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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고의상폐 의혹' 대동전자, 직원 줄었는데 급여 4배 폭증 '수상한 정산'

직원 36% 줄이고도 경영진은 상여금 190% 증가…소액주주 "우량 기업 사유화하는 대주주에 면죄부 준 꼴"

2026.02.06(Fri) 14:48:32

[비즈한국] 전자제품 내외장 부품 생산기업인 대동전자가 우량 기업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음에도 상장폐지 위기에 빠져 논란이다. 소액주주들이 최근 거리로 쏟아져 나와 ‘고의 상장폐지 결사반대’를 외치고 있는 가운데, 회사가 상장폐지 결정 직후 비정상적으로 급여 지출을 늘린 사실이 확인됐다. 직원이 대거 정리됐는데 전체 급여는 급증한 기이한 현상은, 경영진이 회사가 보유한 현금성 자산을 상여금 명목으로 호주머니에 챙겼기 때문 아니냐는 지적이다.

 

대동전자가 거래소로부터 상장폐지 결정을 받은 이후 비정상적으로 급여 지출을 늘린 사실이 확인됐다. 사진=최영찬 기자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대동전자는 지난해 7~9월 급여 명목으로 12억 4793만 원을 지출했다. 직전 분기인 2분기(4~6월) 급여 추산액이 약 2억 7700만 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불과 3개월 만에 인건비 지출은 4.5배 늘었다. 전년 동기(2억 6349만 원)와 비교하면 증가 폭은 373%에 달한다.

 

직원을 대규모로 채용한 것일까. 오히려 대동전자의 임직원 수는 2024년 9월 30일 기준 68명에서 2025년 9월 30일 43명으로 1년 만에 36.8% 감소했다. 인력이 줄었는데 급여 지급액은 늘었으니 배경에 의문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

 

해답은 임원 상여금에 있었다. 대동전자가 주요 경영진에게 지급한 보상 내역을 분석한 결과, 2025년 4~9월 주요 경영진에게 지급된 상여금은 10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3억 4500만 원) 대비 약 190% 증가한 수치다. 늘어난 급여 지출의 대부분이 경영진에게 흘러들어간 것이다.

 

회계법인베율 김홍권 상무(파트너)는 “상장폐지를 앞둔 기업은 뼈를 깎는 자구 노력을 기울이거나, 혹은 극심한 도덕적 해이를 보이며 파국으로 치닫는데 인력 규모가 급감했음에도 인건비가 폭증하는 기이한 현상은 후자의 징후로 해석될 여지가 크다”면서 “주요 경영진이나 특수관계인을 대상으로 고액의 급여나 상여금이 집행되었을 개연성을 강하게 시사하기 때문이다”라고 지적했다.

 

급여가 폭증한 시점도 민감한 시기다. 대동전자는 2025년 7월 31일 한국거래소 기업심사위원회 심의·의결을 통해 코스피(유가증권시장) 상장폐지 결정을 통보받았다. 회사는 상장폐지 결정 직후인 8월 4일 상장폐지를 막기 위해 법원에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냈지만 뒤로는 고액의 상여금을 챙기는 이중적인 행태를 보였다. 주주들을 안심시키기 위한 소송이 결국 경영진의 주머니를 채우기 위한 시간 끌기용이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피해는 고스란히 소액주주들의 몫이다. 대동전자는 감사인이 2년 연속 감사범위 제한을 이유로 ‘한정’ 의견이 담긴 감사보고서를 제출한 2024년 6월 18일부터 주식 매매거래가 정지된 상태다. 주주들의 자산은 동결되고 회사는 상폐 위기에 몰렸지만 경영진은 잔치를 벌인 것이다.

 

대동전자 소액주주들이 지난 5일 서울 금천구 가산동에 있는 대동전자 본사 앞에서 고의 상장폐지 의혹을 제기하는 피켓시위를 하고 있다. 사진=최영찬 기자


지난 5일 대동전자 본사 앞은 소액주주들의 절규로 가득 찼다. 주주들은 자산이 3000억 원 수준인 대동전자가 상폐를 앞둔 데 대해 최대주주가 고의 상폐를 기획한 게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대동전자는 지난해 9월 30일 기준 유동자산 1335억 원을 포함해 총자산 2753억 원을 보유하고 있다. 반면 총부채는 221억 원으로 부채비율은 8% 수준에 불과한 빚이 거의 없는 우량기업으로 평가받는다. 여기에 이익잉여금도 1707억 원에 이르러 경영난이 있다고 보기 힘들다. 소액주주들이 상폐가 된 데 대해 의혹을 제기할 수밖에 없는 상황인 셈이다.

 

현재 대동전자의 주주 구성을 보면 소액주주 6.23%를 포함한 7%의 기타주주를 제외하면 창업주 강정명 회장 일가가 93%를 들고 있다. 강 회장의 아들 강정우 씨가 최대주주이고, 싱가포르에 위치한 법인 다이메이쇼지(대명상사)가 29.89%, 강 씨가 28.13%, 강 회장이 1.62%를 보유 중이며, 나머지 33.36%는 ​자사주다.

 

감사보고서에서 감사범위 제한 원인으로 지목된 기업은 홍콩에 소재한 관계사 제그나 대동(ZEGNA DAIDONG LTD)이다. 제그나 대동의 회계상태 확인이 되지 않은 게 한정 의견을 받은 이유다. 대동전자 주주가 거래소에서 받은 자료를 살펴보면 제그나 대동의 주주는 대동전자(36.96%), 다이메이쇼지(38.47%), 소니 글로벌 매뉴팩처링 앤드 오퍼레이션스 코퍼레이션(19.3%), 기타주주(5.26%)로 구성돼 있다. 대동전자와 다이메이쇼지가 75.43%를 보유해 사실상 오너 일가의 절대적인 지배 아래에 있다. 이 때문에 소액주주는 대동전자를 상폐시키기 위해 의도적으로 자료를 누락해 감사 한정 의견을 유도한 게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한다.

 

대동전자 소액주주대표 A 씨는 “제그나 대동도 오너 일가의 회사로 밝혀졌는데, 회사는 그동안 제그나 대동으로부터 자료를 받을 수 없어서 한정 의견을 받았다고 해명해온 것”이라면서 “상폐가 돼서 정리매매가 진행되면 주가는 90% 이상 떨어질 텐데 그러면 주주들은 휴지조각을 들고 있는 꼴이 된다”고 토로했다.

 

주주들은 금융당국의 소극적인 태도도 비판했다. 형식적인 회계 규정에만 얽매여 실질적인 기업 가치와 대주주의 배임 혐의 등을 들여다보지 않고, 오히려 건실한 기업을 헐값에 사유화하려는 대주주에게 면죄부를 주고 있다는 것이다. 온라인 소액주주 플랫폼 액트를 운영 중인 이상목 컨두잇 대표도 “정부가 투자자를 보호하고 밸류업을 위해 좀비기업 퇴출에 속도를 높이고 있는데 대동전자의 사례는 정책의 사각지대를 보여준다”면서 “대동전자처럼 우량기업이 좀비기업인 척 하고 정리매매 기간을 악용해 소액주주를 헐값에 털어내려는 곳은 강력히 처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동전자 관계자는 이러한 소액주주의 문제제기에 대해 “특별한 입장이 없다”며 말을 아꼈다. 

최영찬 기자

chan111@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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