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바로가기 본문바로가기

비즈한국 BIZ.HANKOOK

전체메뉴
HOME > Target@Biz > 머니

[부동산 인사이트] 지역별 시세를 파악해둬야 하는 이유

입지별로 시장이 받아들이는 가격 달라…인위적 가격 조정 시도는 시장만 왜곡할 뿐

2021.01.25(Mon) 15:35:31

[비즈한국] 부동산 분야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시세다. 입지, 상품, 정책, 수요, 공급 등을 분석하는 이유는 딱 한가지다. 적정 시세 파악을 위함이다.

 

싸다, 비싸다, 높다, 낮다는 단순한 평가가 아니라 이 입지에 이 정도 되는 단지의 상품의 시세가 타 지역, 타 상품 대비 상대적으로 높은지 낮은지에 대해 판단하기 위해 시세에 대한 인사이트가 필요하다.

 

한 지역의 시세만 보면 높은지 낮은지에 대한 판단에 객관성이 떨어지게 된다. 따라서 타 지역의 시세도 늘 비교 대상이어야 한다. 그래야 시세에 대한 객관성이 유지된다. 

 

과천 아파트 단지 일대 모습으로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 없다. 사진=연합뉴스


예를 들면 이렇다. 2018년 김현미 전 국토교통부 장관은 분양가 상한제를 실시하는 이유를 설명하면서 당시 고분양가 논쟁이 있었던 과천 주공1단지(현재 과천 푸르지오써밋) 사례를 예로 들었다. 김현미 장관의 지역구인 일산신도시 아파트 평균 시세가 3.3㎡(1평)당 1000만 원 전후인데, 과천이 3.3㎡당 4000만 원이라는 것은 시세가 높다고 설명한 것이다. 그래서 분양가 상한제가 필요한 것이라고 설명했었다.

 

과천이라는 입지에 대해 지식이 없는 일반인들이 언론보도를 통해 그 내용을 접하면 당연하게 여겼을 것이다. 분양가 상한제라는 정책을 관철시키기 위한 정치적 행위로는 성공한 사례였다.

 

하지만 과천이라는 입지와 시세를 알던 사람들에게는 어이없는 설명이었다. 과천이라는 입지는 단 한 번도 시세가 낮은 적이 없었다. 특히 고양시와 비교할 만한 입지가 아니라는 것이다. 

 


구체적인 시세로 비교해 보자. 2021년 1월 현재 서울특별시 아파트 평균 시세는 3.3㎡당 3486만 원으로 전국 17개 광역 지자체 중에서 가장 높다. 2위는 세종특별시로 1739만원이다. 대전광역시는 1122만 원이다. 시세가 가장 낮은 지역은 강원도로 546만원이다. 

 

만약 여러분의 한 지인이 대전광역시장이라고 해보자. 그런데, 고향이 강원도이고 거의 평생을 강원도에서 살았다고 해보자. 대전시장이 되어 대전 내 신규 아파트 분양가의 의사결정을 해야 하는 권한이 있다고 하자. 조합 등 시행사에서는 3.3㎡당 1500만 원 정도로 신청을 한다. 대전에서 가장 좋은 입지의 새 아파트라 대전시 평균보다 그 정도는 높아야 한다고 본 것이다.

 

그런데 대전 아파트 시세를 모르는 대전시장이 “내가 평생 살았던 강원도에 가면 살기 좋은 아파트가 3.3㎡당 700만 원 수준인데 1500만 원은 말도 안 되게 비쌉니다. 분양가를 낮추세요!” 여러분이라면 그 지인에게 어떤 피드백을 줄 수 있을까?

 


다시 과천시로 돌아와 보자. 현재 과천시 평균 아파트 시세는 3.3㎡당 4639만 원이다. 평균이 이 정도니 갓 입주한 새 아파트나 재건축을 앞둔 아파트들은 시세가 더 높을 것이다. 김현미 전 장관이 비싸다고 평가했던 과천 푸르지오써밋은 3.3㎡당 6000만 원 이상으로 실거래되고 있다. 참고로 과천 푸르지오써밋은 과천시에서 가장 비싼 아파트도 아니다. 

 

일산신도시 시세도 최근 크게 오르고 있다. 2019년 입주한 킨텍스 원시티의 경우도 3.3㎡당 4000만 원 이상으로 거래가 되고 있다. 하지만 일산신도시의 가장 비싼 아파트라 할지라도 과천시 아파트 시세를 넘어서진 못한다. 과천시의 가장 비싼 아파트라 할지라도 강남구나 서초구의 시세를 넘진 못한다. 지역마다 시세가 다르기 때문이다. 

 

최근 들어 HUG(주택도시보증공사)의 분양가 책정 방식과 분양가 상한제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완벽한 정책은 있을 수 없다 해도 시장과 동떨어진 가격 책정 방식은 문제가 되어 왔다. 사실 로또아파트 양산은 정책의 결과다. 시세보다 훨씬 낮은 분양가 책정으로 입주 후 첫 거래 때엔 2~3배 시세가 상승하기 때문이다. 

 

특정 지역만의 시세로 전체 부동산 시장의 시세를 평가해서는 안 된다. 시장 시세는 정부가 만드는 것도 아니고, 투기꾼이 만드는 것도 아니고, 그 곳에 사는 주민이 지불하는 가격이다. 그 사실을 인정하지 않는 이상 가격 논란은 지속될 것이다. 정부의 시장 이해와 합리적인 가격 책정을 기대한다.

 

필명 빠숑으로 유명한 김학렬 스마트튜브 부동산조사연구소장은 한국갤럽조사연구소 부동산조사본부 팀장을 역임했다. 네이버 블로그와 유튜브 ‘빠숑의 세상 답사기’를 운영·진행하고 있다. 저서로 ‘이제부터는 오를 곳만 오른다’(2020), ‘대한민국 부동산 사용설명서’(2020), ‘수도권 알짜 부동산 답사기’(2019), ‘서울이 아니어도 오를 곳은 오른다’(2018), ‘지금도 사야 할 아파트는 있다’(2018), ‘대한민국 부동산 투자’(2017), ‘서울 부동산의 미래’(2017) 등이 있다.​​​

김학렬 스마트튜브 부동산조사연구소장 writer@bizhankook.com


<저작권자 ⓒ 비즈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