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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한국 기후테크 스타트업이 창업 6개월 만에 UN 연설하게 된 비결

조성훈 엔더블유케이 대표 "수송 기업 탄소배출권 사업 추진…기업·개인에 온실가스 감축 방법 지원"

2021.10.26(Tue) 17:53:59

[비즈한국] 기후가 돈이 되는 세상이다. 불과 몇 년 전만 하더라도 이런 말을 하면 사기꾼 취급을 받았다. 그러나 이상기후 사례가 빈번히 발생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온실가스 배출량을 제한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기업들은 온실가스를 감축하는 데 돈을 쓰기 시작했다. 탄소배출권으로 ETF 등 금융상품이 만들어질 정도다.

 

조성훈 엔더블유케이 대표(왼쪽)와 이욱 W재단 이사장이 우리나라 탄소 중립을 위해 뭉쳤다. 사진=이종현 기자


우리나라 탄소중립 정책의 컨트롤타워를 담당하는 ‘2050 탄소중립위원회’는 2030년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8년 대비 40% 줄이고, 2050년에는 순배출량 0을 달성하겠다는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안’을 심의·의결했다. 기업들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당장 탄소 배출을 줄여야 하는 상황이다. 대기업의 경우 자체적으로 팀을 꾸려 위기에 대응하지만 전체 기업의 99% 이상을 차지하는 중견·중소기업 상당수는 탄소 중립을 위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모르는 게 현실이다. 개인 역시 자신이 언제 탄소가 배출하고 절감하는지 모르는 사람이 적지 않다. 

 

엔터블유케이는 기업과 개인의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만들어진 기후테크 스타트업이다. 기업을 상대로 온실가스 감축 컨설팅을 한다. 해외 투자 등 외부에서 온실가스를 감축한 경우 실적으로 인정받게 해주고, 온실가스 감축 기술 개발이나 개발 기업이 그 기술을 인정받을 수 있도록 돕는다. 개인을 상대로는 온실가스 감축 방법을 알리고, 보상을 통해 실천을 유도하는 메타버스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

 

#2050년 탄소 배출 제로가 되려면…

 

세계기상기구(WMO)와 유엔환경계획(UNEP)이 공동 설립한 유엔 산하 국제 협의체 IPCC( Intergovernmental Panel on Climate Change)의 보고서에 따르면 2100년까지 지구 평균기온 상승 폭을 산업화 이전과 비교해 1.5도 이하로 제한할 경우 빈곤에 취약한 인구가 수억 명 줄고, 물 부족에 노출되는 인구가 최대 50%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1.5도 상승 제한 목표를 달성하려면 2030년까지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2010년 대비 최소 45% 감축하고 2050년께는 탄소중립, 즉 탄소 배출 제로에 도달해야 한다. 

 

조성훈 대표는 2050년까지 탄소 중립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기업과 개인이 참여해야 한다고 말한다. 사진=이종현 기자


그러나 조성훈 엔더블유케이 대표는 “우리나라의 감축 목표는 아직 선진국의 수준에 많이 모자라다. 다른 나라들은 50~70%까지 감축하려 한다. 문제는 속도다. 우리나라의 경우 갑작스럽게 목표치를 높게 설정했다. 시장에서 느끼는 체감이 다른 나라 기업과 비교했을 때 더욱 클 것”이라며 “하지만 목표치를 달성하지 못할 경우 맞게 될 천재지변으로 인한 피해에 대비하려면 지금 준비하는 게 맞다. 늦었을 때라고 생각했을 때가 가장 빠르다”고 강조했다. 

 

그는 “탄소 중립에 이르려면 대기업 외의 기업들과 개인의 참여가 동반돼야 한다. 그러나 이들 대부분은 탄소 절감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모른다. 이들의 가려운 부분을 해결하기 위해 엔더블유케이를 설립했다”며 “목표 관리제에 포함된 기업은 효율적으로 탄소배출량을 감축해 배출권으로 이익을 낼 수 있도록 유도할 계획이다. 목표 관리제에 포함되지 않은 기업의 경우 탄소를 절감할 수 있는 곳을 적극 발굴해 매출에 도움이 되도록 컨설팅하고 있다. 개인에게는 메타버스 생태계를 제공해 그 공간에서 탄소 절감법을 배우고 그에 따른 보상을 제공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설립 6개월 만에 당사국총회 초청…숨은 조력자는 W재단 

 

엔더블유케이는 올해 4월 설립된 스타트업이다. 한국기후변화연구원, TS한국교통안전공단 등 정부기관들과 협약을 맺고 사업의 속도를 높이고 있다. 특히 11월에 열리는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에 특별연사로 초청되어 화제가 됐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등 각국 정상들이 이번 총회에 참석할 예정이라 기대감이 높다. 엔더블유케이는 이번 총회에서 현재 개발  중인 메타버스 생태계 ‘​후시플래닛(HOOXI Planet)’​에 대해 설명할 예정이다.

 

조성훈 대표는 “엔더블유케이가 설립 반 년 만에 이 같은 성과를 낸 것은 숨은 조력자 더블유(W)재단 덕분”이라고 말했다. W재단은 2012년부터 세계 각국의 정부기관, 기업, 단체와 협력하여 온실가스 감축 프로젝트와 구호사업을 펼치고 있는 국제환경보전기관이다. W재단은 국내 최초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의 공식 파트너로 선정됐다. 현재 구글, 페이스북, 마이크로소프트, 월드뱅크, 이케아, 블룸버그 재단 등과 UNFCCC의 공식 파트너로서 탄소중립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유엔기후변화협약의 공식자문기관으로도 활동 중이다. 

 

조 대표는 “저는 교통을 전문적으로 공부했고, 교통 분야에서 일했다. 운 좋게 월드뱅크와 프랑스개발은행의 컨설턴트로 선정돼 해외 다양한 나라, 특히 가난한 나라들의 수송 문제를 해결하는 일에 힘썼다”며 “그러던 중에 이욱 W​재단 이사장을 만났다. W​재단은 비영리법인이다. 공격적, 세계적, 사회적으로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활동을 하려면 제약이 따르는데, W​재단의 도움으로 엔더블유케이를 설립할 수 있었다. 현재는 서로 힘을 합쳐 탄소 중립 달성에 힘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엔더블유케이가 COP26에 설 수 있었던 것도 W재단의 공이 컸다. 조 대표는 “기술 혁신을 통해 온실가스를 감축하거나, 기업과 개인의 감축을 이끌어낼 요소가 있다면 UNFCCC에서 높이 사는 것 같다. 후시플래닛도 결국 개인의 참여를 이끌어낸다는 점에서 좋은 평가를 받은 듯하다. 게다가 W재단이 UNFCCC의 공식 파트너사이기에 특별 연사로 초청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욱 이사장은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시절만 하더라도 기후변화에 부정적인 입장인 사람들이 정말 많았다. 그때가 가장 힘들었다. 환경보호는 사기라고 하는 이들도 많았다. 하지만 그간 달려온 길을 생각하면 정말 많은 변화가 있었다. 우리의 작은 노력이 세상에 영향을 미칠 수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사진=이종현 기자​


다만 이욱 W재단 이사장은 “COP26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참석하는 첫 번째 총회다. 각국 정상의 참석율도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다 보니 UNFCCC에서 전 총회보다 연사 참여에 대한 경쟁이 치열했다. 2019년 열린 COP25와 달리 이번에는 UNFCCC가 확답을 주지 않았다. 일일이 내용을 정리해달라고 해서 후시플래닛에 대한 내용을 정리해서 UNFCCC에 보냈는데, COP26이 추구하는 목표와 부합하다는 결과를 들었다. 가상현실이라는 신기술로 온실가스를 감축하는 방안을 마련하는 서비스가 UNFCCC의 지향점과 일치한 모양”이라고 덧붙였다.

 

#기업과 개인이 자연스럽게 탄소 절감하고 수익 얻는 세상 만들 것

 

엔더블유케이의 서비스는 내년 상반기쯤 성과가 나올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현재 엔더블유케이는 수송 분야에서 탄소배출권 사업을 할 수 있도록 서울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 전국자동차노동조합연맹, 전국마을버스운송사업조합연합회, 경기도개인용달화물자동차운송사업협회, 펌프킨, 썬웨이 등과 업무협약을 맺었다. 

 

조성훈 대표는 “수송과 관련된 모든 기업이 탄소배출권 사업을 할 수 있도록 추진 중이다. 지금 프로그램 등록 절차를 밟고 있다. 수송 분야의 탄소배출권 사업 인증 기관인 교통안전공단의 도움을 받고 있다. 등록 절차는 보통 6개월에서 1년 정도 필요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후시플래닛의 경우 국내뿐만 아니라 글로벌 서비스를 목표로 한다. 온실가스 감축은 우리나라만이 아니라 전 세계의 목표이기 때문이다. 이르면 내년 1~2월 정도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엔더블유케이는 수송을 시작으로 분야를 넓혀갈 계획이다. 조 대표는 “국내에서는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한 탄소배출권 사업도 생각 중이다. 또 국내 기업이 다른 나라에서 투자 등으로 온실가스를 감축했을 때 그 실적을 인정받는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다 채우지 못했을 때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 역시 한국기후변화연구원과 함께 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그는 “탄소 중립을 목표로 하는 기후테크 기업으로서 다양한 기술을 개발하고 도입할 예정이다. 우리 국민 모두가 온실가스 감축에 참여하게 만드는 것이 목표다. 이것이 문화가 되어 우리나라 탄소 배출량이 줄어들도록, 더 나아가 탄소 절감에 어려움을 느끼는 기업이나 나라를 돕는 기업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박찬웅 기자

rooney@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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