· '카카오택시 독주 막아라' 막강 SKT·우버 연합군 뜬다
· 언택트 시대에 주총은? '전자주주총회' 어디까지 왔나
· [현장] 코로나19 시대, 삼성전자 주총도 '거리 두기'


<저작권자 ⓒ 비즈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