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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프리즘] 무차별 사드 보복 이면에 도사린 ‘애국주의’ 

1990년대 초부터 본격적으로 어린 학생들에게까지 배타적 민족주의 주입

2017.04.13(Thu) 10:55:43

[비즈한국] 중국의 ‘사드 보복’이 무차별적이다. 문화와 관광을 넘어, 제조업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태극기를 찢고, 한국 상품을 부수거나 가게에 돌을 던지는 등 일부 중국인들의 행태는 우려스러울 정도다. 이런 와중에 중국 정부는 자제를 주문하기는커녕 소셜미디어로 전 방위적 ‘애국주의 정신 함양’​을 부르짖고 있다. 

 

‘​신화통신’​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중국 교육부는 최근 각급 학교에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 웨이신(微信·위챗) 등 소셜미디어를 이용, 애국주의 교육 방식의 혁신에 나서고 애국주의 정신을 고취할 것을 지시했다. 

 

지난 3월 서울 중구 주한중국대사관 인근 서울중앙우체국 앞에서 열린 골목상권 자영업자 및 국민생존권 보호를 위한 기자회견에서 참석자들이 중국의 무차별적 사드 보복 중단을 촉구하는 팻말을 들고 있다. 사진=최준필 기자

 

교육부는 나아가 각 대학에도 전 방위 다채널로 애국주의 교육과 전공 교육을 긴밀히 결합시킨 전인교육 체계를 강조하며 대학생들이 ‘내 조국을 사랑한다’, ‘영원히 당과 함께 가겠다’ 등과 같은 주제의 사회실천 활동을 전개토록 했다.

 

이 때문인지 일부 중국 현지 기업들은 애국심을 이용한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최근 중국 현지에서 단체관광 상품을 판매하는 여행사들이 벽면에 붙어있었던 한국 관광 포스터들을 제거하기 시작했다. 중국 과자업체들의 경우 롯데마트에서 물건을 전부 철수했고, 중국 쇼핑사이트 징동닷컴(京商城)도 예고 없이 롯데마트관을 폐쇄했다. 사드 배치로 불붙은 중국인들의 반한 감정에 호소하는 애국심 마케팅인 셈이다.  

 

중국 내 반한 감정도 과열 양상이다. 최근 중국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중국의 가전양판점 사장이 한국제품을 파느니 차라리 부숴버리겠다며 한국산 LG 세탁기와 액정TV를 도끼로 깨부수는 영상이 올라와 논란이 일었다. 

 

또 중국의 한 호텔 입구 바닥에 깔린 태극기 위에 ‘한국 놈들 짓밟아 죽이자’는 위협적인 문구가 새겨져 있는 사진이 온라인 게시판에 올라오기도 했다. 이처럼 험악한 분위기 속에 한국인 유학생을 노리는 이른바 ‘묻지마 폭행’ 괴담도 교민들을 중심으로 빠르게 퍼지고 있다. 중국 인민대를 다니는 한국인 여학생이 한국말을 썼다는 이유로 길에서 폭행을 당했다는 것이다. 

 

중국에서 10여 년 사업을 했다는 A 씨는 “이 정도로 혐한 감정이 노골적인 적은 없었던 것 같다. 중국에서 일하고 있는 와이프에게도 가급적 한국말을 쓰지 말라고 당부해 놓은 상태”라고 말했다. 

 

중국 전문가들은 중국인들의 반한 감정이 과열되고 있는 데에는 중국 정부의 애국주의 교육이 한몫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중국의 애국주의 교육은 1990년대 초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장쩌민 중국 총서기는 1990년 5월 3일, 중국 근대학생운동의 출발점인 5·4 운동 기념사에서 “애국주의는 국가의 독립과 인민의 근본이익을 수호하는 것과 연계시켜야 하고, 사회주의와 애국주의는 본질적으로 하나”라며 민족주의 이데올로기로 공산주의 이데올로기를 대체하고자 했다.

 

지난 2016년 7월 시진핑 주석 역시 애국주의는 ‘중국의 꿈’을 실현하기 위한 주춧돌이라고 말하면서, 애국주의 교육의 중요성을 천명했다.

 

윤휘탁 한경대 교수에 따르면 중국의 애국주의 교육은 개혁·개방 이후 중국 인민 사이에서 서구 열강에 대한 동경심이 커짐에 따라 확산된 자국에 대한 회의감을 막기 위한 조치의 일환이다. 또한 중화민족의 단결과 통일을 고취해 중화민족을 부흥시키려는 국가 이데올로기다. 대외적으로는 인민의 애국심을 사회주의 신념 고취로 유도해 체제를 유지·강화시켜 미국을 필두로 하는 서구 열강들의 중국 견제와 체제 붕괴 의도에 맞서기 위한 것이다. 

 

윤 교수는 “미국에 대해 ‘노(NO)’라고 말할 수 있는 유일한 강대국임을 자처하는 중국이 식민지 시기 저항 이데올로기인 배타적 민주족의를 지나칠 정도로 어린 학생들에게 주입시키고 있다. 이는 국제 사회에서 능동적 역할을 해야 할 중국의 지위에 걸맞지 않다”며 “또 중국의 애국주의는 개인의 이성이나 합리적 가치 판단에서 자연스럽게 도출된 것이 아니다. 중국 정부의 체제 유지를 위한 통치 이데올로기인 만큼 자칫 허위의식(False Consciousness)으로 그쳐버릴 수도 있다”고 비판했다.

구경모 영남일보 기자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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