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바로가기 본문바로가기
전체메뉴
HOME > Target@Biz > 글로벌

'하늘과 트럼프가 도운' MS, 틱톡 인수의 진짜 노림수

'팔던가, 접던가' MS, 협상 앞두고 유리한 고지 선점…이미지 변신과 미래 고객 데이터 확보 '시너지'

2020.08.05(Wed) 12:03:06

[비즈한국] 마이크로소프트(MS)가 또 하나의 성공적인 인수합병(M&A) 역사를 쓰는 행운을 눈앞에 두고 있다. 글로벌 톱 숏폼 동영상 소셜미디어인 ‘틱톡’ 미국 사업 부문을 유리한 조건으로 손에 쥘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에서의 틱톡 사용을 금지하겠다고 선언한 이후 하루만인 3일(현지시각), 오는 9월 15일을 기한으로 사실상 MS의 틱톡 인수를 승인했다. 3일 MS의 주가는 5.6% 상승하는 등 사업 시너지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MS는 틱톡으로 무엇을 얻을까?

 

마이크로소프트(MS)가 틱톡 미국 사업 부문 인수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에 섰다.

 

#‘회사원용’ 이미지 벗고 소셜 미디어 강자 숙원 실현 

 

MS하면 일반적으로 떠오르는 인식이 워드, 엑셀, 파워포인트 같은 오피스 제품군이라 ‘MS=회사원용’이라는 이미지가 강하다. 실제로 게임 사업 외에, 이 회사의 성공적인 비즈니스들은 생산성 툴, 운영체제, 클라우드 컴퓨팅 등 B2B 중심이다. 

 

MS가 일반 소비자들에게도 친근한 회사가 되려고 노력하지 않은 건 아니다. 지난 몇 년간 트렌드에 맞춰 윈도폰, 그루브 뮤직 서비스, 마이크로 밴드 피트니스, 믹서 스트리밍 등 소비자용 제품군을 다양하게 시도해봤지만 결국 접었다. MS의 AI 음성 비서 서비스인 코타나도 엔터테인먼트나 스마트홈 부문에서는 서비스를 중단하고 생산성 지원 도구로 전환될 예정이다.

 

MS는 특히 일반 소비자용 소셜 미디어 역량을 강화하고자 노력해왔으며 지난 2012년 자체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인 ‘Socl’을 내놨지만 5년 후 닫았고, 페이스북에 거액의 투자를 단행하는 것으로 전략을 틀기도 했다. 그런 MS가 이번 인수에 성공하면, 인수와 동시에 유튜브나 페이스북의 막강한 경쟁자로 단숨에 등극, 숙원이 이뤄지는 셈이다.

 

전 세계 틱톡 활성 이용자는 약 8억 명에 달하며. 미국에만 약 1억 명이 틱톡을 이용한다. MS가 틱톡의 미국 비즈니스를 비롯해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사업 인수에 성공한다면 엄청난 수의 10대 고객들을 한방에 품게 된다. 

 

협상의 달인 트럼프 대통령의 지원 사격으로 MS는 틱톡을 인수하기 거의 직전이다. 사진은 지난해 우리나라를 방문한 미국 트럼프 대통령. 사진=사진공동취재단

 

# 자사 제품과 연계 시너지, 창의적 광고 채널 획득

 

틱톡과 어떻게 시너지를 낼지 자세한 건 MS가 추후 결정하겠지만, 10대 들과의 직접적인 연결고리로 MS가 누릴 혜택이 무엇일지 예상해보면, 1차적으로는 엑스박스, 서피스 등 자사 제품군에 대한 광고를 틱톡 이용자들에게 노출시킬 수 있게 된다. 나아가 MS의 디지털 광고 사업을 위한 새로운 채널을 마련할 수 있다.

 

이마케터(eMarketer)에 따르면 MS의 디지털 광고 시장 점유율은 1.5%로 페이스북 42%, 구글 10.4%에 비해 크게 낮은 수준이다. 하지만 이용자 수가 엄청난 틱톡을 통해 MS는 광고 시장 강자로 등극할 무기가 생긴다. 아직은 틱톡이 디지털 광고 시장의 진입 단계에 있을 뿐이지만 향후 매우 창의적인 포맷의 새로운 광고툴로 급부상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 가령 틱톡 상에 광고주가 대량으로 광고를 구매할 수 있는 자동화된 툴을 적용하는 방법이 있다. 잘 알려져 있지는 않지만 MS에는 이를 구현할 기술이 있다는 게 이마케터의 설명이다.

 

또한 자사 다른 비즈니스와의 자연스러운 연계도 얼마든지 기획해 볼 수 있다. 예를 들면 게임 플레이 영상을 틱톡에서 보다가, 화면에서 즉시 엑스클라우드를 통한 게임 플레이로 넘어가도록 UI를 구현하는 것도 가능하다.

 

#빅데이터 시너지, B2B 잠재고객까지 끌어 안아

 

이 같은 일차원적인 효과를 넘어, 틱톡은 MS의 모든 사업에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빅데이터 밭’이 되어줄 수 있다. MS는 게임 플랫폼 엑스박스 사업을 통해 얻은 데이터들을 엑스박스 라이브 서비스 향상을 위한 연료로 활용해 왔다. 틱톡의 방대한 데이터를 얻게 된다면 엑스박스에 국한하지 않고 이용자의 선호 장르, 정확한 취향, 이용 시간 등 행동 기반 데이터를 통해 소비자에 대한 깊은 통찰을 얻을 수 있으며, MS 제품군 전체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기반이 될 수 있다. 

 

MS가 어린 세대를 품어야 하는 더 장기적인 이유는 이 어린 고객들이 미래에 자사 B2B 잠재 고객층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 미국의 수많은 10대가 안드로이드폰을 사용하고 크롬북을 교실에서 사용한다는 점을 생각하면, 이들이 성인이 되어 취직을 했을 때 MS오피스가 아닌 구글독스를 업무용 툴로 선호할 수 있다. 그 이유는 직접적인 UI의 익숙함 일수도, 어린 시절 사용하던 브랜드에 대한 충성도일 수도 있다. 포켓몬스터 애니메이션을 보던 어린이가 성인이 되어 ‘포켓몬 고’ 게임에 열광했듯 충성도 형성의 중요성은 이미 모두가 안다.

 

틱톡 이용자들에게 골탕 먹은(틱톡 이용자들이 트럼프의 선거 유세장 좌석을 대규모로 예약하고 참석하지 않아 행사가 텅텅 비게 만든 사건)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개인적 원한에서든, 중국의 기술 패권 저지를 위해서든 틱톡을 거세게 탄압하고 있다. 1억 유저가 있는 미국에서 사업이 중지되는 것은 틱톡으로서도 무서운 일이기 때문에 틱톡의 모회사 바이트댄스는 울며 겨자 먹기라도 차라리 미국 비즈니스를 매각하는 게 유일한 선택일 수 있다. 

 .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CEO. 사진=마이크로소프트 제공

 

#사티아 나델라 CEO, 실력과 운 동시에 입증

 

트럼프 대통령이 못 박은 기한 안에 거래를 마무리하지 않을 시 미국 서비스 중단 위기를 앞둔 만큼 틱톡은 이번 협상에 불리한 상황이다. 즉 MS는 트럼프 ‘덕분에’ 큰 시너지를 낼 틱톡을 괜찮은 가격에 인수할 기회를 얻은 셈이다. 물론 트럼프 대통령은 인수 성사 시 본인의 공이 크므로 상당액을 국고로 지불하라고 주장했지만. 

 

이와 함께 또 다른 테크 거인들인 아마존, 구글, 애플, 페이스북은 틱톡을 인수할 금전적인 여력은 있지만 현재 반독점법으로 조사에 응하고 있어 인수전에 뛰어들기 어려운 상황이다. 여러모로 MS에 천운이 따라준 셈이다. 이에 따라 인수가 성사된다면 MS 사티아 나델라 CEO는 링크드인, 깃허브에 이어 또 하나의 성공적인 인수 역사를 쓰게 되며 실력 뿐 아니라 운까지 입증하게 된다. 미국 언론들도 MS의 틱톡 인수에 대해 긍정적인 시선을 보내고 있다. 포브스는 “MS는 틱톡을 인수해 크게 도약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처럼 미국에만 유리할 이런 거래에 중국 여론이 박수치진 않는다. 인민일보 자매지인 환구시보의 후시진 편집장은 “페이스북, 트위터 같은 미국 SNS는 구식”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기업이 틱톡을 인수하는 것이 아니라 틱톡이 죽는 것을 원한다”고 격분했다. 중국 네티즌들도 웨이보를 통해 “틱톡의 미국 사업을 팔아야 한다면 화웨이가 애플의 중국 사업을 인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라며 틱톡의 모회사인 바이트댄스의 창립자 장이밍에 대해 “미국의 압력에 굴복한 배신자”라는 비난을 쏟아내고 있다.​ 

강현주 저널리스트 writer@bizhankook.com


[핫클릭]

· 성큼 다가온 '로봇 연인' 시대, 마음의 준비 되셨습니까
· 갈 길 급한 5G 통신 시장에 드리운 '화웨이 리스크'
· 일론 머스크의 '뇌피셜'은 현실이 된다
· '우주적 생태계로도 쉽지않네' 난항에 빠진 아마존 게임 사업
· iOS 14에 잡힌 틱톡의 '은밀한 접근' 과연 괜찮을까


<저작권자 ⓒ 비즈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