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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정상회담 결렬 후폭풍, 코리아디스카운트 '망령' 되살아나나

남북경협 스톱 등 불확실성 커져 한국 경제 충격 불가피…CDS프리미엄도 악화 가능성

2019.02.28(Thu) 20:38:52

[비즈한국]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베트남 하노이에서 가진 2차 북미 정상회담이 결렬되면서 그동안 진행되던 남북 경협에 강력한 제동이 걸리게 됐다. 미·중 무역전쟁과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신흥국 경제 둔화라는 대외 악재에 이어 북한이라는 또 하나의 리스크가 떠오르면서 한국 경제에 먹구름이 끼게 됐다. 

 

특히 2%대 저성장에 빠진 한국 경제의 돌파구로 남북 경협을 활용하려던 정부의 계획 추진이 사실상 어려워지면서 한국 경제에 상당한 충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미국 정부와 정치권에서 남북 경협을 준비하는 한국 금융권과 기업에 대북제재에 따른 세컨더리 보이콧(북한과 거래한 기업이 미국과 거래하지 못하도록 하는 미국 독자 제재)을 경고한 상황이어서 한국 경제의 불확실성도 커질 우려가 제기된다. 

 

제2차 북미정상회담 이튿날인 28일(현지시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베트남 하노이에서 회담 도중 심각한 표정을 하고 있다. 회담은 결국 아무런 성과 없이 끝났다. 사진=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 간 북미 정상회담은 28일 오전(현지시각) 단독회담과 확대 정상회담이 끝난 뒤 분위기가 돌변했다. 당초 예정됐던 업무오찬과 공동합의문 서명식이 취소됐다는 소식이 들리며 회담장 주변에 긴장이 감돌았다. 이어 백악관이 오후 4시로 예정됐던 트럼프 대통령의 기자회견이 2시로 당겨졌음을 알린 데 이어 양국 정상이 합의에 이르지 못했음을 공지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오후 2시 15분에 시작된 기자회견에서 회담이 결렬됐음을 알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은 비핵화 의지를 보이고 있으나 우리가 원했던 부분의 비핵화를 하지 않고 있다”며 “우리가 원하는 비핵화를 우리에게 줘야지만 우리도 제재완화를 해줄 수 있다”고 말했다. 

 

북미 정상회담 결렬로 문재인 정부가 준비해오던 남북 경협 추진은 전면 중지될 전망이다. 그동안 문재인 정부는 비핵화와 완전한 제재완화라는 빅딜은 힘들더라도 핵 동결과 부분적 제재완화라는 스몰딜은 가능할 것이라고 보고 남북 경협 준비에 속도를 내왔다.  

 

남북은 지난해 9월 19일 평양공동선언을 통해 △연내(2018년) 철도·도로 연결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사업 정상화 △서해 경제공동특구 및 동해관광특구 조성 등 경협에 합의했다. 남북 경협은 건설과 자원개발 등을 촉진해 저성장 국면에 들어간 한국 경제에 돌파구를 마련해줄 수 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이 가운데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이 경제적 효과가 가장 큰 것으로 평가된다. 

 

국책연구기관인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의 ‘남북한 경제통합 성장 효과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남북경협에 따른 경제효과는 30년간 169조 4000억 원으로 추산됐다. 이 가운데 개성공단이 159조 2000억 원으로 가장 컸고, 그 다음이 금강산 관광으로 4조 1200억 원이었다. 민간연구기관인 IBK경제연구소 북한경제연구센터가 분석한 남북경협의 경제적 효과는 이보다 커 향후 20년간 379조 40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봤다. 역시 개성공단이 335조 원으로 효과가 가장 컸고, 금강산 관광 효과는 3조 3000억 원으로 전망됐다.

 

‘처음부터 분위기가….’ 2차 북미정상회담이 시작된 27일 오후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생중계를 시청하고 있다. 사진=고성준 기자


문재인 정부는 남북 관계 개선은 물론 경제적 효과를 기대하며 2차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남북 경협에 힘을 쏟아왔다. 하지만 2차 북미 정상회담이 결렬되면서 그나마 느린 속도로 진행되던 남북 경협은 중단될 위기에 처했다. 특히 미국이 지난 11월 비핵화와 남북관계 공동 보조를 요구하며 한미 워킹그룹을 발족시킨 상황이어서 남북 경협은 진행이 더욱 어려워졌다. 

 

이에 따라 남북 경협을 통해 저성장 국면을 돌파하는 전략에 제동이 걸린 것은 물론 남북 경협 관련 기업들에 대한 미국 정부의 제재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한국 경제는 한층 더 어려운 국면을 맞게 됐다. 

 

2차 북미 정상회담 성공 및 남북 경협 가능성에 그동안 가라앉던 ‘코리아 디스카운트(한반도 지정학적 불안요인에 따른 저평가)’도 다시 부상할 것으로 예상된다. 2차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국가 부도위험을 보여주는 한국의 CDS(신용부도스와프) 프리미엄은 하락세를 보여 왔다. 지난 25일 한국의 CDS 프리미엄은 29bp(1bp=0.01%포인트)로 2008년 이후 가장 낮은 수치까지 떨어졌다. 

 

우리나라 CDS 프리미엄은 2018년 이후 하락폭이 24bp나 되는 등 주요국 중 가장 하락폭을 기록했다. CDS 프리미엄은 국내 기업과 금융기관 외화조달 금리 산정 기준이 되기 때문에 최근 미·중 무역전쟁과 브렉시트 등으로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국내 기업들의 자금 조달 부담을 덜어주는 효과가 있다. 국제신용평가기관인 무디스는 “북한의 비핵화 과정에 여전히 불확실성이 존재하지만 실질적이고 영구적으로 한국의 지정학적 위험이 감소할 경우 신용등급(현재 Aa2) 상향을 고려할 수 있다”는 입장도 내놓기도 했다.

 

그러나 2차 북미 정상회담이 결렬돼 향후 한반도 지정학적 위험이 높아지면서 한국의 CDS 프리미엄이 상승세로 돌아설 확률이 높아졌다. 또 한국의 신용등급 상향 조정도 어려워지면서 한국 정부는 물론 기업과 금융기관 등의 해외 자금 조달 부담이 커지게 됐다.​ 

이승현 저널리스트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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