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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카카오·배민…플랫폼 기업에 '이익공유제' 요구하는 까닭

"사실상 강제 수금" vs "고객 데이터로 수익 창출"…유럽선 디지털서비스세 도입

2021.01.29(Fri) 10:22:26

[비즈한국] 이익공유제를 둘러싼 정치권의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이익공유제는 코로나가 야기한 사업 환경 변화로 수혜를 입은 업종의 자발적 기부를 통해 코로나로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등을 지원하는 정책이다. 

 

현재 여당에서 논의되고 있는 안의 주된 내용은 자발적인 기부와 정부 운용기금 중 여유자금을 활용하는 상생기금을 조성하는 방식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월 27일 세계경제포럼(WEF)이 주최한 ‘2021 다보스 어젠다 한국정상 특별연설’을 통해 이익공유제의 필요성을 직접 언급할 정도로 정부도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지만 야당과 기업들의 반발이 거세 추진에 어려움을 겪는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플랫폼 기업의 수익 원천인 빅데이터의 공공성을 고려하면 이 기회에 사회적 분배에 대해 구체적으로 논의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월 22일 오후 국회에서 플랫폼 기업 상생협력을 위한 화상간담회를 열어 플랫폼 기업들의 참여를 독려했다. 사진=박은숙 기자

 

#이익공유제, 왜 플랫폼 기업에 요구할까

 

이익공유제 대상 가운데 특히 주목을 받는 건 플랫폼 기업들이다. 더불어민주당은 1월 중순 네이버와 카카오, 배달의민족, 라이엇게임즈 4개 회사와 상생 협력 사례를 공유하는 비공개 간담회를 추진했으나, 업체들이 불참 의지를 밝히며 난관에 빠졌다. 대신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22일 한국핀테크산업협회, 인터넷기업협회, 코리아스타트업 포럼 등 플랫폼기업 단체들과 화상간담회 자리를 가지며 이익공유제 참여 기업에도 혜택이 갈 수 있도록 규제 완화 등 지원 방안을 찾겠다는 의사를 전했다.​

 

기업들이 불편한 이유는 간단하다. ‘자발적’이라는 표현을 사용하지만 사실상 강제 수금이며, 기업의 혁신과 성장 유인을 약화시킨다는 주장이다. 넷플릭스, 유튜브 등 국내에서 많은 돈을 벌어들이고 있는 해외 기업과의 형평성 문제도 거론된다. 

 

이미 상생에 힘쓰고 있는데 정부·여당이 이를 무시한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한 플랫폼 기업 관계자는 “​이미지 때문에라도 작년 한 해는 수수료 면제, 자체 기금 조성 등 플랫폼 기업들의 자발적 상생이 많았다. 플랫폼 기업들의 경쟁자는 해외까지 확장되며 이는 반대로 말하면 해외 기업들이 국내에서 언제든 순위를 뒤집을 수 있다는 뜻이다. 이익공유제가 그 발목을 잡지 않을지 우려된다”​고 전했다. 

 

현재 논의되는 이익공유제의 문제가 이익 산정 기준이나 원칙이 모호한 만큼 이를 재설정한다면 현재 한국사회의 양극화 완화에 효과적일 거라는 의견도 있다. 이승윤 중앙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산업 확장을 위해 그동안 플랫폼 경제에 규제 완화 흐름이 더해졌다. 문제는 코로나19를 계기로 이들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면서 그 속도를 정부 규제나 제도가 따라가지 못한다는 점이다. 플랫폼 자본의 이익은 전통적인 비지니스 모델과 달리 네트워크 효과에 따라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한다는 점이 특이사항이다. 그만큼 벌어들이는 수익과 펼치는 사업에 공공성이 짙게 묻어 있다. 이를 분배하는 것에 대한 논의를 적극적으로 시작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금민 정치경제연구소 대안 소장은 “이익공유제의 당사자는 갑을 관계에 있는 상공인이다. 네이버, 배달의민족 등 플랫폼 기업이 갑이라면 이와 같은 플랫폼 기업을 통해 판매 등 영업 행위를 해야만 하는 다른 상공인들이 을이다. 이와 같은 갑을 관계에서 이익공유제의 실현은 결제 수수료 결정에 대해 을의 의사가 관철될 수 있도록 제도화하는 것이라고 본다. 근본적으로는 결제 수수료를 갑이 결정하고 갑의 이익 중 일부를 을에게 나눠주는 복잡한 제도보다 결제 수수료를 갑이 독단적으로 결정하는 구조를 바꾸는 게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해외선 이미 디지털서비스세 도입, 핵심은 ‘개인정보

 

해외에서는 플랫폼 기업이 개인정보가 포함된 빅데이터 활용을 통해 벌어들이는 수익에 대한 사회적 분배 요구가 거세다. 현재 유럽에서는 영국, 프랑스 등 많은 나라가 디지털서비스세(DST)를 도입했거나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은 국내·외 플랫폼 기업들에 데이터세를 부과하자는 논의가 이제 막 시작된 단계다.

 

유럽에선 개인정보가 포함된 빅데이터를 공동소유로 인식하고 이를 활용해 벌어들인 기업의 이윤 일부는 공공에 돌려줘야 한다는 논의가 활발하다.

 

핵심은 ‘데이터 자본의 비대칭성’​이다. 이승윤 교수는 “공급자와 수요자는 각각 제한된 정보에만 접속할 수 있으나 플랫폼 제공자는 두 정보 모두에 접속해 당사자 간의 상호작용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플랫폼 자체는 소프트웨어로 생산비용(또는 노동비용)을 많이 지출하지 않아도 확장할 수 있으며, 소셜네트워크나 검색엔진 같은 무료노동자가 제공하는 데이터 또한 플랫폼 제공자가 소유한다. 그럼에도 현재 데이터 소유 및 활용에 대한 규제가 매우 부족하며 이러한 비대칭성은 공정한 경쟁 또한 저해한다”고 설명했다. 

 

현행 법률에 따르면 데이터는 플랫폼 기업의 소유가 아니며, 개인정보보호법의 제한 범위 안에서 실효 활용할 수 있을 뿐이다. 기업의 법률적 소유 대상은 아니지만 경제적 활용의 대상인 셈이다. 금민 소장은 “빅데이터가 공동소유라고 가정하면 빅데이터에 의존하는 알고리즘이 창출하는 수익의 일부는 사회 구성원 모두에게 분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금 소장은 “빅데이터 창출 수익의 일부를 돌려주는 방식은 모두에게 무조건적, 보편적, 개별적으로 분배하는 방법일 수밖에 없으며 이와 같은 분배방식을 기본소득이라고 부른다. 이익공유제와 별도로 플랫폼 기업의 수익은 네트워크 효과에 의해 고객 숫자, 즉 고객 데이터 숫자가 많으면 많을수록 커지기 때문에 이러한 수익은 사실 일부 을에게 돌려줄 게 아닌 사회 전 구성원에게 기본소득으로 돌아가는 게 맞다”고 덧붙였다.

김보현 기자 kbh@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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