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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 지배구조 6] 주인 없는 포스코 지주회사 체제 안착...최정우 회장 완주할까

포스코홀딩스 중심 체제 완성, 정권 교체기 중도하차 전임 회장 전력 우려

2023.03.17(Fri) 17:15:10

[비즈한국]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은 지주회사인 포스코홀딩스의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최 회장은 포스코의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해 지난해 그룹을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한데 이어 신사업 성장에 매진하고 있다. 

 

최정우 회장은 포스코 재무실장, 포스코건설 경영기획본부 기획재무실장 등 포스코그룹의 대표적인 재무통으로서 2018년 7월 포스코 회장으로 취임해 2021년 3월 3년 임기의 연임에 성공했다. 최 회장의 임기 만료는 내년 3월로 1년 더 남았다. 2000년 민영화 후 대표적인 ‘주인 없는 회사’ 포스코는 전임 회장들이 정권 교체기에 임기를 못 채우고 중도하차하는 과정을 되풀이 해왔는데 최 회장이 이런 악순환을 끊어낼지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이 3월 17일 포스코센터에서 열린 제 55기 포스코홀딩스 정기주주총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포스코홀딩스


최 회장은 2018년 취임 당시 내건 경영이념 ‘더불어 발전하는 기업시민’(기업시민)을 바탕으로 포스코홀딩스 출범 이후 ESG(환경·사회·지배구조)경영을 강화해 왔다. 그 일환 중 하나가 그룹의 지주회사 체제 전환이었다. 지난해 3월 포스코그룹은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에서 포스코홀딩스 출범식을 열고 창립 54년 만에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했다. 

 

앞서 2021년 12월 포스코는 이사회에서 지주회사 체제로의 전환을 의결했다. 기존 포스코를 물적분할해 투자형 지주회사인 포스코홀딩스를 설립해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사로 유지시키고 그룹의 핵심인 철강사업을 사업회사인 포스코에게 담당시키는 게 골자다 결국 지난해 1월 임시 주주총회에서 철강 사업부 분할과 지주회사 전환 안건이 통과됐다. 기존 포스코는 같은 해 3월부터 상장 지주회사 포스코홀딩스와 포스카홀딩스가 100% 지분을 보유한 사업회사 포스코로 출범했다. 

 

포스코홀딩스는 경영전략, 포트폴리오 관리 등 그룹 경영을 담당하던 인력을 중심으로 경영전략팀, 친환경인프라팀, ESG팀, 친환경미래소재팀, 미래기술연구원 등의 조직으로 구성됐다. 포스코홀딩스는 철강, 2차전지 소재, 리튬·니켈, 수소, 에너지, 건축·인프라, 식량 등 7대 핵심사업을 기반으로 그룹 성장을 이끄는 헤드쿼터(사령부) 역할을 맡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포스코홀딩스 최대주주는 9.11%를 보유한 국민연금공단(국민연금)이다. 자산운용사 블랙록은 포스코홀딩스의 지분 5.19%를 확보한 2대주주다. 소액주주 지분율은 약 67%에 달한다. 포스코는 총수 일가가 없거나 총수 지분율이 낮은 대표적인 소유 분산 기업이다. 소유 분산기업은 증시의 큰 손인 국민연금이 최대 주주거나 주요 주주인 경우가 많아 ‘주인 없는 기업’이라고도 불린다.

 

포스코홀딩스는 2022년 말 기준 국내 47개 계열사와 해외 37개 계열사를 종속법인으로 거느리고 있다. 포스코홀딩스는 그룹 핵심인 포스코 지분 100%를 갖고 있고 비상장 주력 계열사인 포스코건설 지분 52%를 보유 중이다. 

 

그 외 포스코홀딩스는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사인 포스코케미칼(59.76%)와 포스코인터내셔널(62.92%)를 보유 중이다. 이중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올해 1월 1일을 기해 포스코에너지를 흡수 합병하며 통합법인으로 새 출범했고, 합병을 통해 포스코홀딩스의 포스코인터내셔널 지분은 70.7%로 높아졌다. 아울러 포스코인터내셔널은 포스코모빌리티솔루션 지분 전량을 갖고 있다. 다른 코스피 상장사인 포스코스틸리온(옛 포스코강판)의 경우 포스코홀딩스가 지분 전량을 보유한 포스코가 56.87%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이밖에 포스코홀딩스는 코스닥 상장사 포스코 ICT(포스코아이씨티) 지분 65.38%를 갖고 있고, 다른 코스닥 상장사인 포스코엠텍의 지분 48.85%를 보유한 포스코를 통해 지배하고 있다. 

 

포스코홀딩스는 포스코필바라리튬(82.00%), 포스코오앤엠 (47.17%)를 보유 중이다. 이달 20일 정기 주주총회를 통해 사명을 포스코와이드로 변경하는 포스코오엔앰의 경우 포스코홀딩스의 종속기업인 포스코건설이 52.83%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소모성 자재 (MRO) 전자상거래업체 엔투비는 각각 포스코오앤엠(38.50%), 포스코건설(12.19%), 포스코(7.50%)가 지분을 갖고 있다.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에 있는 포스코센터. 사진=비즈한국DB


포스코그룹의 지주회사 체제 출범과 관련해 갈등도 없지 않았다. 포스코의 출발지인 경북 포항지역은 포스코홀딩스 본사 주소지를 서울이 아닌 포항으로 이전해야 한다고 강력하게 촉구하면서 포스코와 갈등을 빚었다. 결국 17일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포스코홀딩스의 본사 소재지를 서울에서 포항으로 이전하는 안건이 통과되며 갈등은 일단락됐다. 

 

주총에 앞서 포스코홀딩스 최대주주인 국민연금은 지난 16일 수탁자책임 전문위원회(수책위)를 열고 포스코홀딩스 본점 소재지 포항 이전 안건에 찬성하기로 결정했다. 수책위는 국민연금이 보유한 상장주식에 대한 주주권과 의결권 행사와 책임투자 관련 주요 사안을 검토·결정하기 위해 기금운용위원회(기금위) 산하에 설치한 위원회다. 국민연금의 이러한 결정은 포스코와 같은 ‘​주인 없는 기업’​에 적극적으로 주주권을 행사하는 이른바 스튜어드십코드(수탁자 책임 행동 원칙) 강화 차원으로 해석된다. 

 

포스코홀딩스 출범 전 주가 하락을 우려하는 소액주주들과 갈등도 빚어졌다. 포스코홀딩스와 물적분할된 비상장 사업회사인 포스코가 향후 기업공개(IPO·상장) 추진 시 포스코홀딩스의 주가가 하락할 수 있다고 소액주주들은 우려했다. 이에 포스코홀딩스는 정관에 신설 사업회사인 포스코를 상장하지 않음을 명문화하겠다며 설득 작업에 나서야 했다.

 

최정우 회장의 임기 만료는 내년 3월이다. 최 회장이 정권 교체기마다 중도하차했던 전임 회장들의 전철을 밟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제기된다. 

 

국세청은 포스코홀딩스 정기주총 하루 전날인 16일부터 정기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정기주총과 세무조사의 일정이 공교롭게 비슷한 시기에 겹친 것이 문재인 정부시절 임명됐던 최 회장의 사퇴 압박용이 아니냐는 시각도 제기된다. 

 

최 회장의 전임인 권오준 전 포스코 회장은 지난 2018년 국세청 세무조사를 앞두고 임기 2년을 남기고 물러났다. 정준양 전 회장은 박근혜 정부 출범 첫해인 2013년 국세청의 세무조사 압박 와중에 2년 차인 2014년 자진해서 사퇴해 두 번째 임기를 채우지 못했다. 이구택 전 회장도 이명박 정부 출범 2년 차인 2009년에 사퇴했다. 최 회장의 임기 완주 여부는 포스코 안팎의 비상한 관심사 중 하나다. ​ 

장익창 기자

sanbada@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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