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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킹닷컴, 카카오택시가 '동남아 우버' 그랩과 손잡은 까닭

숙박과 교통 연결하는 부킹닷컴, 베트남 진출하는 카카오, 영역·지역 확장하는 그랩

2019.11.07(Thu) 09:29:07

[비즈한국] 호텔예약사이트 부킹닷컴이 동남아시아 대표 차량공유 서비스인 그랩(Grab)과 제휴해 교통 서비스를 시작한다. 이번 제휴로 부킹닷컴 앱을 이용해 동남아시아 8개국에서 그랩의 차량 호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됐다. 이미 지난 10월 25일부터 싱가포르에서 서비스가 시작됐으며 연말에는 인도네시아와 태국, 2020년에는 캄보디아, 말레이시아, 미얀마, 베트남, 필리핀 등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부킹닷컴은 “동남아시아를 방문하는 연간 1억 3000만 명의 여행객을 그랩 드라이버들과 연결해 편리한 교통을 제공하게 될 것”이라 설명했다. 

 

브라이언 바티스타 부킹닷컴 운송부문 CEO는 “스마트한 여행객이 점점 많아지고 있는 시대에 양사의 장점을 결합한 부가가치를 창출해 고객들에게 실질적인 혜택을 제공하겠다”고말했다. 마크 포터 그랩 모빌리티부문 최고기술책임자는 “그랩의 사명은 동남아시아 지역 내에서 더 안전하고 쉬우며 경제적인 이동수단을 제공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부킹닷컴이 동남아시아 대표 차량공유 서비스인 그랩(Grab)과 제휴해 교통 서비스를 시작했다. 카카오모빌리티도 베트남 서비스 진출을 위해 그랩과 손잡았다. 사진=그랩 홈페이지 캡처


최근 카카오모빌리티 역시 베트남 모빌리티 서비스 진출을 위해 그랩과 손잡았다. 올해 말부터 한국 여행자들은 베트남을 방문할 때 그랩이나 베트남 지역의 앱을 다운받을 필요 없이 카카오T 앱만으로 현지의 교통수단을 쉽게 이용할 수 있게 된다. 카카오모빌리티는 2018년에 일본 1위 택시 사업자인 재팬택시와도 제휴를 맺고 택시 로밍 서비스를 선보인 경험이 있다.

 

카카오모빌리티 관계자는 “카카오의 서비스를 베트남뿐 아니라 향후 다양한 동남아시아 지역으로 확장할 가능성이 높다. 또 그랩 역시 카카오T를 이용해 국내에서 서비스될 수 있다”고 전했다. ​최근 우버 철수와 타다 검찰 기소 등 진입 장벽이 높은 국내 모빌리티 산업에서 이미 2018년 한 차례 카풀 서비스를 좌절당한 카카오T가 ​​그랩을 활용해 새로운 돌파구를 찾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출발지와 목적지를 찍으면 가격까지 나오는 그랩은 의사소통의 불편을 덜어준다. 카카오T와 같이 차량의 이동경로가 실시간으로 표시되는 것도 장점이다. 사진=그랩 앱 캡처


동남아시아의 우버라 불리기도 하는 그랩은 2012년 말레이시아에서 처음 서비스를 시작한 이래 본사를 싱가포르로 옮겨 현재 동남아 8개국, 340여 도시에서 서비스하고 있다. 2018년 3월 우버의 동남아 부문을 인수하면서 모빌리티 분야에서 사실상 동남아 시장을 독점하고 있다. 우버 인수 이후 매출도 두 배 이상 뛰었다. 

 

시장을 빠르게 장악한 데에는 그랩의 현지화 전략이 주효했다. 그랩은 동남아 각국 상황에 적합한 현지화된 서비스를 연속 출시했다. 택시를 호출하는 그랩택시 외에도 일반인이 운행하는 그랩카, 오토바이 택시인 그랩바이크, 툭툭을 활용한 그랩툭툭을 선보였다. 합승을 연결하는 카풀 서비스 그랩히치 서비스도 있다.

 

투자 성과도 훌륭하다. 2018년 6월 부킹닷컴의 모회사인 부킹홀딩스로부터 투자를 받았으며 현대자동차, 마이크로소프트, 도요타에서도 투자를 받았다. 2019년 3월에는 소프트뱅크 비전펀드로부터 약 1조 6400억 원의 대규모 투자를 유치했다.

 

동남아 여행업 관계자는 “그랩이 동남아에서 단시간에 승승장구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동남아 교통체계에 빈틈이 많고 도로사정이 여의치 않기 때문”이라며 “그랩은 승차 전 요금이 확정되기 때문에 동남아 택시와 달리 바가지요금에 대한 우려나 흥정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없고 요금도 택시에 비해 10% 이상 싸다”고 설명했다. 

 

외국인 여행자에게는 의사소통의 불편을 덜어준다는 것이 큰 장점이다. 출발지와 목적지를 찍으면 가격까지 나오기 때문에 드라이버와의 마찰을 줄이고 편하게 이용할 수 있다. 카카오T와 같이 차량의 이동경로가 실시간으로 표시되는 것도 장점이다.

 

모빌리티 업계 관계자는 “동남아에서 스마트폰으로 택시를 부른다는 것 자체가 혁신이다. 현재 구글맵에서는 현위치와 목적지를 경로탐색하면 택시요금이 산출되고 그랩 호출까지 되는데, 이번 부킹닷컴과 그랩의 직접 제휴를 시작으로 모빌리티 서비스는 업계의 각 분야로 더 확장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베트남에서 카카오T를 이용해 그랩택시를 불러본 사람이라면 다른 동남아시아에 갈 때도 자연스럽게 그랩 서비스를 이용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부킹닷컴에서 그랩의 교통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것처럼 부킹홀딩스와 협력해 그랩에서도 곧 호텔 예약 서비스를 내놓을 예정이다. ​

 

OTA 업계 관계자는 “부킹닷컴이 그랩과 제휴한 것처럼 카카오모빌리티도 야놀자와 제휴되어 있다. 카카오가 숙박 예약 데이터를 알 수 있게 되면 현위치에서 숙박시설까지 카카오택시 요금을 자동 산출해서 알려주고, 숙박 쿠폰까지 주면서 택시까지 호출해주는 그림이 가능해진다”고 말했다. 야놀자앱의 숙소 지도보기 화면에서는 이미 카카오T가 연동되어 있어 바로 택시를 부를 수 있다.​

   

그랩은 승차공유 시장을 넘어 음식 배달 서비스인 그랩푸드, 물류 서비스인 그랩익스프레스, 모바일 결제 시스템인 그랩페이 등 식품 배달, 택배 배송, 금융 등으로 서비스를 확장하고 있다. 모빌리티 업계 관계자는 “​숙박과 교통을 연결하고 교통과 물류를 장악해 시너지를 내는 모빌리티의 가능성이 전방위적으로 확대되고 있다”​며 “​모든 가능성이 첫발을 떼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송이 기자 runaindia@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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