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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의 증명] 신세계그룹, 정용진 닮은 고릴라 상표 출원한 배경은?

대기업은 상표를 어떻게 선점하나…아이디어부터 리뉴얼 버전까지 전방위 상표 출원

2021.05.04(Tue) 09:25:56

[비즈한국] 지식재산권은 상표·특허·​디자인 같은 산업재산권과 문학·​음악·​미술 작품 등에 관한 저작권을 총칭하는 개념이다. 4차 산업의 부상으로 중요성은 커졌지만 여전히 전문 영역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눈에 보이지 않는 무형의 지식재산권의 ‘존재를 증명’​하는 일도 만만치 않다. 중소기업, 혹은 개인이 자신의 브랜드를 지키기 위해서는 무엇을 준비하고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와 지식재산권을 둘러싼 최신 트렌드를 소개한다.

 

지난 4월 2일 신세계그룹은 정용진 부회장의 캐릭터로 밀고 있는 JRILLA의 인스타그램 계정을 오픈함과 동시에 JRILLA의 리뉴얼된 캐릭터, 한글 ‘제이릴라’, 영어 ‘JRILLA’ 등의 상표를 다수 출원했다. JRILLA는 정용진 부회장의 이니셜 ‘J’과 GORILLA의 ‘RILLA’ 합성어로 추측된다. 

 

정용진 부회장은 활발한 인스타그램 활동 등을 통해 대중에게 친근한 이미지를 쌓고 있다. 신세계그룹은 이런 정 부회장의 이미지를 닮은 JRILLA와 SHYRILLA 캐릭터를 개발해 비즈니스에 적극적으로 이용해 왔다. SHYRILLA의 상표는 문방구, 가방, 의류, 침구류, 스마트폰 케이스 등을 커버하며 총 34건 확보됐다. 이 상표는 이마트몰 등을 통해 캐릭터 지식재산권(IP, intellectual property)으로 적극 활용되고 있다.

 

#정용진 부회장 닮은 캐릭터…리뉴얼 버전엔 어떤 의미 있나

 

이전 JRILLA, ​SHYRILLA​ 및 리뉴얼된 JRILLA 상표. 사진=특허정보사이트 키프리스

 

이번에 리뉴얼된 JRILLA의 캐릭터 또한 36건의 상표출원으로 연결됐다. JRILLA의 상표는 실제 의류, 문방구, 완구, 음료, 고기, 야채, 과자, 식당업 등을 커버하고 있다. 현재 진행 중인 사업과 향후 진행될 사업 영역까지 포함한 다양한 분야에 리뉴얼된 JRILLA 캐릭터 상표를 적극적으로 사용하겠다는 의미를 담는다. 상표 출원 시 미래에 대한 상상력이 필요한 이유이다. 

 

리뉴얼된 JRILLA는 이전 JRILLA와 약간의 차이가 있다. 이전 JRILLA가 넥타이 정장 차림에 풍만한 풍채의 회장님 이미지였다면 현재의 JRILLA는 다이어트를 한 듯 건강한 몸매를 가진 대중적인 이미지다. 캐릭터 디자인 업그레이드 및 상표 출원 그리고 이를 활용한 마케팅을 통해, JRILLA 캐릭터를 비즈니스를 넘어 기업 이미지 제고에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이마트는 올해 3월 정용진 부회장의 ‘YONG’과 천재라는 의미의 영단어 ‘GENIUS’를 합친 것으로 추정되는 ‘YONGENIUS’ 상표도 18건이나 출원했다. 현재 구체적인 상표의 사용 상태는 보이지 않으나 곧 ‘YONGENIUS’ 관련 새로운 비즈니스가 출현될 것으로 예상된다.


#상표관리 적극적인 신세계… SSG 야구단의 이름은 ‘LANDERS’

 

SSG 야구단의 이름도 본격적으로 대중에게 공개 전 상표를 대량 출원하였다. 신세계그룹 이마트가 인천의 SK 와이번스를 인수하면서 SSG의 랜더스 야구단이 탄생했는데, SSG의 야구단 이름이 공개되기 전 이미 여러 추측 기사가 나왔다. 지난 1월 28일 이마트가 프로야구단 운영업을 포함하는 한글 ‘일렉트로스’ 상표와 영어 ‘electros’ 상표를 대거 출원하자, 이를 바탕으로 SSG의 야구단 이름이 일렉트로스일 것으로 추측하는 기사들이 등장했다. 추후 이마트 측에서 밝히길 일렉트로스는 야구단의 여러 후보 중 유력한 이름 중 하나였다. 확정되지도 않은 상표에 40건을 미리 출원한 신세계의 상표 사랑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후 이마트는 SSG 야구단의 이름을 ‘LANDERS’로 확정하고, 관련 상표를 무려 127건이나 출원했다. 중소기업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엄청난 양으로, 대기업이기 때문에 가능할 수 있는 일이기도 하다. 

 

SSG 랜더스, 엠블럼 및 로고. 사진=특허정보사이트 키프리스

 

앞선 예는 신세계 그룹의 이야기지만 다른 대기업에도 이런 방식의 전방위적인 상표 선점은 당연하게 진행된다. 2021년 초 기아가 발표한 새로운 로고 사례도 있다. 기아는 2019년 11월 즉, 리뉴얼된 로고를 발표하기 1년 전 이미 새로운 로고에 대한 90개의 상표를 출원하고 권리화해 놓은 상태였다. 상품 분류가 45개임을 고려해보면 모든 상품과 모든 서비스업종에 대하여 검정색 로고와 빨간색 로고의 상표권을 확보하고 있는 셈이다.

  

기아의 새로운 로고. 사진=특허정보사이트 키프리스

 

이처럼 대기업은 현재 판매 예정된 상품이나 새롭게 출시되는 비즈니스 영역뿐만 아니라, 미래 확장 가능한 영역은 물론 분쟁 가능한 영역까지 미리 예측하고 상표출원을 진행한다. 

 

중소기업이나 개인이 대기업과 같은 상표전략을 취할 수는 없다. 그렇지만 적어도 본인의 제품이나 사업 영역에 대해서는 상표출원을 우선 진행하고 비즈니스를 전개하는 것은 필요하다. 상표권 확보에 투자되는 비용이 상표권을 확보하지 못해 발생되는 분쟁에 대응하는 비용보다 훨씬 저렴할 뿐만 아니라, 상표권을 미리 확보하였다는 심리적 안정감은 적극적인 비즈니스 전개에 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공우상 특허사무소 공앤유 변리사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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