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하림그룹이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인수에 나선다.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의 오랜 숙원인 ‘식품-물류-유통’ 수직계열화의 마지막 퍼즐을 맞추려는 의지로 해석된다. 양재동 물류단지 사업 지연이 지연되는 가운데 하림이 꺼내든 이번 승부수가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하림, 14년 만에 SSM 시장 재진출
최근 홈플러스는 익스프레스 사업부 매각을 위한 공개입찰 결과, 하림그룹 계열사인 NS홈쇼핑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당초 시장에서는 홈플러스 익스프레스의 매각가를 약 3000억 원 수준으로 예상했는데, 하림그룹이 본입찰에서 제시한 가격은 이보다 낮은 수준인 것으로 전해진다.
앞서 3월 31일 마감된 예비입찰에는 메가MGC커피 운영사 MGC글로벌과 경남권 유통업체 등이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하며 관심을 보였다. 하림은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매각이 거론된 초기부터 유력 인수 후보로 거론됐으나 예비입찰에는 참여하지 않았다가, 추가 입찰에 뒤늦게 합류했다. 반면 예비입찰에 참여했던 MGC글로벌 등은 최종 입찰에는 나서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NS홈쇼핑은 하림지주가 지분 100%를 보유한 식품 중심 홈쇼핑 기업이다. 2001년 농수산홈쇼핑으로 출범해 유통 기반을 확장해왔다. SSM(기업형 슈퍼마켓) 사업 역시 처음은 아니다. 2009년 독일 초저가 마트 알디를 모델로 ‘NS마트(구 700마켓)’를 선보이며 오프라인 유통 시장에 진출했던 경험이 있다.
당시 약 700개 품목만 선별해 최저가로 판매하는 압축형 매장을 내세웠지만, 제한적인 상품 구성이라는 한계를 넘지 못하며 소비자 호응을 끌어내는 데는 실패했다. 점포 수는 23개 수준에 머물렀고, 결국 2012년 이마트에 매각하며 사업을 정리했다.
14년 만에 다시 슈퍼마켓 시장에 복귀하게 된 하림은 이번 인수가 성사될 경우 약 300개의 오프라인 점포를 확보하게 된다. NS홈쇼핑 관계자는 “홈플러스 익스프레스의 전국 오프라인 매장 네트워크를 연계해 신선식품 경쟁력을 한층 높이고 고객 접점을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NS홈쇼핑의 자금 여력에 주목하고 있다. NS홈쇼핑은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과 유사한 수준을 유지했지만, 금융자산 평가이익이 반영되면서 순이익이 크게 개선됐다. 이에 따라 현금 보유 규모도 빠르게 늘어났다. 지난해 말 기준 NS홈쇼핑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551억 원이며, 단기금융상품 820억 원을 포함하면 즉시 활용 가능한 자금은 총 1371억 원 수준이다. 이는 전년(510억 원) 대비 약 168.8% 증가한 규모다.
시장에서는 이번 거래 규모가 약 3000억 원 안팎으로 거론되는 만큼, 업계에서는 NS홈쇼핑이 보유 현금과 인수금융을 활용할 경우 충분히 감당 가능한 수준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NS홈쇼핑은 사실상 무차입 구조를 유지하고 있어 추가 차입 여력도 크고, 필요 시 모회사인 하림지주의 지원 가능성도 거론된다. NS홈쇼핑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그룹 차원의 지원은 검토되고 있지 않다”며 “재무 건전성 범위 내에서 판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7조’ 양재 물류단지 지연…홈플러스로 눈 돌렸나
일각에서는 양재동 도시첨단물류단지 사업 지연으로 하림그룹의 투자 우선순위가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로 이동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당초 계획대로 올해 상반기 착공이 이뤄졌다면 PF(프로젝트파이낸싱) 조달과 공사비 집행 등이 맞물려 그룹 전반의 자금 부담이 본격화됐을 가능성이 크다. 해당 사업은 총 7조 원 규모의 대형 프로젝트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서울시 재심의 절차로 착공 시점이 사실상 올해를 넘기게 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대규모 자금 집행 시점이 뒤로 밀리며 단기적인 재무 부담이 완화됐고, 이로 인해 하림그룹이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인수에 나설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는 분석이다.
하림그룹은 서울 양재동 일대에서 도시첨단물류단지 조성 사업을 추진 중이다. 물류·업무·숙박·주거 기능이 결합된 복합 개발 프로젝트로, 김홍국 회장이 오랜 기간 공을 들여온 핵심 사업으로 꼽힌다. 하림은 2015년 5월 사업 추진을 위해 양재동 옛 화물터미널 부지 8만 3183㎡(약 2만 5000평)를 약 4500억 원에 매입했다.
다만 사업은 서울시와의 인허가 조율 과정에서 지연을 겪었고, 최근 속도를 내는 듯했으나 건축위원회 재심 의결로 다시 제동이 걸렸다. 특히 위원회가 설계안 전면 수정을 요구하면서 올해 상반기 착공은 사실상 어려워진 상황이다.
변수는 향후 자금 운용이다. 현재는 양재동 사업 지연으로 단기적인 여유가 생겼지만, 공사가 본격화될 경우 추가적인 자금 투입이 이어질 수 있다. 이 과정에서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인수 이후 점포 리뉴얼 등 투자까지 더해질 경우 재무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홈플러스 익스프레스의 운영 측면에서도 과제는 남아 있다. 하림은 식품 제조와 물류 분야에서는 경쟁력을 갖추고 있지만, 오프라인 소매 유통 경험은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는 평가가 따른다. 이미 GS더프레시 등 주요 사업자가 시장을 선점한 상황에서 뚜렷한 차별성을 확보하지 못할 경우, 기대했던 시너지를 내기까지 시간이 필요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NS홈쇼핑 관계자는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는 전국 300여 개 점포 기반이 이미 안정적으로 구축돼 있어, 인수가 성사되면 곧바로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25년 동안 신선 농산물과 다양한 식품을 취급해 온 경험과 역량은 홈플러스 익스프레스의 안정적이고 지속가능한 성장에 플러스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박해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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