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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영의 밀덕] 국내외 방산업체들의 '반전 있는' 문재인 정부 100일

국내 업체 비리 수사로 위축 반면 걱정했던 미국은 트럼프 효과, 유럽은 미사일 판매 호기

2017.09.29(Fri) 06:34:42

문재인 정부 취임 100일이 지난 이후 국내 방산업체들은 벙어리 냉가슴을 앓고 있는 반면 해외 업체들은 조용히 미소를 짓고 있다. 타우러스 발사 장면으로 1발당 가격은 20억여 원으로 알려져 있다. 사진=공군


​[비즈한국] ​새 정부가 들어서면 방위산업체들은 민감하게 동향을 주시한다. 군과 정부를 주 고객으로 하는 국내외 방산업체들은 새 정부의 정책에 따라 냉탕과 온탕을 오고 가기 때문이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은 선거기간 동안 국방예산을 현재 국내총생산(GDP)의 2.4%에서 3%까지 증가시킬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때문에 수많은 국내 방산업체들이 문재인 정부 출범에 큰 기대를 걸었다. 하지만 취임 100일이 지난 이후 국내 방산업체들은 벙어리 냉가슴을 앓고 있는 반면 해외업체들은 조용히 미소를 짓고 있다. 왜 그럴까.

 

# 방산비리 수사에 숨죽인 국내 방산업체들

 

문재인 정부 출범과 함께 부정부패 척결을 앞세우며 방위산업 비리 수사가 본격화되었다. 특히 지난 7월 감사원이 한국형 기동헬기인 ‘수리온’이 전투용은커녕, 헬기로서 비행안전성을 갖추지 못했다는 감사결과를 발표했다. 

 

이후 검찰은 수리온의 제작사인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을 정조준해 방산비리 수사에 들어갔다. 경남 사천에 위치한 한국항공우주산업 본사와 서울사무소에 대한 대대적인 압수수색을 진행했고, 자금 조성과 원가 부풀리기 그리고 분식회계와 채용비리 등 여러 의혹을 전방위적으로 살펴봤다. 

 

지난 7월 감사원이 한국형 기동헬기인 ‘수리온’이 전투용은커녕, 헬기로서 비행안전성을 갖추지 못했다는 감사결과를 발표했다. 사진=한국항공우주산업


두 달여간의 수사 끝에 하성용 전 사장을 구속하는 데는 성공했지만, 경남 사천 지역사회와 노동조합 등에선 수사 장기화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 과정에서 수사대상이 아니었지만 김인식 부사장이 자살했다. 또한 부정부패 기업이라는 이미지가 심어지면서 직원 대다수가 그 어느 때 보다 힘든 시기를 맞고 있다. 

 

지난 8월에는 국세청이 한화그룹 방위산업 계열사에 대한 세무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다른 국내 굴지의 방산업체들도 방산비리수사의 불똥이 자신들에게 튀지 않을까 걱정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 트럼프 효과 기대하는 미 방산업체들

 

반면 문재인 정부를 숨죽이며 지켜보았던 미국 방산업체들은, 트럼프 효과를 기대하며 살짝 미소를 보이고 있다. 특히 트럼프 미 대통령은 취임 이후 자국산 무기에 대한 해외수출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여 왔다. 일례로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해 1100억 달러짜리 무기 판매 계약을 맺었고, 중국의 강력한 반발에도 불구하고 대만에 13억 달러어치의 무기 판매를 승인했다. 

 

지난 9월 17일 한미 정상 간의 전화 통화 이후, 미 언론에서는 트럼프 미 대통령이 한국이 국방력 강화에 필요한 수십억 달러에 달하는 미국산 군사 장비 구매 계획을 개념적으로 승인했다고 밝혔다. 청와대는 일단 수습에 나섰지만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기가 고조되면서, 미국의 전략자산에 전적으로 의지하고 있는 우리 입장에서는 일종의 사용료 명목으로 미국산 무기구입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또한 우리 군이 추진 중인 3축 체제(킬체인‧한국형 미사일 방어체계‧한국형 대량응징보복)를, 단시간에 강화하기 위해서는 최첨단 미국산 무기가 필요하다. 이 때문에 향후 트럼프 효과를 볼 미국산 무기들로 스텔스 전투기인 F-35의 추가도입과 해상에서 북한 탄도 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는 SM-3/6 미사일 그리고 북한의 SLBM 탑재 잠수함을 탐지 및 파괴할 수 있는 P-8 포세이돈 해상초계기의 구매가 이루어질 것으로 업계에서는 전망하고 있다.  

 

P-8 포세이돈 해상초계기로 트럼프 효과로 수혜를 볼 미국산 무기로 알려지고 있다. 사진=미 해군


# 유럽 업체들 미사일 판매에 사활 걸어

 

유럽 방산업체들도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이 증대되면서 한국 시장에 대한 관심을 높여가고 있다. 특히 지난 9월 14일 사거리 500km인 타우러스 공대지 순항 미사일이 우리 공군의 F-15K 전투기에 장착되어, 400km 떨어진 서해안 직도 사격장에 정확하게 떨어지는 장면이 언론에 공개됐다. 

 

독일과 스웨덴이 공동 제작한 타우러스 순항 미사일은 개발국을 제외하면 스페인이 운용하고 있으며 아시아 국가로는 우리나라가 최초 운용국이다. 2013년 도입이 결정된 타우러스의 1발당 가격은 20억여 원으로 알려져 있다. 군은 올해까지 170여 기를 도입할 예정이었으나, 지난해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 증가를 이유로 내년까지 90여 기를 추가 도입하기로 했다. 

 

이러한 우리 군의 행보에 발맞춰 타우러스 미사일의 제작사인 타우러스시스템즈는, 기존의 타우러스 미사일보다 크기는 조금 작지만 공군의 FA-50 경공격기에서 운용이 가능한 타우러스 350K-2 미사일의 공동개발을 국내 방산업체에 제안하고 있다. 

 

타우러스 350K-2는 기존 타우러스 미사일보다 사거리가 100km 줄어들었지만, 사거리가 400km에 달해 FA-50 경공격기에 장착하면 휴전선 이남에서 평양은 물론 북한 대부분의 미사일 기지까지 타격할 수 있게 된다. 이런 점 때문에 우리 군에서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권교체와 안보 상황은 방산업계에 있어서 위기이자 곧 기회일 수 있다. 보이지 않는 이면에선 그 어느 때보다 권력과 예산의 향배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김대영 군사평론가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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