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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만점 문재인 대통령의 발목잡힌 경제공약…'골든타임' 놓치나

원전 중단‧통신기본료 폐지 좌초, 공무원 증원‧복지 수당 등 '변색' 시간 허송 우려

2017.12.02(Sat) 10:12:53

[비즈한국]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지 6개월을 넘어섰지만 대선 때와 집권 초기 내세웠던 경제 관련 각종 주요 공약들이 줄줄이 위기를 맞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 지지도가 70%대에 달하지만 이러한 지지도와 달리 제대로 현실화된 공약은 찾기 힘들다. 5년 단임제인 대통령제 특성상 정권 지지도나 정책 집행력이 집권 2년차까지 정점을 달린 뒤 3년차부터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현재 상황은 심각하다는 평가까지 나온다. 이대로 가다가는 정권 중후반까지 제대로 된 경제 공약이 실현되지 못하고 시간만 흘러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문재인 정부가 경제 공약 실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 5월 대선후보 시절 ‘국민이 만든 10대 공약’을 발표하는 문재인 대통령. 사진=최준필 기자


문재인 정부는 ‘국민의 나라 정의로운 대한민국’을 국가 비전으로 삼고 각종 적폐 청산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경제 분야에서 적폐 청산에 가장 대표적인 것은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의 핵심인 최순실의 부정축재 재산 환수와 공공기관에서 숱하게 자행됐던 채용비리 근절이다. 그런데 여권이 마련한 최순실 부정축재 재산환수법이나 공공기관 채용비리근절 법안은 소급 입법이라는 지적과 함께 관련 상임위에서 제동이 걸린 상태다.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행위자 소유재산의 국가귀속에 관한 특별법안’은 지난 11월 21일 국회 법제사법위에서 논의됐지만 법사위 전문위원과 법원으로부터 소급입법과 부정취득 취득 규정 등 위헌 소지가 있다는 지적을 받아 상임위 통과가 어려워졌다. 또 같은 날 공공기관 채용 비리와 임원 징계를 다루는 내용의 법률안도 국회 기획재정위에 올라왔으나 역시 소급적용 문제 등의 지적에 관련 논의가 연기됐다.

 

문재인 정부가 정권 초에 강력하게 밀어붙였던 경제 공약인 신고리 원전 5·6호기 건설 중단과 이동통신기본료 폐지는 이미 좌초됐다. 이 두 정책의 실패는 문재인 정부에게 제법 큰 생채기를 남겼다. 

 

문 대통령은 집권과 함께 공약이라며 신고리 5·호기 건설 중단을 지시했다가 반대 여론이 만만치 않자 공론화위원회를 구성해 결정을 맡겼다. 공론화위가 공사재개로 결론을 내리면서 신고리 5·6호기는 건설이 재개됐다. 공론화위가 원전 축소에는 우호적인 조사결과를 내놓아 문재인 정부에 숨 쉴 공간을 마련해줬지만 신고리 5·6호기 문제에 한정됐던 역할을 벗어난 눈치 보기 행보였다는 지적이 적지 않았다. 

 

문 대통령 대표 공약인 월 1만 1000원 이동통신 기본료 폐지도 통신업계의 반발에 시행되지 못하고 선택약정할인율을 기존 20%에서 25%로 상향하는 선 등으로 마무리되면서 비판을 샀다. 

 

주당 노동시간을 현재 68시간에서 52시간으로 줄이는 것도 문 대통령의 핵심 공약 중 하나이지만 관련 법안은 국회 문턱에 걸려있다. 현행 근로기준법은 주당 근로시간 40시간에 연장근로 12시간을 허용하고 있다. 

 

그런데 고용노동부가 그동안 ‘휴일근로는 연장근로에 포함되지 않는다’라며 1주일을 7일이 아닌 5일로 해석하면서 그동안 68시간 노동(주5일 52시간+토·일 휴일근로 16시간)이 허용됐다. 문재인 대통령 공약에 따라 더불어민주당은 근로기준법의 1주일을 7일로 명시하는 안을 추진 중이지만 야당이 강력 반발해 연내 처리는 물 건너갔다는 평가다.

 

문재인 정부 소득주도 성장의 대표적인 공약인 공무원 증원도 계획안대로 진행되기 힘들 가능성이 높다. 문재인 정부는 집권 5년간 공무원을 17만 4000명 증원하겠다는 공약을 내놓았다. 이에 따라 정부와 여당은 지난 7월 공무원 1만 2000명(중앙정부 4500명+지방자치단체 7500명)을 추가 채용하는 내용의 추가경정예산안을 내놓았지만 국회 논의 과정에서 중앙정부 채용인원은 2575명으로 대폭 줄었다. 

 

정부·여당은 내년 예산안에도 군 부사관과 교원 등을 포함해 1만 2221명의 중앙직 공무원을 채용하겠다며 6개월 인건비 3026억 원을 넣었다. 그러나 야당은 신규 채용 공무원으로 소모되는 임금과 연금이 국가 재정에 과도한 부담을 줄 수 있다며 공무원 증원에 반대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문재인 정부가 세웠던 임기 중 공무원 17만 4000명 증원 계획은 그대로 유지되기는 힘든 상황이다.

 

보편적 복지를 내세운 문재인 정부의 대표 공약인 아동수당 도입과 기초연금 인상은 그나마 야당의 반대가 상대적으로 적지만 이것도 당초 청사진처럼 진행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문재인 정부는 2018년 예산안에 보호자 소득과 관계없이 만 6세 미만 아동 253만 4000명에게 내년 7월부터 월 10만 원의 아동수당을 지급하고, 만 65세 이상 노인 70%(478만 8000명)에게는 내년 4월부터 기초연금을 월 20만 6050원에서 25만 원으로 인상하는 안을 넣었다. 

 

이를 위해 아동수당에 1조1009억 원, 기초연금에 9조8199억 원을 배정했다. 노인 기초연금의 경우 야당이 지방선거 뒤 시행을 요구하고 있어 시기만 문제지만 아동수당의 경우 보호자 소득에 따른 차등 지급을 요구하고 있다. 여야 간 어느 정도 접점을 찾아가고 있지만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는 보편적 복지라는 목표와는 다른 방향으로 흐를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 

이승현 저널리스트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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