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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컬처 리포트] 블랙핑크, 이제 '그래미'의 문을 열어라

넷플릭스의 '헌트릭스', 로제 '아파트' 열풍…K팝 최초로 그래미 상 받기에 '적기'

2025.07.09(Wed) 13:56:46

[비즈한국] 그래미 어워즈만 유독 K팝에 문을 굳게 닫고 있다. 그러나 그 문은 언젠가 열릴 수밖에 없다. 세계적인 흐름을 막을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 문을 여는 일은 문화에 대한 차별과 편견을 극복하고, 음악적 정의를 실현하는 상징적인 행위이기도 하다. 하지만 우리에게도 단계적인 전략이 필요하다. 

 

약 3년 만에 완전체로 돌아온 블랙핑크가 오는 11일 신곡 ‘​뛰어(JUMP)​’를 발매한다. 지난해 8월 그룹 블랙핑크가 영화 ‘블랙핑크 월드투어 본 핑크 인 시네마스’ 핑크카펫 행사에 참석한 모습. 사진=최준필 기자

 

2022년 11월 16일 방탄소년단(BTS)이 그래미 어워즈 ‘베스트 팝 듀오 그룹 퍼포먼스’와 ‘베스트 뮤직비디오’ 부문 후보에 올랐다.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 부문에는 콜드플레이와의 협업곡 ‘마이 유니버스’가, ‘베스트 뮤직비디오’ 부문에는 ‘옛 투 컴’이 각각 후보에 올랐다. 무엇보다 3년 연속 노미네이트됐다. 2020년과 2021년에도 ‘다이너마이트’와 ‘버터’로 ‘베스트 팝 듀오 그룹 퍼포먼스’ 부문 후보에 올랐다. 특히 2020년 후보에 오른 것은 3년 연속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 수상, ‘빌보드 뮤직 어워즈'는 4년 연속 수상 뒤에 얻은 결과였다. 2022년의 성과라면 처음으로 ‘베스트 뮤직비디오’ 부문에 후보로 오른 것이었다. 

 

하지만 2023년 2월 25일, 제65회 그래미 어워즈에서도 수상하지 못했다. 그래미는 결국 BTS를 무대에 세우기만 했을 뿐, 수상의 영광은 안겨주지 않았다. 아울러 맏형인 멤버 진을 시작으로 전원이 입대하게 되었다. 이후 K팝 아이돌은 그래미 후보에 오르지 못했다. BTS의 빈자리는 컸다. 

 

드디어 지난 6월 BTS가 완전체로 돌아왔다. 다만 앨범은 2026년 봄에 발표할 예정이라고 한다. 2025년 하반기에 활동을 한다면, 2026년 2월 그래미  어워즈 후보에 충분히 오를 수 있을 텐데. ​그런 면에서는 실망스럽지만 섣부른 컴백보다는 완성도 높은 음악과 퍼포먼스가 중요하다.

 

이런 와중에 블랙핑크가 고양종합운동장 주경기장에서 열린 월드투어 ‘데드라인’ 무대를 통해 ​완전체로 ​컴백했다. 아울러 눈에 띄는 소식이 있다. 블랙핑크의 신곡 ‘뛰어(JUMP)’의 뮤직비디오에 데이브 마이어스(Dave Meyers) 감독이 참여했다는 소식이다.

 

마이어스 감독은 2016년 CL의 ‘리프티드(LIFTED)’, 2017년 위너의 더블 타이틀곡 가운데 ‘릴리 릴리(REALLY REALLY)’ 뮤직비디오를 연출해 YG와 인연을 이어왔다. 무엇보다 그는 2005년, 2018년 그래미 어워즈에서 최우수뮤직비디오 상을 받은 바가 있다. 

 

그는 위너의 ‘REALLY REALLY’ 뮤직비디오 연출 제안을 처음엔 거절했는데, 아이돌 뮤직비디오를 연출한 경험이 없었기 때문이다. 이제는 경험과 노하우가 축적된 만큼 블랙핑크 뮤직비디오에서 만들어낼 성과가 기대된다. 이미 ‘뛰어’ 티저 영상에서 범상치 않은 느낌과 분위기가 풍긴다. 그래미 어워즈 진출을 기대할 만하다.

 

미국에서 앨범 작업을 하겠다는 BTS도 비슷한 생각으로 짐작된다. 사실 BTS가 미국에서 앨범 작업을 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 의문을 품는 시각도 있다. 한국에서 만들어도 되는데, 왜 굳이 미국에서? 그래미 어워즈를 위한 사전 포석으로 볼 수도 있다.

 

그래미 어워즈의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 ‘빌보드 뮤직 어워즈'는 팬심이나 객관적인 앨범이나 음원 데이터가 아니라 음악 산업 종사자들이 투표를 통해 결정한다. 따라서 노래나 앨범, 뮤직비디오 등의 제작에서 미국 현지 음악 산업 종사자와 협업하는 것이 중요하다. 단순히 도움을 주는 차원을 넘어, 미국 음악 산업과의 ‘협업 공동체’로 진입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번 블랙핑크 활동에서 그래미 어워즈 수상의 포석을 세우는 게 중요하다. 넷플릭스(Netflix)가 다큐멘터리 ‘블랙핑크: 세상을 밝혀라’ 스틸컷. 사진=넷플릭스

 

이런 면에서 블랙핑크가 활동 목표를 ​그래미 진출로 ​잡는 것이 긴요하다. 더구나 어느 때보다 블랙핑크의 브랜드 가치와 인지도가 높다. 개별 활동을 통해 단순히 기획형 아이돌이 아니라 아티스트라는 점을 충분히 입증했고, 전 세계적으로 팬덤을 형성했다. 대표적으로 로제와 부르노 마스의 협업곡 ‘아파트’를 통해 충분히 입증됐다. BTS 역시 개별 활동과 완전체 활동을 오가면서 시너지 효과를 냈다. 이는 세계에서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개인과 전체가 조화로운 유연한 음악 활동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서구에서는 밴드가 개인으로 쪼개진 이후, 솔로 활동과 밴드 활동을 오가는 방식을 생각하기 어렵다. 이제 개별 아티스트 역량과 전체 밴드 활동을 자유롭게 구사하는 K팝 그룹이 그래미 어워즈에 진출할 때가 왔다. 그 스타트를 블랙핑크가 끊어야 한다. 특히 그간 그래미가 K팝 걸그룹을 배제한 면이 있기 때문에 더욱 필요하다. 넷플릭스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헌트릭스 덕분에 그 어느 때보다 분위기가 고조된 것도 긍정적 요인이다. 블랙핑크 팬덤 또한 그래미 후보 진출을 목표로 더 집중적인 지지를 모을 필요가 있다. 이제 블랙핑크가 그래미의 문을 여는 디딤돌이 되기에 충분한 여건이 마련됐다.

 

필자 김헌식은 20대부터 문화 속에 세상을 좀 더 낫게 만드는 길이 있다는 기대감으로 특히 대중 문화 현상의 숲을 거닐거나 헤쳐왔다. 인공지능과 양자 컴퓨터가 활약하는 21세기에도 여전히 같은 믿음으로 한길을 가고 있다.​​​​​​​​​​​​​​​​​​​​ ​​​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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