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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민간 출신', 차기 여신금융협회장에 이동철 전 KB금융 부회장

산업은행·수출입은행 이어 협회장 선임에도 관료 배제 흐름 주목

2026.06.05(Fri) 11:18:29

[비즈한국] 여신금융협회는 4일 개최한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에서 과반 득표를 한 이동철 전 KB금융지주 부회장을 여신금융협회장 단독 후보자로 추천했다고 밝혔다. 여신금융협회 회추위는 회원이사와 감사 등 총 15개 사의 대표이사로 구성된다. 이동철 후보자는 6월 16일 열리는 여신금융협회 임시총회 의결을 거쳐 임기 3년의 여신금융협회장으로 최종 선임될 예정이다.

 

이동철 여신금융협회장 후보자. 사진=KB국민카드 제공


이동철 후보자는 1961년생으로 고려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툴레인대 로스쿨(LLM)에서 뉴욕주 변호사 자격을 취득했다. 1990년 국민은행에 입사해 KB금융지주 전략기획부 상무, KB생명보험 경영기획본부 부사장, KB금융지주 전략총괄부사장(CSO), KB국민카드 대표이사 등을 거쳐 2022년 KB금융지주 부회장에 선임됐다. 이 후보자는 2023년 11월 KB금융지주 부회장에서 사임했다.

 

여신금융협회 회추위는 회장 공개 모집을 통해 김상봉 한성대학교 교수, 박경훈 전 우리금융캐피탈 대표, 윤창환 전 국회의장 정책수석, 장도중 전 기획재정부 부총리, 이동철 후보자 등 5명의 지원자를 받았다. 회추위는 이후 박경훈 전 대표, 윤창환 전 수석, 이동철 후보자 등 세 명으로 숏리스트(후보군)를 압축했다.

 

여신금융협회는 신용카드사, 시설대여사, 할부금융사 등의 사업을 영위하는 여신전문금융회사들로 구성됐다. 주요 역할은 회원사들의 입장을 대변해 정부나 민간에 전달하는 것이다. 정부와의 원활한 소통을 위해 관료 출신이 여신금융협회장을 맡은 사례도 적지 않았다. 당장 정완규 현 여신금융협회장도 행정고시 합격 후 금융위원회에서 오랜 기간 근무한 인사다.

 

숏리스트 세 명 중 윤창환 전 수석은 경력상 정치권 소통에 유리한 위치에 있었다. 그러나 금융권에서 윤 전 수석의 당선 가능성은 높게 보지 않는 분위기였다. 윤 전 수석은 인공지능(AI) 전문가로, 금융권에서 근무한 경력이 없었기 때문이다. 수십 년을 금융권에서 근무한 박경훈 전 대표나 이동철 후보자와 비교될 수밖에 없었다.

 

서울특별시 중구 여신금융협회. 사진=박정훈 기자


결과적으로 이동철 후보자가 제14대 여신금융협회장 최종 후보로 선임되면서 오랜만에 민간 출신 여신금융협회장이 탄생했다. 12대 회장인 김주현 전 회장과 13대 회장인 정완규 현 회장은 금융위원회 관료 출신이다. 10대 회장 김근수 전 회장도 기획재정부 출신이다. 관료 출신 회장은 정부와의 소통에 강점을 보인다는 장점이 있지만 업계 외부 출신인 만큼 회원사의 입장을 충분히 이해하기 어렵다는 단점도 있다. 일각에서는 여신금융협회가 정권 입맛에 맞추기 위한 낙하산 인사를 회장으로 선임했다는 뒷말도 심심치 않게 나왔다.

 

민간 출신 회장이 탄생한 배경에는 이재명 정부의 정책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나온다. 금융권에서는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관료 출신 인사 선임이 눈에 띄게 줄었다고 입을 모은다. 한국산업은행은 최초로 내부 출신인 박상진 산업은행 회장을 선임했고, 수출입은행도 내부 출신 황기연 행장을 선임했다. 심지어 청와대가 최근 여신금융협회장 공모 당시 관료들에게 지원하지 말라는 지시를 내렸다는 뒷말도 있다.

 

금융권에서는 다른 금융 협회장 선임에도 민간 출신 선호 현상이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는 분위기다. 김철주 생명보험협회장과 이병래 손해보험협회장은 오는 12월 임기가 만료된다. 생명보험협회장과 손해보험협회장은 대부분 관료 출신이 맡았다. 이 때문에 시민 사회에서는 관료와 마피아의 합성어인 ‘관피아’로 불렀다. 금융소비자원은 2020년 정지원 전 손해보험협회장 선임 당시 “관피아, 모피아 출신이 금융협회장 자리를 차지하려고 다투는 것은 정부의 정책에 반할 뿐 아니라 금융 산업의 발전을 위해서도 지양해야 할 구태”라고 비판했다.

 

여신금융협회가 여러 비판에도 관료 출신을 회장으로 선임한 것은 그만큼 소통에 유리한 점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동철 후보자가 성과를 보여주지 못하면 ‘관료 출신이 더 낫다’라는 비판에 직면할 수 있다. 

 

금융당국은 카드사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를 지속적으로 압박하고 있다. 카드업계에서는 수익성 악화를 이유로 반대하고 있다. 이동철 후보자는 KB국민카드 대표 출신인 만큼 카드업계 애로사항 전달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카드업계에서는 신사업 진출을 위한 규제 완화 등도 요구하고 있다. 이 후보자가 산적한 현안을 정부와 원활하게 풀어나갈 수 있을지 금융권 관심이 집중된다.​ 

박형민 기자

godyo@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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