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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랑] 우리가 몰랐던 허준과 동의보감을 만나다, 허준박물관

허준 태어나고 사망한 강서구에 마련…'조선의학 정수 담은 귀한 책' 동의보감 쉽게 설명

2019.03.19(Tue) 10:02:39

[비즈한국] 올해는 동의보감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된 지 꼭 10년이 되는 해이다. 동의보감과 허준을 모르는 대한민국 사람이 있을까? 소설 ‘동의보감’은 밀리언셀러였고, 드라마 ‘허준’은 당시의 시청률 신기록을 갈아치웠으니. 

 

하지만 소설과 드라마를 통해서 보는 것만이 다가 아니다. 그것들은 아무래도 사실보다는 허구, 역사보다는 흥미에 초점을 맞추기 때문이다. 동의보감에 관해 좀 더 정확한 사실, 풍부한 내용을 알고 싶다면 서울 강서구의 허준박물관을 찾아야 한다. 아이 손을 잡고 가면 더욱 좋다. 

 

허준박물관에는 허준이 동의보감을 집필하는 모습이 재현돼 있다. 선조의 어의였던 허준은 왕의 명을 받아 동의보감을 편찬한다. 사진=구완회 제공

 

구암 허준은 양천 허씨다. 조선의 양천은 지금 서울의 강서구와 양천구에 해당하는 지역. 강서구의 구암공원 일대는 허준이 태어났고, 동의보감을 집필하고, 세상을 떠난 곳으로 알려져 있다. 그래서 지난 2005년 이곳에 허준박물관이 문을 열었다. 

 

박물관 매표소를 지나 로비에 들어서면 조선 시대 양천 고을의 모습을 재현한 미니어처 뒤로 양천 지역의 역사를 설명한 커다란 안내판이 눈에 띈다. 삼국시대에서 오늘에 이르는 양천의 역사를 일별하고 계단을 오르면 ‘허준기념실’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전시실이 이어진다. 그리고 첫 전시실에는 허준의 일생과 동의보감 탄생의 배경에 관련된 유물과 기록이 전시되어 있다. 

 

# 허준이 동의보감을 편찬한 까닭은?

 

임진왜란이 남긴 각종 질병으로 고통받는 백성을 구하기 위해 선조는 허준에게 동의보감 편찬을 명했다. 그건 허준이라는 탁월한 의원이자 의학자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는 선조가 내려준 의학서 500여 권을 철저히 분석하고 거기에 자신의 임상경험을 더해, 중국의 의학이 아닌 우리 풍토와 체질에 맞는 의학서를 집필한다.

 

박물관 벽면에 제작된 허준의 초상화. 허준이 집필한 동의보감은 학문적으로도 의미있을 뿐 아니라 임진왜란으로 피폐해진 민생을 개선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되었다. 사진=구완회 제공


하지만 동의보감을 미처 완성하지 못한 상태에서 선조가 승하하고, 당시 궁중의 어의였던 허준은 책임을 지고 귀향길에 오르게 된다. 당시에는 아무리 불치병으로 왕이 죽었다 하더라도 어의가 일정한 책임을 져야 했기 때문. 하지만 세자 시절 허준의 도움으로 두창(천연두)를 치료했던 광해군이 허준을 귀향에서 풀어준다. 그리고 1년 뒤, 허준은 동의보감을 완성해 광해군에게 바친다. 

 

그때까지의 동양의학을 집대성한 동의보감은 중국과 일본에서도 여러 차례 간행될 정도로 그 가치를 인정받았다. 체계가 잘 짜여 있고, 병마다 처방을 풀이해 누구나 보고 활용하기 편리했기 때문이다. 그러니 동의보감은 학문적으로 큰 획을 그었을 뿐 아니라 전쟁으로 피폐해진 민생을 개선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된 것이다. 

 

# 조선의학의 정수, 동의보감 깊이 보기

 

동의보감의 구체적인 내용은 다음 전시실에 잘 설명되어 있다. 그 전에 먼저 제목의 뜻부터 살펴볼까? 동의보감의 ‘동의(東醫)’란 글자 그대로 ‘동쪽의 의학’을 뜻한다. 그렇지만 ‘서양의학’과 대비되는 ‘동양의학’을 가리키는 게 아니다. 허준이 동의보감을 지을 당시에는 서양의학이 조선에 아직 들어오지 않았으니까. 

 

이때의 동의는 중국의 동쪽, 그러니까 조선의 의학을 가리킨다. 조선 시대 사람들은 ‘중국이 세상의 중심’이라는 생각을 했기 때문. 그래서 조선을 ‘동국(東國)’, 조선의 의학을 ‘동의’라고 부른 것이다. 동의 다음의 ‘보감(寶鑑)’은 ‘보배로운 거울’이라는 뜻이다. 하지만 이 말을 책에 붙이면 ‘다른 사람이나 후세에 본보기가 될 만한 귀중한 일을 적은 책’이라는 뜻이 된다. 그러니 동의보감은 ‘조선의학의 정수를 담은 귀중한 책’이라는 의미가 되는 것이다. 

 

박물관 내 체험공간실. 전시실에는 동의보감의 내용을 쉽고 자세하게 설명돼 있다. 사진=구완회 제공

 

동의보감은 ‘내경편’과 ‘외형편’, ‘잡병편’, ‘탕액편’, ‘침구편’ 등 5가지 부분으로 이루어졌다. 이 중 내경편은 인간의 오장육부, 그러니까 서양의학으로 치면 내과의 내용을 다룬다. 이어지는 ‘외형편’은 몸의 겉에서 관찰되는 부분들의 의학적인 기능과 질병에 대해 설명한다. 예를 들어 머리는 정신의 근본이 위치한 곳으로 하늘을 나타내는데, 여기에는 어지럼증과 두통, 중풍 등이 생기기 쉽다, 하는 식이다. 

 

아이와 함께 보기에 내용이 좀 어려울 것 같다고? 걱정할 필요 없다. 전시실에는 이런 내용이 그림, 유물과 함께 알기 쉽게 설명되어 있으니까. 아빠나 엄마가 조금만 설명해주면 아이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이다. 

  

<여행정보>

△위치: 서울시 강서구 허준로 87

△문의: 02-3661-8686

△관람시간: 평일 10시~18시(11월~2월은 10시~17시), 주말·공휴일 10시~17시, 월요일·1월1일·명절 당일 휴관

 

필자 구완회는 대학에서 역사학을 전공하고 ‘여성중앙’ ‘프라이데이’ 등에서 기자로 일했다. 랜덤하우스코리아 여행출판팀장으로 ‘세계를 간다’ ‘100배 즐기기’ 등의 여행 가이드북 시리즈를 총괄했다. 지금은 두 아이를 키우며 아이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역사와 여행 이야기를 쓰고 있다. ​  

구완회 여행작가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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