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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 100년 전 '상대성 이론' 검증하려 천문학자들이 한 일

브라질, 아프리카에서 개기일식 관측…태양 중력에 의해 빛 휘는 '중력 렌즈' 확인

2019.05.29(Wed) 12:45:08

[비즈한국] 오늘로부터 딱 100년 전 영국에서 출발한 원정대 두 팀은 각각 브라질 북부 밀림과 서아프리카 프린키페(Príncipe)섬으로 떠났다. 당시 세간의 관심과 온갖 의심을 받던 30대 중반의 한 젊은 물리학자의 ‘헛소리’를 검증하기 위해서였다. 

 

실험을 할 수 없는 과학, 천문학은 대체 어떻게 이론을 검증할 수 있을까?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을 검증하기 위해 천문학자들은 원정에 나섰다. 사진=ETH-Bibliothek Zürich/Public Domain; Alison Mackey/Discover;NASA GODDARD/JPL/SDO; NASA/Bill Ingalls; Wikimedia; David Rumsey Map Collection


천문학은 생물학, 물리학과 같은 자연과학의 한 분야다. 하지만 다른 과학 분야와 근본적으로 다른 큰 차이점이 하나 있다. 바로 실험을 할 수 없다는 점이다. 천문학자는 하얀 실험 가운을 입지 않는다. 대신 늦은 밤 천문대에서 컴퓨터와 함께 밤을 지새우거나 연구실에서 커피를 쌓아놓고 데이터를 분석한다. 

 

천문학자들에게 허락된 거의 유일한 방법은 그저 지구라는 고향 행성에 엉덩이 붙이고 앉아서 멀리 하늘에서 펼쳐지는 우주의 공연을 구경하는 것뿐이다. 바로 우주 그 자체를 거의 유일한 실험실로 활용하는 것. 하늘을 관측하는 것이다. 먼 옛날 망원경도 없이 맨눈으로 우주를 바라봤던 고대 시절부터 최첨단 우주 망원경을 띄워서 연구하는 21세기에 이르기까지 천문학은 관측으로 시작해 관측으로 완성되고 있다. 

 

오랜 관측을 통해 밤하늘에서 어떤 패턴이나 규칙을 찾거나 예상치 못한 이상한 현상을 새롭게 발견할 수도 있다. 그러면 그 관측 데이터를 깔끔하게 설명할 수 있는 이론을 고민한다. 이후 그 이론은 아직까지 확인되지 않은 새로운 관측을 예견한다. 뒤이어 다른 천문학자들은 정말 예견된 현상이 관측되는지를 확인하며 이론의 타당성을 검증한다. 

 

그래서 천문학자들에게는 약간 못된 습성이 있다. 보지 않으면 쉽게 믿지 않는다. 1919년 브라질과 서아프리카로 떠난 두 팀의 원정대 역시 직접 보기 전까지는 쉽게 믿지 않는 천문학자들의 습성 때문에 그 머나먼 여행을 떠났다. 

 

원정대가 여행을 떠나기 전, 1910년대 초반 독일 출신의 젊은 물리학자 아인슈타인(Albert Einstein)은 이후 인류의 우주관을 완전히 뒤집어버리는 엄청난 주장을 펼쳤다. 당시 아인슈타인이 소개한 상대성 이론은 더 이상 우주의 시간과 공간이 절대적이지 않다는 이상한 내용을 담고 있었다. 아인슈타인은 우주에서 유일한 것은 시간과 공간이 아니라 빛의 속도뿐이며 그러기 위해서는 우주를 바라보는 관찰자가 어떻게 움직이는지에 따라 시간과 공간이 다르게 관찰되어야 한다는 주장을 폈다. 우리가 어떤 속도로 이동하는지에 따라 시간과 공간이 상대적으로 느껴진다는 것이 바로 상대성 이론의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은 이전까지 인류의 우주관을 지배하던 뉴턴 시대의 종말을 선언하는 것이나 다름없었다. 뉴턴은 중력이 어떻게 작용하는지를 수학적으로 아주 정확하게 묘사했지만 근본적으로 중력이라는 힘이 대체 우주에 왜 존재하는지는 설명하지 못했다. 사실 정확히 말하면 그런 사변적인 문제는 뉴턴의 관심 밖이었다. 

 

하지만 아인슈타인은 질량이 있는 물체 주변의 시공간 자체가 왜곡되고 휘어질 수 있고 그 휘어진 시공간의 곡률을 따라 흘러가는 것이 바로 중력으로 발현된다고 말했다. 마치 트램펄린 위에 무거운 볼링공을 올려놓으면 그 볼링공에 의해 트램펄린이 움푹하게 파이는 것과 비슷하다. 볼링공에 의해 움푹하게 들어간 트램펄린 위에 작은 구슬을 하나 올려놓으면 구슬은 자연스럽게 휘어진 트램펄린의 표면을 따라 볼링공 쪽으로 흘러 굴러간다. 

 

여기서 트램펄린은 질량을 가진 물체에 의해 휘어지고 왜곡되는 시공간 그 자체라고 볼 수 있다. 만약 트램펄린이 아주 투명하다면 우리는 마치 볼링공이 구슬을 끌어당겨 구슬이 볼링공 쪽으로 끌려간다고 생각할 것이다. 아인슈타인은 우리가 느끼는 중력적 이끌림은 단지 휘어지고 왜곡된 시공간의 곡률을 따라 흘러가는 현상일 뿐이라고 해석했다. 

 

아인슈타인의 새로운 패러다임은 굉장히 매력적이었다. 하지만 이 ‘헛소리’가 받아들여지려면 까칠한 천문학자들의 검증을 통과해야만 했다.

 

당시 영국의 케임브리지천문대에서 근무하던 물리학자 프랭크 다이슨(Frank Watson Dyson)은 아인슈타인의 논문을 접하고 그의 주장에 관심을 가졌다. 아인슈타인의 주장대로라면 태양처럼 꽤 질량이 큰 천체들은 그 주변의 시공간을 왜곡시켰을 것이다. 따라서 아인슈타인의 헛소리를 실제 관측을 통해 입증하려면 정말로 태양 주변 시공간이 휘어져 있는지를 확인해야 했다.[1] 

 

앞에서 예로 든 볼링공이 올라간 트램펄린을 다시 떠올려보면, 볼링공에 의해 움푹하게 파인 트램펄린 표면 위에 구슬을 직선으로 굴러가게 해도 구슬은 중간에 움푹하게 파인 영역 근처를 지나면서 경로가 약간 안쪽으로 휘어진다. 마찬가지로 태양의 육중한 질량에 의해 그 주변 시공간이 왜곡되어 있다면 그 곁으로 날아오는 빛의 경로도 휘어질 수 있다.*

 

만약 아인슈타인의 주장대로 정말 태양의 육중한 질량으로 주변 시공간이 왜곡되어 그 곁을 날아오던 별빛의 경로가 휘어졌다면 하늘에 태양이 있을 때와 없을 때 보이는 별들의 위치가 약간 달라져야 한다. 그리고 별들의 위치가 달라 보이는 정도는 아인슈타인의 이론이 예상하는 수치와 비슷해야 한다.

 

 

태양의 육중한 질량이 시공간을 왜곡하면서 빛의 경로를 꺾어버리는 우주 신기루 현상은, 한여름에 뜨겁게 달궈진 아스팔트나 사막 모래바닥 바로 위의 공기 밀도가 달라지면서 날아오는 빛의 경로가 꺾여 사람들의 발이나 오아시스가 원래 자리에서 벗어나 허상이 되어 나타나는 신기루와 비슷하다. 사진=위키미디어

 

다이슨은 태양 바로 곁의 왜곡된 시공간을 거쳐오는 별빛이 휘어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면 아인슈타인의 헛소리를 입증할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2] 

 

하지만 한 가지 치명적인 문제가 있었다. 태양이 너무 밝다는 것이다. 태양 주변에 왜곡된 시공간을 스쳐 지나는 별빛을 보겠다는 것은 애초에 대낮에 태양 바로 옆에 보이는 별을 보겠다는 뜻이다. 하지만 상식적으로 그 밝은 태양이 떠 있는 낮에 별을 보는 것은 애초에 말이 되지 않는다. 어떻게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 

 

다이슨과 함께 이 문제를 고민하던 영국의 천문학자 아서 에딩턴(Arthur Stanley Eddington)은 꾀를 냈다. 고맙게도 밝은 태양만 싹 가려주는 고마운 녀석이 있다. 바로 우리 지구 곁을 돌고 있는 달이다. 

 

정말 우연히도 지구의 하늘에서 보이는 달과 태양은 거의 크기가 같다. 태양은 달에 비해 크기가 400배 정도 더 크지만 달에 비해 400배 더 먼 거리에 떨어져 있다. 그 덕분에 지구의 하늘에서 보면 태양과 달은 모두 지름 0.5도 정도의 크기로 비슷하게 보인다. 이는 팔을 쭉 뻗어서 엄지손가락을 치켜올렸을 때 팔 끝의 엄지손톱으로 가려지는 크기다. (하늘에 태양이나 달이 떠 있을 때 팔을 쭉 뻗어서 엄지손가락으로 태양과 달을 꾹 눌러보자!) 

 

가끔 달이 태양 앞을 가리는 개기일식이 벌어지면 분명 태양이 지평선 위로 높이 떠 있는 대낮인데도 밤처럼 깜깜해지는 순간이 온다. 눈부신 태양이 달의 실루엣 뒤로 가려진 덕분에 개기일식이 클라이맥스에 이르는 짧은 4분여 동안 태양 바로 옆에 걸쳐 있는 배경 별도 관측할 수 있다. 

 

하지만 개기일식은 태양과 달, 지구가 아주 절묘한 배치를 이룰 때만 찾아오는 특별한 이벤트이기 때문에 지구 전역에서 볼 수는 없다. 딱 달의 그림자가 태양을 가려주는 좁은 경로에서만 개기일식을 볼 수 있다. 특별한 날 허락된 장소에서만 보이는 아주 귀한 공연이다. 

 

1912년 브라질에서 펼쳐지는 개기일식을 관측하기 위해 아르헨티나 출신의 탐험대가 꾸려졌지만 아쉽게도 날씨가 좋지 못해 제대로 관측을 할 수 없었다. 이후 1914년 다시 개기일식을 관측하기 위해 독일의 천문학자 어윈 프로인들리히(Erwin Finlay-Freundlich)의 주도로 모인 독일 원정대가 크림반도로 떠날 예정이었지만 세계정세가 복잡하게 굴러가는 바람에 이 시도 역시 실행되지 못했다. 

 

다행히 1918년 11월 독일이 항복을 선언하면서 영국의 천문학자들은 1919년 5월 29일에 찾아올 개기일식을 관측하러 브라질과 아프리카로 떠날 수 있었다. 과학도 세계가 평화로워야 더 제대로 즐길 수 있다. 

 

당시 개기일식은 남아메리카 브라질 북부를 지나 남극을 거쳐 서아프리카를 지나는 경로에서 관측할 수 있었다. 이 관측 프로젝트의 총괄책임을 맡은 천문학자 다이슨은 영국에 남아 원정대들을 지원했다. 개기일식을 노려 아인슈타인의 헛소리를 증명할 수 있을 것이라는 꾀를 냈던 에딩턴은 동료들과 함께 배를 타고 서아프리카 프린키페섬으로 떠났다. 그리고 영국 왕립그리니치천문대에서 근무하던 천문학자 앤드류 크로멜린(Andrew Crommelin)은 원정대를 이끌고 브라질 북부로 떠났다. 

 

1919년 5월 29일 당시 개기일식이 일어난 지역을 나타낸 지도. 진한 주황색으로 표시된 영역이 태양이 완벽히 가려지는 개기일식을 볼 수 있었던 지역이다. 그 주변 연한 주황색으로 표시된 영역은 태양이 일부만 가려지는 부분일식을 볼 수 있었다. 사진=©time and date

 

크로멜린 원정대가 브라질 북부 소브랄(Sobral) 지역에 개기일식 관측을 위해 설치했던 망원경. 원형의 기다란 망원경에는 지름 13인치짜리 반사경이 들어가 있고, 그 옆에 네모난 망원경에는 4인치짜리 렌즈가 들어가 있다. 사진=©The Board of Trustees of the Science Museum

 

마침 1919년 5월 29일 개기일식이 진행되는 동안 태양은 별들이 무더기로 많이 모여 있는 히아데스 성단(Hyades cluster) 바로 옆을 지나갔다. 아인슈타인의 생각처럼 태양 주변의 왜곡된 시공간 근처에서 별빛이 휘어지는지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가능한 많은 별빛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운 좋게 당시 태양은 별들이 많이 모여 있는 성단 곁에서 달 뒤로 가려지면서 숨을 예정이었다. 

 

개기일식이 진행되는 동안 두 지역에 머무르던 천문학자들은 태양이 가려진 어두운 낮 하늘을 망원경으로 바라보며 사진 건판에 세세하게 담아냈다. 그리고 개기일식이 있기 전과 끝난 후 태양이 사라진 똑같은 하늘을 바라보며 다시 사진 건판에 그 똑같은 영역에 보이는 별들의 위치를 담아냈다.[3][4] 

 

1919년 5월 29일 천문학자들이 촬영했던 개기일식 전후 별들의 위치 변화를 나타낸 사진. 왼쪽 가운데 커다란 원이 개기일식이 펼쳐지는 태양의 위치다. 그 주변에 표시된 보라색 화살표가 태양이 있을 때와 없을 때 별들의 위치 변화를 나타낸다. 사진=F. Dyson, A. Eddington et al./Phil. Trans. Royal Society A, 1919; Image scan by Neils Bohr Institute/University of Copenhagen

 

과연 그 결과는 어땠을까? 브라질 원정대는 상대적으로 운이 좋았다. 날씨가 좀 더 좋았던 덕분에 크로멜린은 태양 주변에 보이는 별 일곱 개를 분석했다. 그 결과 크로멜린은 태양이 있을 때와 없을 때 별들의 위치 1.98각초 정도 차이가 난다는 결과를 얻었다. 

 

브라질에 비해 날씨가 좋지 못했던 서아프리카의 에딩턴 팀은 개기일식이 진행되는 동안 태양 주변에서 고작 다섯 개의 별을 분석했다. 그리고 에딩턴은 태양이 있을 때와 없을 때 별들의 위치가 1.61각초 정도 차이가 난다는 결과를 얻었다.**[5][6] 

 

놀랍게도 브라질과 서아프리카로 떠났던 두 팀의 원정대 모두 개기일식이 진행되는 동안 태양에 의해 시공간이 휘어지면서 태양이 없는 밤에 봤던 별의 위치와 달라 보인다는 것을 확인했다. 태양의 중력에 의해 휘어진 시공간을 따라 별빛이 날아오면서 경로가 휘는 우주 신기루 현상, 즉 중력이 빛의 경로를 꺾는 렌즈처럼 작용하는 태양의 중력 렌즈(Gravitational Lensing) 현상을 실제 관측을 통해 확인한 것이다. 아인슈타인의 예측대로 정말 우리 태양은 그 육중한 질량으로 주변 시공간을 휘고 왜곡했다!

 

이전까지 헛소리가 아닐까 의심받았던 아인슈타인의 주장은 실제 밤하늘을 바라보고 관측하는 천문학자들의 집요함 덕분에 진짜 우리 우주를 제대로 설명하는 멋진 이론으로 자리를 잡게 되었다. 

 

1930년 영국 케임브리지천문대 앞 벤치에 앉아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아인슈타인(왼쪽)과 에딩턴. 아인슈타인은 자신을 일약 스타로 만들어준 일등 공신 에딩턴에게 평생 고마워해야 했을 것이다. 사진=Winifred Eddington

 

안타깝게도 1919년 5월 29일 당시 개기일식의 역사적인 순간을 기록했던 사진 건판은 현재 모두 유실되었다. 서아프리카에서 개기일식을 촬영한 에딩턴의 사진 건판은 가족이 거처를 옮기면서 분실한 것으로 추정된다. 또 브라질에서 개기일식을 촬영한 크로멜린의 사진 건판은 그가 근무한 천문대가 건물을 옮기는 과정에서 관리가 제대로 되지 못해 사라진 것으로 추정된다. 

 

그래서 일부 역사학자들은 에딩턴이 제대로 개기일식을 관측하지 못한 뒤 아인슈타인의 결과에 잘 맞아떨어지도록 수치를 조작했을지 모른다는 의심을 품기도 한다. 실제로 에딩턴은 나쁜 날씨 때문에 아주 적은 숫자의 별만 관측했기 때문에 통계적으로는 그리 훌륭하지 않은 결과를 얻었다. 

 

하지만 지금까지도 꾸준히 여러 차례의 개기일식을 통해 당시 이들이 관측했던 태양 근처 별들의 미세한 위치 변화가 분명 벌어지고 있음이 검증되었다. 이제는 태양계를 넘어 우리 은하계와 그보다 더 거대한 우주를 관측할 수 있는 좋은 망원경을 갖게 되면서 아인슈타인이 예견한 휘어진 시공간의 중력 렌즈 현상이 단순히 우리 태양뿐 아니라 더 질량이 무거운 은하나 은하단에서도 빈번하게 벌어지고 있음을 잘 안다. 

 

지금으로부터 딱 100년 전 태양과 달의 화려한 앙상블이 펼쳐졌다. 이들의 협연이 펼쳐지는 하늘 아래 이론을 그리는 몽상가와 직접 우주를 관측하는 실천가도 화려한 협업 플레이를 보여주었다. 

 

지금도 물리학자들은 칠판 위에 새로운 우주를 그리며 천문학자들에게 많은 과제를 던진다. 그리고 그 수많은 이론 가운데 진리를 찾기 위해 천문학자들은 매일 직접 야생의 우주로 새로운 원정을 떠난다. 

 

오늘 하루만큼은 하늘에 떠 있는 밝은 태양을 좀 더 오래 바라보자. 눈으로는 볼 수 없지만 분명 자신의 육중한 질량으로 주변의 시공간을 휘어놓은 채 그 주변을 지나가는 빛줄기마저 경로를 꺾어버리며 태양은 여전히 하늘에 걸려 있다. 

 

지금 바로 당신의 머리 위에 태양과 함께 휘어진 시공간이 떠 있다. 

 

* 사실 아인슈타인 이전에 뉴턴(Sir Isaac Newton)도 태양과 같은 덩치 큰 질량 덩어리의 중력에 의해 그 주변을 날아가는 빛의 경로가 휠 수 있다는 이야기를 이미 했다. 뉴턴이  1704년 출간한 ‘광학(Opticks)’에는 이런 이야기가 등장한다. 

 

“물체는 멀리 떨어진 빛에 영향을 주지 않을까? 그리고 물체의 작용으로 빛이 휘지 않을까(Do not Bodies act upon Light at a distance, and by their action bend its Rays)?” 

 

물론 뉴턴은 아인슈타인처럼 질량을 가진 물체가 시공간을 휘게 한다고 생각한 것은 아니었다. 다만 빛도 다른 물질처럼 거리가 가까워질수록 중력을 강하게 느껴 빛의 경로가 휘어질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여전히 뉴턴은 우주의 시간과 공간은 변하지 않는 절대적인 세계라고 여겼다. 

 

뉴턴이 생각한 방식으로 태양 중력에 의해 별빛이 얼마나 휘어져 보여야 하는지를 계산해보면 실제 관측된 것보다 절반 정도로 약한 약 0.87각초밖에 되지 않는다. 즉 뉴턴의 방식으로는 실제 관측된 별빛의 휘어짐을 설명하기 어렵다. 

 

뉴턴은 사람의 눈이 어떻게 빛을 인식하는지 확인하기 위해 직접 긴 꼬챙이를 자신의 눈동자에 꽂아 넣는 기행을 벌일 정도로 빛의 물리학에 엄청난 관심을 가졌다. 다행히, 그런 기행을 벌였는데도 뉴턴은 무사했다.

 

**크로멜린의 결과는 그나마 별의 개수가 많아서 통계적으로 좀 더 유의미한 결과다. 덕분에 크로멜린의 결과는 오차가 겨우 0.16각초에 불과했다. 하지만 에딩턴의 경우 더 적은 별을 사용했기 때문에 통계적인 오차가 약 0.40각초로 꽤 큰 값이었다.

 

[1] https://ui.adsabs.harvard.edu/abs/2001ASPC..252...21C/abstract 

[2] https://ui.adsabs.harvard.edu/abs/2007arXiv0709.0685K/abstract 

[3] http://adsabs.harvard.edu/abs/1919Obs....42..368C

[4] http://adsabs.harvard.edu/abs/1922GOAMM..80F...1D 

[5] https://www.nature.com/articles/d41586-019-01172-z 

[6] https://royalsocietypublishing.org/doi/10.1098/rsta.1920.0009

 

필자 지웅배는? 고양이와 우주를 사랑한다. 어린 시절 ‘은하철도 999’를 보고 우주의 아름다움을 알리겠다는 꿈을 갖게 되었다. 현재 연세대학교 은하진화연구센터 및 근우주론연구실에서 은하들의 상호작용을 통한 진화를 연구하며, 강연과 집필 등 다양한 과학 커뮤니케이션 활동을 하고 있다. ‘썸 타는 천문대’, ‘하루 종일 우주 생각’, ‘별, 빛의 과학’ 등의 책을 썼다.  

지웅배 과학칼럼니스트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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