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편의점 CU의 택배 전 물량을 확보한 롯데글로벌로지스의 전략에 택배 기사들이 반발하고 있다. 수익성이 낮은 ‘반값택배’까지 전담하면서 기사들의 배송단가를 건당 ‘150원’으로 책정해 논란이 이는 것. 업계에서는 주7일 배송 경쟁 속에서 롯데글로벌로지스가 무리하게 물량 확보에 나섰고, 그 부담을 노동자에게 전가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기사가 받는 실제 수익은 100원도 안 돼”
롯데글로벌로지스가 편의점 CU의 택배 전 물량을 맡게 됐다. 그동안 롯데글로벌로지스를 포함해 CJ대한통운, 딜리박스 중앙 등 여러 택배사가 분담해 처리하던 CU의 택배 물량을 올해부터 롯데글로벌로지스가 단독으로 취급한다. CU 운영사인 BGF리테일 관계자는 “택배 서비스 품질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운영사를 일원화하게 됐다”고 밝혔다.
CU는 택배 물량이 롯데글로벌로지스로 일원화되면서 반값택배(옛 알뜰택배)의 품질을 크게 업그레이드할 수 있게 됐다. 반값택배는 편의점에서 편의점으로 물건을 주고받는 서비스로, 일반 택배에 비해 가격이 저렴해 인기를 끌었다. 다만 반값택배 배송은 택배 전담 기사가 아니라 CU 편의점 물류 기사들이 맡다 보니 배송 지연과 상품 분실이 잦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BGF리테일 관계자는 “최대 6일 걸리던 반값택배의 배송기간이 앞으로는 최대 3영업일로 크게 단축되며 일반 택배와 동일한 수준의 속도와 안정성을 제공하게 될 것”이라며 “고객 부담 완화를 위해 반값택배의 운임은 그대로 유지한다”고 전했다.
CU 반값택배의 서비스 경쟁력은 강화됐지만, 그에 따른 부담은 배송 현장으로 전가되는 분위기다. 반값택배 물량을 처리하는 롯데택배 기사들 사이에서는 낮은 배송단가를 둘러싼 불만이 확산되고 있다.
다수의 배송기사들에 따르면 롯데글로벌로지스는 반값택배 건당 배송 수수료를 150원으로 책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값택배 1건을 배송하면 기사에게 돌아가는 수익이 150원에 그친다는 의미다.
한 배송기사는 “일반 택배의 경우 급지에 따라 배송비가 달라지지만, 최소 단가가 800원 이상이다. 그에 비해 150원은 턱없이 낮은 금액”이라며 “보통 대리점에서도 배송비에서 수수료를 공제하기 때문에 (배송 수수료가 150원이면) 기사가 받는 건당 수익은 100원이 될까 말까다. 사실상 무료봉사에 준하는 배송비가 책정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배송기사는 “쿠팡이 프레시백 회수에 건당 200원을 줘서 논란이 된 바 있다. 지금 롯데택배는 그보다 더 낮은 배송비를 책정한 것”이라며 “쿠팡보다 더한 단가를 보게 될 줄은 상상도 못 했다”고 꼬집었다.
롯데글로벌로지스 관계자는 “대리점별로 택배기사와의 계약 사항이 모두 상이해 알 수 없다”며 정확한 배송단가를 밝히지 않았다.
#물량 확보 못하면 적자 불 보듯
근로 시간에 대한 불만도 커지고 있다. 현장 기사들에 따르면, 택배 업무는 통상 새벽 6~7시 터미널 출근과 함께 시작된다. 당일 배송 물량을 차에 싣는 상차 작업 후 오후 늦게까지 배송 업무가 이어지는 식이다. 문제는 편의점 택배 집화(수거) 마감 시간이 오후 6시(수도권 기준)로 정해지면서 근무 시간이 사실상 더 늘어났다는 점이다. 배송 업무가 끝날 즈음인 저녁 시간대에 다시 지역 내 편의점을 돌며 택배를 수거해야 하기 때문이다.
한 배송기사는 “7시 출근해 18시까지 집화를 하면 11시간 이상 근무를 해야 하는 셈이다. 게다가 집화를 마치고 당일 상차를 해야 하면 다시 현장으로 들어가야 해 사실상 이른 퇴근은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현장의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서도 롯데글로벌로지스가 반값택배 물량을 독점적으로 쓸어 담은 배경에는 ‘주 7일 배송 체계’의 조기 안착이라는 계산이 깔렸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1월 4일부터 주7일 배송 서비스를 시작했다. CJ대한통운과 한진 등 주요 경쟁사들이 휴일 없는 배송 체제로 전환한 상황에서, 시장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한 대응 차원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문제는 주7일 배송 시스템을 유지하려면 휴일에도 터미널과 간선 차량을 가동할 만한 물량이 확보돼야 한다는 점이다. 물량이 일정 기준치를 넘지 못하면 인건비와 유류비 등 고정비 부담으로 인해 주7일 배송은 적자 구조를 면하기 어렵다.
업계 관계자는 “주7일 배송을 하려면 그만큼 물량이 뒷받침돼야 한다. 주말에도 일정 물량을 확보하기 위해 CU의 편의점 택배 전량 인수를 결정했을 것이다. 그러면서 반값택배까지 받아들이게 된 셈”이라고 언급했다.
롯데글로벌로지스 관계자는 “반값택배는 동일한 점포에서 발생하는 CU 편의점 택배 물량을 일괄(통합) 수행해 업무 효율을 높이기 위해 담당하게 됐다”고 밝혔다.
현장 불만이 누적되면서 집단행동도 이어지는 분위기다. 한국노총 택배산업본부는 오는 12일 롯데택배 본사 앞에서 반값택배 집배송 거부 및 주7일 배송 폐지 관련 집회를 열기로 했다. 민주노총 전국택배노조 롯데본부도 이달 25일 대표자 회의를 열고 반값택배 관련 현황과 구체적인 대응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 밝혔다.
민주노총 전국택배노조 관계자는 “원청(롯데글로벌로지스)에서 대리점으로 배송단가가 150원이라는 내용을 시행 전 공지한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대리점이 기사들에게 바로 안내를 하지 않았고 수수료도 아직 받지 않아 이런 내용을 모르는 기사들도 많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현재의 반값택배 요금 체계는 기존 택배 물류 시스템에서 나올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 기업이 그렇게 영업을 해놓고 노동자가 수익을 더 적게 가져가는 방향으로 가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박해나 기자
phn0905@bizhankook.com[핫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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