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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심사는 쪼개고 계약은 묶고…서울시 노들섬 사업 '고무줄 행정' 논란

"인허가 다르다" 심사 분리하더니 계약은 한 건으로…투자심사 통과 안 된 상태서 설계 계약 체결

2026.01.09(Fri) 16:43:55

[비즈한국] 서울시가 4400억 원 규모의 ‘노들 글로벌 예술섬’ 조성사업을 추진하면서 투자심사는 두 개로 쪼개서 받고, 정작 설계 계약은 하나로 묶어 체결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간 서울시는 인허가 절차 등이 달라 심사를 분리했다고 해명해왔으나, 실제 계약은 ‘노들 글로벌 예술섬 조성 설계용역’ 한 건으로 체결했다. 특히 서울시는 중기 사업의 투자심사가 통과되기도 전에 설계 계약을 먼저 체결해, 행정적 일관성을 훼손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서울시가 4400억 원 규모의 ‘노들 글로벌 예술섬’ 조성사업을 추진하면서 투자심사는 두 개로 쪼개서 받고, 설계 계약은 하나로 묶어 체결했다. 토마스 헤더윅의 소리풍경 조감도. 자료=서울특별시 제공

 

#공모는 ‘전체’, 심사는 ‘분리’, 계약은 ‘통합’

 

2024년 2월 ​서울시는 ‘노들 글로벌 예술섬 조성’ 사업의 설계를 국제 공모하면서 대상지를 군사시설 부지를 제외한 노들섬 전체(11만 9854㎡)로 설정했다. 공모 개요에 따르면 설계 범위에는 기단부·수변부(수변문화공간)뿐만 아니라 공중부·지상부(공중보행로 등)가 모두 포함됐다. 처음부터 통합 설계를 전제로 했으며, 예정된 설계용역비는 약 139억 원이었다.

 

서울시는 ​2024년 2월 ​노들 글로벌 예술섬 조성 사업의 국제 설계공모를 시행하면서 노들섬 전체를 대상지로 설정했다. 자료=노들 글로벌 예술섬 설계공모 지침서


그러나 투자심사 단계에서 서울시는 사업을 둘로 쪼갰다. 361억 원 규모의 ‘수변문화공간(단기)’과 4042억 원 규모의 ‘하늘예술정원(중기)’으로 나누어 각각 심사를 받은 것. 이에 서울시의회 등에서 ‘쪼개기 심사’라는 지적이 나왔다. 서울시는 “전체적인 콘셉트는 유지하되 사업은 분리해서 추진하는 사항”이라며 “마스터플랜도 같이 수립했고 사업의 추진방식·단계 이런 부분이 다르기 때문에, 또 시민의 빠른 이용 차원에서 사업을 분리했다”고 해명했다.

 

계약 단계에서는 다시 하나의 사업이 됐다. 서울시는 공모 수상자 토마스 헤더윅과 공동 응모한 국내 건축사무소와 설계계약을 체결하면서, 별도로 심사받은 단기와 중기 사업을 합쳐 하나의 계약으로 묶었다. 사업추진 방식이 다르다며 심사는 따로 받은 뒤 계약은 ‘단일 사업’으로 진행한 셈이다. 

 

행정안전부 관계자는 “행정안전부가 투자심사 의뢰를 받은 것이 아니기 때문에 개별 사안을 판단하기는 어렵다. 다만 같은 부지더라도 목적이 다르다면 심사를 나눌 수 있다. 그러나 동일한 사업 목적으로 시행하는 사업이라면 함께 심사를 받아야 하는 것이 원칙이다”고 설명했다.

 

서울시는 행정절차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투자 심사의 경우 사업에 투자할 사업비의 상한선을 각각 정하는 절차다. 계약은 한 건으로 했지만, 사업에 들어가는 비용은 단기, 중기 사업을 나눠서 관리하고 있다. 예산에는 하나의 사업으로 되어 있다”고 설명했다. 

 

#“개별 사업, 개별 계약이 원칙”

 

더 큰 문제는 계약 시점이다. 서울시가 박수빈 서울시의원(더불어민주당)에 제출한 노들 글로벌 예술섬 조성사업 설계용역 계약서에 따르면, 서울시는 2024년 9월 2일 설계 용역에 대해 ‘장기계속계약’을 체결했다. 장기계속계약은 총액을 확정한 뒤 각 회계연도 예산 범위에서 연차별로 계약을 맺는 방식이다. 서울시는 총용역부기금액을 약 139억 원으로 설정했는데, 이는 단기 사업뿐만 아니라 중기 사업의 설계비까지 모두 포함한 금액이다.

 

계약이 체결된 9월 2일 당시, 중기 사업인 ‘노들섬 하늘예술정원’은 아직 투자심사를 통과하지 못한 상태였다. 이 사업은 계약 체결 열흘 뒤인 9월 12일에야 투자심사위원회를 통과했다. 중기 사업에 대한 투자심사 절차가 마무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장기계속계약’ 방식을 이용해 사실상 전체 사업의 설계계약을 맺은 것이다.

 

김상철 나라살림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투자심사를 분리해 받았다는 것은 별개의 사업이라는 이야기다. 계약법에서는 개별 사업은 개별 계약을 하게 돼 있다. 기본적으로 지출 행위는 지출 원인 행위가 생길 때 지출하는 것이 원칙이다. 사업 심사는 구분하고서는 계약은 하나의 사업으로 한 것은 충분히 쟁점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전다현 기자

allhyeon@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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