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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다운] "경쟁사를 내 편으로 만들어 위기 극복" 박종관 카랑 대표

박종관 대표 "사업에 필요한 건 기업가정신…이 시장에 어떤 영향력을 미칠지 꾸준히 생각해야"

2021.04.06(Tue) 16:09:37

[비즈한국] 모든 스타트업이 폭발적인 성장세를 의미하는 ‘J커브’를 꿈꾼다. 하지만 그들의 시작은 늘 두렵고 서툴며 때론 초라하기까지 하다. 셀 수 없는 시행착오를 거쳐 기회를 잡은 스타트업만이 J커브의 영광을 누릴 자격이 주어진다. 과연 그 위대한 과정에는 어떤 ‘업’과 ‘다운’이 있었을까. 

 

자가차량 소유자라면 운전 중 ‘엔진오일 갈아야 하는데…’와 같은 주기적인 차량 정비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된다. 하필 이 생각이 들 때면 단골 정비소는 거리가 멀고, 아무 정비소나 가자니 서비스가 의심스러워 결국 정비를 차일피일 미룬다. 

 

박종관 카랑 대표는 운전자들의 이 같은 고민에 착안해 ‘자동차 출장 정비 서비스’를 시작했다. 개인과 기업 모두 서비스 대상에 포함된다. 지난해에는 경쟁업체인 ‘카수리’와 합병하며 시장에서 입지를 굳히고 있다.

 

박종관 카랑 대표는 자차 소유자들이 갖던 정비 서비스에 대한 불편함을 해소하고자 출장 정비 서비스를 시작했다. 사진=박정훈 기자


#START : 창업에도 준비가 필요하다

 

박종관 대표는 어려서부터 사업가가 꿈이었다. 사업가였던 외삼촌이 자수성가하는 모습에 매료되기도 했고, 자신의 아이디어로 시장을 바꿔나가고 싶었다고. 그는 이를 위해 특정 분야에서 경력을 쌓아야겠다고 판단했다. 그는 국내 완성차 제조업체에서 차량 생산 공정을 관리하는 프로젝트 매니저로 7년 동안 일했다. 

 

“늘 사업 아이템에 대해 고민했어요. 그러다 무료한 회사 생활에 자극을 주고 싶어서 정비 산업기사 자격증을 딴 적 있습니다. 이 자격증 취득이 시초가 돼서 정비업에 관심갖기 시작했죠. 그런데 정비라는 게 운전자에게 정말 귀찮은 서비스더라고요. B2B시장에서 이미 운영되던 출장 정비 서비스를 B2C에 접목하면 어떨까 생각했습니다.”

 

박 대표는 2014년 회사를 그만뒀지만 바로 창업에 뛰어들지는 않았다. 그는 “뼛속까지 직장인인 제 성향을 사업가로 바꾸고 싶었다. 또 다른 배움이 필요했다. 먼저 외삼촌 회사에 입사해 8개월 동안 사업에 관해 배웠다. 정비소에서 10개월 동안 정비사로 일하기도 했다. 청년창업사관학교(청창사)에도 지원했다.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이 청년 창업가 양성을 위해 이론 교육부터 사업화까지 창업의 전 과정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었다. 나는 5기였고 청창사 활동으로 지금의 카랑을 만들어냈다”고 말했다. 

 

#UP : 적절한 피보팅과 투자로 프리 시리즈A 투자 유치

 

박 대표는 사업 초기 카랑을 직영으로 운영했다. 창업 준비 당시 일했던 정비소 대표와 함께 사업초기 서비스 기획 구체화부터 함께했다. 그는 “정비업을 하려면 적어도 15년 이상 경력의 정비사가 필요하겠더라. 사업 시작 후 1개월 만에 정비사 대표를 찾아가 사업 제안을 했다. 그때부터 박준영 이사와 함께 하게 되었고 정비 매니저 관리 및 매뉴얼 확립 등 현장 관련 업무는 박 이사가 관장하고 있다. 카랑이 여기까지 오는데 꼭 필요한 일등공신”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박 대표는 B2C를 겨냥한 출장 정비 서비스에 한계를 느꼈다. 그는 “B2B 서비스는 매달 수요 예측이 가능한데, B2C 서비스는 불가능하다. 게다가 정비사 1인당 하루 6~7대는 소화해야 수익이 나는 구조인데, 수요도 그만큼 따라오지 못했다. 스타트업으로서 두 가지는 큰 위험 요소였다”고 고백했다. 

 

그때마다 박종관 대표는 피보팅을 통해 사업의 방향을 시장 수요에 최대한 맞췄고, 과감히 투자했다. 사진=박정훈 기자


직영 정비사들의 현타(현실 자각 타임)도 박 대표의 고민거리였다. 정비사들의 근무 시간에서 운전 시간이 차지하는 비중이 늘어나면서 오는 고민이었다. 박 대표는 “젊고 유망한 정비사들이다 보니 꿈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 정비사들의 스펙도 한 단계 높여줄 방법도 고민해야 했다”고 말했다. 

 

결국 박 대표는 직영 서비스를 플랫폼 사업으로 확대했다. 기존 정비사들의 빈 시간대를 활용하는 게 카랑과 정비사 모두 수익을 낼 수 있다는 판단에서였다. 좋은 정비사들의 고민 해결과 서비스의 안정성을 위해 경기도 수원에 800평 규모의 직영 정비소를 차렸다. 그는 “그 뒤로 프리 시리즈A 규모의 투자도 받았고, 카셰어링 업체 S사와 B2B 계약을 맺으며 일정 수준 매출을 올릴 수 있는 계기가 됐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DOWN : 돈생돈사, 돈 때문에 살고 돈 때문에 죽는 스타트업

 

박종관 대표는 카랑이 성장해야 할 때마다 자금 문제를 겪었다. 그는 “사업 규모를 확장해야 하는 시기에 투자를 받지 못한다면 내 돈을 쓰거나 대출을 받아야 한다. 빠른 성장에 발맞추기 위해 은행뿐만 아니라 기술보증기금, 신용보증기금 등 안 받아본 대출이 없는 것 같다. 정비소를 열 때도 지인들의 도움으로 개소했다”며 투자 유치의 어려움을 털어놨다. 

 

위기는 한 번만 찾아오지 않는다. 박종관 대표는 프리 시리즈A 이후 B2B 고객의 정비 물량이 늘어나면서 시리즈A 투자 라운드를 준비했다. 그러나 그를 맞이한 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였다. 코로나19는 급격하게 투자 분위기를 위축시켰고, 스타트업들은 맺었던 투자 계약도 파기되는 상황에 이르렀다. 카랑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박 대표는 경쟁사인 ‘카수리’에 합병을 제안했다. 박 대표는 “두 사 모두 자동차 출장 정비 서비스를 제공하지만, 카랑은 B2B 서비스에 강점이 있었고 카수리는 B2C 서비스에 강점이 있었다. 합병은 서로의 부족한 점을 채울 기회였다”며 합병 이유를 밝혔다. 

 

카랑은 카수리와 합병을 통해 비로소 개인, 기업 모두에게 출장 정비 서비스를 제공하게 됐다. 사진=박정훈 기자


합병 직후에도 투자 받는 게 쉬운 일은 아니었다. 코로나19 여파가 이어졌기 때문이다. 박 대표는 다시 한번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로 주변 지인들의 도움을 받아야 했다. 지금이 아니면 사업을 확장할 수 없다는 확신 때문이었다. 그렇게 어려운 시기를 극복해낸 카랑은 지난해 12월 월 매출액 10억 원을 돌파하며 급성장을 하고 있다.

 

#B2B로 안정, B2C로 성장​…“기존에 꿈꿨던 사업에 집중할 수 있어 기뻐”

 

카랑은 현재 B2B 서비스로 재정적인 안정을 꾀하고, B2C 서비스로 정비 시장에서 존재감을 높여가고 있다. 출장 정비 서비스, 특히 수입차 엔진오일 출장 교체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는 카랑이 유일하다. 

 

“B2C는 항상 꿈꾸던 사업 모델이었어요. 하지만 제 능력이 부족했죠. 당시 경쟁사였던 카수리가 우리보다 사업을 훨씬 잘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저는 때마침 B2B 사업이 잘되기도 했고요. 안정적으로 자금을 확보하면 언젠가는 B2C에 재도전할 생각이었습니다. 다행히 카수리와의 합병으로 제 꿈을 이루게 됐죠.”

 

카랑은 3월 시리즈A 라운드를 마쳤다. 투자금으로 총 55억 원을 마련했다. 카랑은 이를 통해 B2C 서비스 수요 확보를 위한 마케팅과 서비스 안정성 확보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자사 서비스 외에도 티맵모빌리티, 카카오모빌리티와의 제휴로 출장 정비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카랑의 올해 목표는 연내 월 매출 20억 원과 연 매출 170억 원 달성이다.

 

“아이디어만으로 100% ​사업 성공을 ​보장할 순 없습니다. 사업을 운영하는 힘은 기업가정신에 있습니다. 창업하면 늘 어려운 상황에 직면하게 됩니다. 원하는 방향으로 ​사업을 ​이끌어가기도 쉽지 않고요. 장기적으로 이 시장에 내가 어떤 영향력을 선사할 것인지 늘 고민하는 게 기업가로서 롱런할 비결인 듯합니다. 그런 면에서 저도 여전히 성장 중입니다.”​

박찬웅 기자 rooney@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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