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바로가기 본문바로가기

비즈한국 BIZ.HANKOOK

전체메뉴
HOME > Target@Biz > 머니

취향저격 '진격의 카카오뱅크' 한 달, 넘어야 할 과제 셋

급격한 대출 증가, 고신용자 위주 대출, 심사인력 충원 등 문제

2017.09.01(Fri) 19:00:32

[비즈한국] 한국카카오은행(카카오뱅크)이 문을 연 지 한 달이 지났다. 카카오뱅크는 돌풍을 불러일으키며 서비스 시작 11시간 만에 지난해 시중은행이 기록한 비대면 계좌개설 건수 15만 5000좌를 돌파했다. 출범 한 달인 8월 27일 기준 누적 계좌개설은 307만 건, 여신은 1조 4090억 원, 수신은 1조 9580억 원을 기록했다. 

 

단시간에 많은 고객수를 확보한 배경엔 카카오 플랫폼을 활용해 고객 접근성과 편의성을 높인 덕이라는 게 금융업계 평가다. 뿐만 아니라 기존의 은행서비스를 보다 간편하고 재미있게 접근하도록 해 고객의 관심을 이끌어내는 데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업력 한 달 카카오뱅크 돌풍에 은행업계 긴장하지만 카카오뱅크가 넘어야 할 산은 여전히 많다. 사진=카카오뱅크

 

카카오뱅크가 내놓은 서비스를 보면 기존 은행 상품에서 약간의 디테일이 가미되어 있다. 고객 입장에서 한 번 더 고민한 흔적이 보인다는 것이 사용자들의 반응이다. 대표적인 것이 세이프박스 서비스다.

 

계좌 속 계좌로 불리는 세이프박스는 계좌 안에 별도의 주머니를 두는 개념이다. 가령 계좌 잔고가 200만 원일 경우 고정비용인 월세 100만 원을 미리 세이프박스에 옮겨 두면 입출금계좌 잔고를 고민하지 않고 거래를 해도 월세비용까지 사용할 우려가 없다. 쓸 돈과 보관할 돈을 분리해주는 것인데, 여기다 단 하루만 맡겨도 연 1.2% 이자까지 붙여준다.   

 

카카오뱅크 수신상품 중 55%를 차지하는 정기예금은 만기 전 해지하지 않고 일부를 출금할 수 있는 ‘긴급출금’ 기능이 들어있다. 기존 은행의 정기예금 상품은 만기 전 출금이 불가능해 급하게 돈이 필요한 경우 적금을 해지해야 했지만 카카오뱅크의 정기예금은 고객의 편의성을 더욱 높인 셈이다. 

 

‘매주 생활비 아껴 3만 원, 1년 모으면? 160만 원’이라는 문구의 자유적금도 젊은 층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매일 커피값이나 담뱃값 등 소소한 생활비를 아껴 저축하는 ‘짠테크’는 KEB하나은행, 우리은행 등이 상품으로 출시한 바 있다. 하지만 카카오뱅크 상품은 매일 쌓이는 돈을 직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기에 고객 호응도가 높다. 카카오뱅크 자유적금은 12개월 기준 최고 연 2.20% 금리를 제공하고 있다.

 

지금까지의 고객 유입량이나 파급력을 고려하면 카카오뱅크의 시장 안착은 성공적이라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하지만 금융업계에서는 카카오뱅크의 미래를 마냥 낙관적으로 보지만은 않는다. 업계에서는 카카오뱅크가 초기 투자비용을 감안하고 이익을 내기 위해서는 3~5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고객 증가와 더불어 대출이 함께 큰 폭으로 늘어나 위험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출범 한 달간 카카오뱅크의 세 가지 대출상품인 비상금대출, 마이너스통장, 신용대출 등의 대출 실행은 1조 4090억 원이다. 건수 기준으로 비상금대출이 52.7%, 마이너스통장대출이 32.2%, 신용대출이 15.1%를 차지했다.

 

지난 4월 카카오뱅크는 금융위원회에 인터넷전문은행 인가를 받으며 제시한 사업계획에서 금융포용 실천을 위해 합리적 금리로 중신용자에게 신용대출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카카오뱅크의 중신용자 대출은 인터넷전문은행 출시로 중신용자 신용대출시장에 큰 변화가 생길 것이라는 시장 기대감에는 못 미친다는 평가다.​

 

지난 한 달간 카카오뱅크 대출상품 사용 고객의 신용등급별 유입은 고신용자(1~4등급) 66.7%, 중신용자(4~8%) 33.3%였다. 총 대출금액에서 신용등급별 고객이 차지하는 비중은 고신용자가 89.3%, 저신용자는 10.7%였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현재 카카오뱅크의 대출 고객은 중신용자보다 고신용자가 다수를 차지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카카오뱅크 측은 “신용등급에 따라 대출 한도가 달라져 고신용자가 대출금액의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며 “저신용 고객은 대출금액은 적지만 대출 건수는 많다”고 설명했다.

 

중신용자 대출 금액이 늘어나면 카카오뱅크로서는 리스크관리에 부담이 된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카카오뱅크는 세팅 당시 리스크심사인력 충원에 애를 먹었다”며 “리스크심사 능력이 검증되지 않았는데 대출을 늘리는 것은 위험요소”라고 말했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정한 리스크관리 규정과 가이드라인에 따라 준비를 했다”며 “실제 리스크심사 인력이 은행업계에서 왔고, 업력이 짧다고 해서 리스크관리 능력이 부족하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반박했다. 

 

카카오뱅크에 대해 금융업계는 전반적으로 긍정적 평가를 내놓고 있다. 앞의 금융업계 관계자는 “기존 은행은 자산규모 경쟁에만 몰두해 고객들에게 실질적인 혜택을 주겠다는 고민이 적었다”며 “은행들이 위기감을 느끼고 있고, 시장 전체로는 효율화가 진행 중이다. 은행업계가 바람직한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금재은 기자 silo123@bizhankook.com


[핫클릭]

· 먹거리 논란에 공정위 칼날까지…깊어가는 유통업계 고민들
· 경기도, 부영 영업정지 검토…부동산 귀재 이중근 '하자'에 무너지나
· 국민연금 법원 '기관영업 대전' 코앞, 신한은행 vs 국민은행 '전운'
· [2030 현자타임] 터미널에서 스치는 사람들과 나를 비교할 필요는 없다
· 유튜브에 도전장 내민 네이버·카카오, 인기 크리에이터 확보 경쟁


<저작권자 ⓒ 비즈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