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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합병 '9부 능선' 보인다

EU에 화물 분리매각안 제시 "큰 문제 없이 통과할 것" 기대감…미국은 덜 까다로워

2024.02.13(Tue) 10:36:42

[비즈한국] 오는 14일(현지시각) 유럽연합(EU)이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합병 승인 여부를 공개한다. 우리 금융당국과 대한항공 안팎에서는 “큰 문제 없이 승인이 나올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유럽연합이 그동안 문제 삼은 ‘화물 운송 부문’을 분리 매각하는 대안을 제시한 게 주효했다는 평이다.

 

실제로 EU 집행위원회에서 반독점 부문을 이끄는 디디에 랭데르스(Didier Reynders) 집행위원은 현지 기자들에게 “(대한항공의) 일부 제안에서 매우 좋은 진전이 있었다”고 발언했다.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 인수 및 통합을 위해 경쟁당국으로부터 기업 결합 승인을 받아야 하는 국가는 14곳이다. 2021년 1월 14일 이후 EU, 미국 터키, 대만, 태국, 필리핀, 말레이시아, 베트남, 한국, 싱가포르, 호주, 중국, 영국, 일본 등 14개 경쟁당국에 기업결합을 신고했고 이 중 일본을 포함해 12개국은 결합을 승인하거나 심사 및 신고 대상이 아니라는 이유로 심사를 종료했다. 남은 곳은 EU와 미국뿐인데 가장 까다로운 조건을 요구한 곳이 EU다. 그래서 EU 경쟁당국으로부터 승인을 받으면 9부 능선을 넘은 셈이라는 전망이 벌써부터 나온다.​

 

인천공항 계류장에 있는 아시아나항공과 대한항공 여객기.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기업결합이 유럽연합(​​EU) 경쟁당국으로부터 승인을 받으면 미국만 남겨둔 터라 9부 능선을 넘은 셈이라는 전망이 벌써부터 나온다. 사진=연합뉴스


#아시아나 화물 분리 매각이 신의 한 수?

 

지난해 중순만 해도 ‘EU 설득이 쉽지 않다’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유럽연합(EU) 경쟁당국은 대한항공이 승인을 받아야 하는 14개국 중에서 가장 까다로운 조건을 내건 바 있다.

 

지난해 6월에는 “두 항공사가 합병할 경우 유럽 노선에서 화물·여객 운송 경쟁이 제한될 수 있고 이는 고객들의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며 합병 심사를 중지했다. EU 경쟁당국은 공식 홈페이지에서 “한국에서 첫 번째와 두 번째로 큰 항공사의 합병은 선택의 기회를 제한할 수 있다”고 우려하며 일부 노선의 경쟁 제한 가능성을 이유로 시정 조치도 요구했음을 공개했다. 그리고 이를 근거 삼아 합병 심사를 중지했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두 항공사는 심사 재개를 위해 다양한 시정 조치안을 제출했다. 화물 부문에서 우려를 표한 여객 노선은 인천~파리·프랑크푸르트·로마·바르셀로나 노선 등이다. 하지만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의 화물사업부 분리 매각을 발표하기 전까지 분위기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고 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지난해 9월까지만 해도 EU 경쟁당국의 분위기는 ‘쉽지 않다’였는데 지난해 11월 분리 매각을 발표하고 제안하면서부터 분위기가 조금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두 항공사는 이러한 내용을 담은 시정 조치안을 EU 경쟁당국에 보냈고, 이를 확인한 경쟁당국도 합병 심사를 재개했다. 

 

#EU 조건부 승인 가능성…​마지막 미국엔 외교적 노력 필요”

 

EU 경쟁당국은 오는 14일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의 합병 심사 결과를 발표한다. 홈페이지 공지를 통해 ‘합병 승인 결정 임시 기한(Provisional Deadline)은 2월 14일’이라고 밝혔다. 다만 아직 매각이 이뤄지지 않은 만큼 조건부 승인 결정을 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앞선 관계자는 “이번에 최종 결정이 나오지 않을 수도 있지만 지금까지 분위기는 ‘이번에는 될 것 같다’는 것”이라며 “이번에 EU 문턱을 넘게 되면 미국만 남는데 미국은 EU보다는 까다롭지 않다”고 귀띔했다.

 

미국이 두 항공사에 요구하는 것은 한-미 노선 간 점유율 문제일 것으로 관측된다. 항공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인천공항 기준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미국 델타항공의 미국 노선 점유율은 80%가 넘은 상황. 특히 한국 공정거래위원회는 대한항공과 델타항공이 지난 2018년 조인트벤처를 체결한 후 한미 노선을 공동으로 운영하는 점을 고려해 하나의 사업자로 보기도 했다. 미국 경쟁당국이 일부 노선의 슬롯 양도 등을 요구할 가능성이 점쳐지는 대목이다.

 

다만 한국과 미국이 항공자유화 협정을 맺어 운수권 없이도 취항할 수 있기에 상대적으로 경쟁 제한 우려가 적다는 점이나 최근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외에 에어프레미아가 미주 노선을 운항하고 있는 점 등은 경쟁 제한에 대한 우려를 줄여준다.

 

그럼에도 최근 미국 법무부의 ‘미국 내 항공사 간 합병 저지’ 분위기는 지켜봐야 할 부분이다. 미 국내선 항공시장 점유율 6위인 제트블루는 7위 항공사 스피릿을 인수해 미국의 5대 항공사로 거듭나려 했지만, 미국 법무부와 6개 주 및 컬럼비아특별구의 법무장관이 두 회사의 합병을 막기 위한 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은 “소비자가 피해를 입을 수 있다”며 법무부의 손을 들어줬다. 제트블루와 스피릿 항공의 합병이 반독점법의 핵심 원칙, 즉 미국 시장과 시장 참가자를 반경쟁적 피해로부터 보호하는 것에 악영향을 미친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 때문에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합병 승인을 위해 두 항공사뿐 아니라, 외교적인 채널 동원이 필요하다는 얘기가 나온다. 앞선 금융당국 관계자는 “대한항공-아시아나 합병 승인을 위해 두 항공사뿐 아니라 채권단인 산업은행과 금융당국도 나서 EU 등을 설득했다”며 “미국 당국에 대해서도 동일한 설득이 진행 중인 상황”이라고 귀띔했다.​ 

차해인 저널리스트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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