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배달의민족이 처갓집양념치킨과 손잡고 단독 입점을 추진하면서 업계 이목이 쏠리고 있다. 배민 측은 수수료 인하 등의 혜택을 내걸었지만, 가맹점주들은 특정 플랫폼에만 입점하는 데에 큰 부담을 느끼는 분위기다. 특히 이번 협업이 경쟁 플랫폼을 배제하고 시장의 공정한 경쟁을 저해한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배타조건부 거래 논란도 커지고 있다.
#‘배민 온리’ 수수료 인하 내걸었지만…점주들은 “부담 커”
지난달 27일 배달의민족 운영사 우아한형제들과 처갓집양념치킨 운영사인 한국일오삼이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양 사는 배달 트렌드에 맞춘 메뉴 최적화와 브랜드관 운영, 공동 프로모션 기획 등 온라인 특화 판매 전략을 공동 추진하기로 했다. 가맹점 상생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배민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처갓집양념치킨의 해외 시장 진출을 지원하는 방안도 논의될 예정이다.
이번 협약에서 가장 주목되는 부분은 배민 플랫폼에만 단독 입점하는 이른바 ‘배민 온리(Only)’ 체제 도입이다. 업계에 따르면 우아한형제들은 한국일오삼과 협업해 가맹점을 대상으로 한 프로모션을 추진 중이다. 배달의민족을 제외한 타 플랫폼에서 탈퇴하는 가맹점에는 배민 중개 수수료를 기존 7.8%에서 3.5%로 인하하는 혜택을 제공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수수료 우대 프로모션은 오는 5월까지 한시적으로 운영되며, 양 사는 이후 시장 상황을 고려해 연장 여부를 검토할 계획이다. 현재 한국일오삼은 가맹점주를 대상으로 타 배달 플랫폼 탈퇴와 배달의민족 단독 운영에 대한 동의 절차를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일오삼 측은 “가맹점 동의는 금주까지 진행할 예정으로 현재 동의율 추이는 긍정적”이라며 “5월까지 한시적으로 진행 후 결과에 따라 지속 진행 여부를 확정할 것”이라고 전했다.
가맹점주 사이에서는 이번 협업을 두고 불만과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배민 단독 입점 시 수수료 부담을 낮출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매출을 특정 플랫폼 하나에 전적으로 의존해야 하는 구조는 상당한 경영 리스크가 될 것이란 우려다.
한 가맹점주는 “배민은 기상 상황이나 라이더 수급에 따라 실시간으로 배달 가능 거리를 제한하는데, 이 범위가 좁혀지면 정해진 반경 밖에 있는 고객의 앱 화면에는 우리 매장이 노출되지 않는다”며 “배민에만 입점했다가 이런 방식으로 노출이 줄어들면 매출에 치명적일 수밖에 없어 부담이 크다”고 토로했다.
수수료 할인 혜택이 오는 5월까지 한시적으로 운영된다는 점도 점주들의 고민을 키우는 요소다. 또 다른 점주는 “3.5% 수수료가 장기적으로 유지된다면 고려해볼 만하지만, 몇 개월만 혜택을 받는 데 그칠 수 있어 쉽게 결정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하지만 단독 입점에 동의하지 않을 경우 배민의 각종 할인·프로모션 혜택에서 제외되다 보니 울며 겨자 먹기로 본사의 요구를 따를 수밖에 없어 사실상 가맹점주의 선택권이 박탈당했다는 비판도 나온다. 처갓집양념치킨은 그간 배민을 통해 4000원 할인 쿠폰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이어왔다.
이에 대해 한국일오삼 측은 “한정된 마케팅 예산을 보다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참여 의사를 밝힌 매장을 중심으로 집중적으로 혜택을 지원하려는 것”이라며 “이번 협업은 특정 플랫폼 배제를 전제로 한 계약이 아니라 가맹점 매출 확대를 위한 자율 참여형 공동 마케팅 프로그램이다. 실적 기준으로 봤을 때 가장 효율적인 채널로 점주 손익 개선에 도움 될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배타조건부 거래? 공정위 “당장은 아니지만…”
업계에서는 배민의 위기감이 단독 입점 카드를 꺼내 들게 한 배경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아이지에이웍스의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배민의 월간활성이용자(MAU)는 2025년 8월 약 2306만 명에서 올해 1월 약 2325만 명으로 늘어나는 데 그쳐, 6개월간 성장률은 0.8%에 머물렀다. 반면 같은 기간 쿠팡이츠 MAU는 약 1174만 명에서 약 1297만 명으로 10.5% 증가했다.
배민과 쿠팡이츠의 MAU 격차는 6개월 만에 100만 명 이상 좁혀졌고, 배민으로서는 충성도가 높은 프랜차이즈 가맹점을 자사 플랫폼에 묶어두기 위한 배타적 전략의 필요성이 커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배민이 프랜차이즈와 손잡고 단독 입점을 시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5월에도 교촌치킨과 함께 ‘배민 온리’ 협업을 추진한 바 있다. 당시에는 가맹점주가 쿠팡이츠를 탈퇴하는 조건으로 중개 수수료를 전면 면제하는 방안이 검토됐다.
하지만 특정 플랫폼 이용을 제한하는 조건이 공정거래법상 배타조건부 거래에 해당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고, 소비자 선택권을 침해한다는 비판 여론이 확산되면서 양 사는 결국 협약을 잠정 중단했다.
처갓집양념치킨과의 협업 추진에도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공정거래법상 배타조건부 거래는 특정 플랫폼 이용을 대가로 경쟁 플랫폼과의 거래를 제한하는 행위를 뜻한다. 이번 사례처럼 타 플랫폼 탈퇴 여부에 따라 마케팅 지원을 차등하는 방식은 가맹점주의 선택권을 침해하는 부당한 압박으로 해석될 수 있다.
이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는 단독 입점 전략이 배타조건부 거래의 성격을 띨 수는 있으나, 곧바로 위법하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입장을 보였다. 공정위 관계자는 “모든 배타조건부 거래가 위법한 것은 아니다”라며 “해당 행위로 인해 시장 경쟁이 실제로 제한되는 효과가 발생했는지가 위법성 판단의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다른 배달 플랫폼이 경쟁에서 현저히 불리한 지위에 놓이거나 퇴출 가능성이 제기될 정도여야 경쟁 제한 효과가 인정된다”고 덧붙였다.
또 “단일 프랜차이즈의 독점 입점만으로는 이러한 시장 상황이 형성되기 어렵다”며 “현 단계에서 배민의 단독 입점 전략을 위법한 배타조건부 거래로 볼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다만 단독 입점 전략이 여러 브랜드로 확대될 경우에는 판단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도 언급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다수의 브랜드를 상대로 동일한 방식의 배타조건부 거래가 반복될 경우, 위법성이 인정될 여지는 그만큼 커질 수 있다”고 밝혔다.
박해나 기자
phn0905@bizhankook.com[핫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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