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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제일교회 빼고 노른자땅 재편입…장위뉴타운 '반쪽' 오명 벗을까

뉴타운 지정 해제 6곳도 개발 구상 본격화…신축빌라·가로주택 등은 변수

2023.08.17(Thu) 17:56:16

[비즈한국] 정비구역 절반이 해제되며 개발시계가 멈춰섰던 서울 성북구 장위뉴타운이 다시 활기를 찾고 있다. 사랑제일교회와 보상금 문제로 수년간 갈등을 겪은 서울 장위10구역은 최근 교회를 빼고 재개발하는 안을 완성했다. 교회 제척에 따라 공원과 주차장 위치를 조정하고 장위초등학교와 공공청사를 돌곶이로변에 배치하는 등 구체적인 계획도 손봤다.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임시거처’ 격으로 사우나 건물을 매입하려 한 인근의 장위8구역은 9구역과 함께 재정비촉진지구(뉴타운) 재편입 절차에 착수했다. 장기간 정체됐던 미개발 구역들이 속도를 내는 가운데 장위뉴타운이 ‘반쪽짜리 뉴타운’ 꼬리표를 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정비구역 절반이 해제돼 동력을 잃었던 서울 성북구 장위뉴타운이 활기를 되찾고 있다. 주민 대부분이 이주한 장위10구역 개발 부지. 사진=강은경 기자


#교회 ‘손절’한 장위10구역, 단지 계획 수정하고 재정비 나서 

 

8일 장위10구역 재개발조합은 성북구 한 호텔에서 공청회를 열고 ‘장위10구역 재정비촉진계획 결정(변경)안’을 공개했다. 교회 부지 제외로 사업면적은 기존 9만 4037㎡에서 9만 1362㎡로 축소됐고 토지이용계획도 일부 변경됐다. 최고층수는 29층에서 32층으로, 동수는 22개동에서 26개동으로 확대된다. 세대수는 기존 계획안대로 2004세대를 유지한다.

 

이로써 기약 없이 표류한 장위10구역 재개발 사업이 정상 궤도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장위10구역은 2017년 관리처분인가를 받은 후 이주까지 마치고도 교회와의 마찰로 착공하지 못하고 골머리를 앓았다. 사랑제일교회는 조합이 제시한 보상금 250억 원의 두 배가 넘는 563억 원을 요구하며 철거를 거부해왔다. 하지만 사업장기화에 따른 손실이 커지자 조합원들이 협상을 중단하고 교회 부지를 완전히 제척하기로 결론을 내렸다. 

 

조합에 따르면 사업비와 이주비 대출 이자로만 한 달에 15억 원씩 지출이 발생한다. 조합이 지출하는 비용이 추후 조합원들의 분담금과 직결되는 만큼 더 이상 지체할 수 없다는 판단이다.

 

착공은 내년 10월을 목표로 한다. 오는 10월 재정비촉진계획 변경 인가를 받고 내년 상반기 중 건축심의를 통과하는 계획이다. 조합은 공청회에서 교회와의 협상 여지를 남기지 않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하며 소송전도 예고했다. 주동준 장위10구역 조합장은 “협상보다 빨리 아파트를 지어 입주하는 게 중요하다”며 “지연 손해는 약 600억 원대로 추산된다. 일단 사랑제일교회를 상대로 약 100억 원 규모의 손해배상 소송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장위뉴타운 위치도. 사진=서울시 제공


#‘노른자 땅’ 8·9구역은 공공으로…뉴타운 ‘해제’ 6곳 모두 개발 추진 

 

정비구역에서 해제됐던 구역들도 각자 구역 특성에 맞는 정비사업을 추진하며 뉴타운 구상을 구체화하고 있다. 당초 장위뉴타운은 장위동 일대 15개 구역에서 2만 7000여 가구를 짓는 서울 최대 규모의 뉴타운으로 2005년 계획됐다. 하지만 12·13구역(2014년)을 시작으로 8·9·11구역(2017년), 15구역(2018년) 등 6곳이 줄줄이 장위뉴타운 타이틀을 잃으며 ‘반쪽짜리 뉴타운’이라는 오명을 얻었다. 단독주택이나 상가 소유주를 중심으로 반대 여론이 컸던 곳도 있고, 15구역처럼 박원순 전 서울시장 시절 뉴타운 출구전략으로 직권 해제된 경우도 존재한다. 

 

그중 8·9구역에서는 공공재개발이 추진되고 있다. 두 구역은 2021년 3월 공공재개발 2차 시범 사업지 후보로 선정된 후 현재 장위뉴타운 재편입 절차에 들어섰다. 

 



성북구청 도시정비신속추진단은 7월 27일 뉴타운 재지정에 대해 의견을 수렴하는 공청회 개최를 공고했다. 계획대로라면 이후 서울시 고시 등을 거쳐 2024년 관리처분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8·9구역의 사업을 각각 맡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서울주택도시공사(SH)는 2028년 입주를 목표로 하고 있다. 

 

8구역은 올해 초 사랑제일교회가 구역 내 사우나 건물과 주차장을 매입하려고 시도한 곳이기도 하다. 3월 16일 교회는 해당 건물을 종교시설로 이용할 계획을 가지고 성북구청에 토지거래허가신청서를 제출했으나 구청이 불허하면서 무산된 바 있다.

 

두 구역은 서울지하철 6호선 돌곶이역에서 직선거리로 750m 떨어진 역세권으로 뉴타운 중심에 위치한다. 2차선 돌곶이로 하나를 두고 8구역(11만 6402㎡)과 9구역(8만 5878㎡)이 마주보고 있어 규모 면에서도 경쟁력이 있다. 인근의 부동산 관계자는 “이미 개발된 동측 구역에서는 옛 7구역 자리인 꿈의숲 아이파크가 제일 높게 평가된다. 8·9구역은 뉴타운 가장 중앙에 있고 역에서도 가까워 입지로 보면 더 낫다”고 설명했다. 

 

장위11구역에 걸린 장기전세주택 사업 추진 현수막. 사진=강은경 기자


#“쪼개서라도 개발” vs “뭉쳐야 산다” 장위뉴타운 구상 난제는?

 

장위뉴타운의 ‘막내’로 불리는 장위15구역 역시 알짜 사업지로 꼽힌다. 상월곡역과 맞닿은 초역세권 입지로 월곡초등학교와 장위초등학교를 낀 대규모(약 19만㎡) 부지다. 15구역은 서울시를 상대로 낸 구역 해제 무효 소송에서 승소하면서 기사회생했다. 지난해 3월 정식으로 조합 설립 인가를 받아 3600여 가구 규모 단지를 역세권 시프트(장기전세주택)로 추진하고 있다. 이 밖에도 새 아파트 단지 사이에 있는 3구역과 오동공원에 맞닿은 14구역 등에서 민간 재개발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하지만 장위뉴타운이 장위동 전체를 새 아파트 단지로 탈바꿈한다는 기존 목표대로 구현될지는 미지수다. 15구역은 구역 내 일부 부지에서 가로주택정비사업이 별도로 진행돼 난항이 예상된다. 뉴타운에서 지정 해제됐던 시기 주민들이 사업을 추진해 2019년 15-1구역 조합을 설립했고 2020년에는 시공사까지 정해졌다. 15-1구역은 올해 초 ‘이중 조합’인 15구역의 조합 설립 인가를 취소해달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가로주택정비사업은 저층주거지의 가로망 체계를 유지하면서 소규모로 시행하는 개발 방식이다. 

 

이미 아파트가 들어선 뉴타운 동측 구역(위)과 노후 주택과 신축빌라가 섞여 있는 구역 모습.사진=강은경 기자


11구역과 13구역도 곳곳에서 가로주택정비사업이 추진되고 있는데 이를 바라보는 정비업계의 시각은 다소 회의적이다. 장위뉴타운 내 한 조합 관계자는 “다른 방도가 없으니 가로주택이라도 하겠다는 곳이 많은데 구획이 좁아서 길을 내기도 쉽지 않다. 한두 동짜리 아파트는 사업성이 떨어져 최종적으로 사업이 안 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장위동 부동산 관계자도 “부지를 합쳐 모아주택으로 추진하는 구역들이 나오고 있다. 13구역은 너무 커서 의견을 통일하기 어려운 한계가 있는데 두세 구역으로 나눠서 개발을 추진하는 게 맞지 않나 싶다”며 “신축빌라도 많이 들어섰고 외부 투기 세력도 유입된 상태”라고 우려했다.

 

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 소장은 “지난해 분양을 진행한 4구역 장위자이 등으로 인해 장위뉴타운의 이미지가 과거보다는 좋아지고 있다. 다수 구역들이 개발 속도를 내고 있어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면서도 “가로주택정비사업은 뉴타운의 취지와 다르다. 아파트가 새로 지어진다고 해도 중간에 빠지는 구역이 많아지면 뉴타운 사업이 완성되지 않은 채로 마무리되는 인상을 줄 수 있다. 추진 과정에서 주민들이 쪼개져 분쟁이 생기기 시작하면 사업이 멈추거나 구역이 해제되는 문제까지도 발생할 수 있다”고 짚었다.

강은경 기자 gong@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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