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리딩런 참여하고 에코백 받아가세요!”
24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6 서울국제도서전. 예스24 체험 부스 앞에는 차례를 기다리는 관람객들이 길게 줄을 섰다. 부스 안에서는 참가자들이 모니터에 제시된 문장을 빠르게 읽어 내려갔다. 제한 시간 동안 정확하게 읽은 글자 수를 달린 거리로 환산하는 체험이다.
#책 진열 대신 ‘집들이’…체험 부스 머무는 방문객들
책을 읽거나 구매하는 것 위주였던 도서전의 풍경이 달라지고 있다. 올해 도서전에는 방문객이 공간을 직접 둘러보고 미션에 참여하는 체험형 행사가 곳곳 배치됐다. 책을 진열하고 판매하는 데서 한발 나아가, 관람객이 부스 안에 머물며 독서와 관련된 활동을 직접 경험하도록 한 셈이다.
이날 밀리의서재는 집들이를 콘셉트로 한 체험형 부스를 운영했다. 서비스 출시 10주년을 맞아 부스를 현관과 주방, 욕실, 거실 등 집 내부 공간처럼 꾸몄다. 관람객은 동선을 따라 이동하며 종이책 바코드를 스캔해 전자책으로 연결하거나 웹툰·오디오 콘텐츠를 살펴볼 수 있다. 마지막 공간에는 자체 출간 도서가 진열됐다.
부스 안에서는 관람객들이 종이책 바코드를 직접 스캔하거나 우편을 작성하고, 공간 곳곳을 휴대폰으로 촬영했다. 정해진 동선을 따라 여러 체험을 거치도록 구성하면서 책과 서비스만 진열한 일반 부스보다 관람객이 머무는 시간도 길어졌다. 입구에는 내부로 들어가기 위해 차례를 기다리는 방문객들이 줄을 섰다.
밀리의서재 관계자는 “온라인에서 독서 경험을 제공하는 서비스인 만큼 오프라인 부스에도 체험 요소를 많이 넣었다”며 “관람객이 체험 과정에서 독서와 자연스럽게 가까워질 수 있도록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도서전 부스를 운영한 뒤에는 신규 가입자 유입이나 애플리케이션 이용 확대에도 일정 부분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질문으로 취향 찾고, 독서를 달리기로 바꾸고
신한은행과 서울도서관이 함께 마련한 부스에서는 참여자가 독서 유형을 파악할 수 있는 체험이 이뤄졌다. ‘문즉시재(問卽是財)’, 묻는 것이 곧 자산이다를 주제로 독서와 금융을 결합한 공간이다.
이곳에서 참여자는 일과 돈, 인간관계, 삶의 태도 등과 관련한 질문 가운데 가장 궁금한 내용을 여섯 차례 선택하고 자신의 유형을 확인할 수 있다. 유형은 △선 넘는 챌린저 △자산 갓파더 △갓생 짠테커 △팩트 디깅러 등 9가지로 나온다. 성향을 확인한 뒤에는 벽면에 마련된 금고를 열어 필사 노트를 받을 수 있다.
노트에는 부스가 선정한 추천 도서 15권이 소개됐고 책 문구를 적을 수 있다. 질문을 답하면서 자신의 성향을 확인하고, 책 속 문장을 손으로 옮겨 적으며 생각을 남기는 과정 자체를 하나의 체험으로 구성했다. 노트에는 참여자 성향에 맞춘 자산 포트폴리오 유형도 함께 제시된다. 독서 취향과 금융 성향을 연결해 은행의 브랜드 메시지를 자연스럽게 드러내려는 시도다.
예스24는 ‘리딩런 오프라인 베이스캠프’를 마련해 독서에 러닝과 게임 요소를 더했다. 최근 이어지는 러닝 열풍과 독서를 결합해 관람객이 책을 읽는 ‘리딩 러너’가 된다는 콘셉트다.
이 부스에서는 관람객이 화면에 제시된 문장을 마이크에 대고 읽으면 글자 한 자가 0.1km로 환산된다. 100자를 정확하게 읽으면 10km를 달린 것으로 기록되는 식이다. 정해진 시간에 더 많은 글자를 정확하게 읽을수록 주행 거리도 늘어난다. 일정 미션을 마친 관람객에게는 에코백 등 기념품이 제공됐다.
이날 친구와 함께 도서전을 찾은 20대 강 아무개 씨는 “굿즈와 책을 구경하러 왔다가 신기한 부스가 보여 들어왔다”며 “책을 보는 것 외에도 직접 해볼 수 있는 체험이 많아 지루하지 않고 재미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20대 관람객 송 아무개 씨는 “잘 모르던 책의 문장을 읽으면서 대충이라도 파악할 수 있어 좋았다. 집에 가서 줄거리를 더 찾아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독서와 구매로 이어질지는 미지수
도서전에 체험형 부스가 확대된 데는 온라인 중심으로 재편된 독서 시장의 영향이 크다. 온라인 서점과 전자책 플랫폼이 보편화되면서 독자가 책을 구매하고 읽는 경로는 다양해진 반면, 출판사와 플랫폼이 오프라인에서 독자와 직접 만날 기회는 제한적이다.
이에 도서전 참가 업체들은 관람객이 부스에 들어오고 머물 만한 장치를 마련하고 있다. 게임과 성향 검사, 공간 전시 등을 활용해 기존 독자뿐 아니라 독서에 익숙하지 않은 관람객과의 접점을 넓히려는 모습이다. 사진이나 영상을 촬영한 뒤 SNS에 공유하도록 유도할 수 있다는 점도 체험형 부스가 늘어나는 배경으로 꼽힌다.
다만 체험이 실제 독서와 책 구매로 이어지는지는 별개의 문제다. 게임 참여나 기념품 수령, 사진 촬영에 관심이 집중될 경우 관람객이 부스에 오래 머물더라도 정작 소개된 책이나 콘텐츠에는 관심을 두지 않을 수 있다.
이에 대해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최근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인터넷 이용이 늘면서 종이책을 접하고 읽는 방식이 상대적으로 어색해졌다”며 “체험형 부스는 관람객이 책에 흥미를 느끼고 직접 내용을 찾아보도록 유도하는 장치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관심이 실제 구매로 이어지려면 서점도 체험 과정에서 소개된 도서를 적극적으로 알릴 필요가 있다”며 “책을 단순히 진열해 소비자가 보고 구매하도록 하는 데 그치지 않고 서점에도 다양한 체험 요소를 도입하는 방안을 고민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윤채현 기자
coguszz@bizhankook.com[핫클릭]
·
30억은 통과, 3600억은 퇴짜…배민·쿠팡이츠 '자진시정' 공정위 기각 이유
·
스페이스X 놓친 미래에셋증권, 신뢰도 실적도 흔들
·
[단독] 현대건설 본사에 차량 돌진, 한남3구역 조합원 '집행유예'
·
[현장] 공공 AI의 적, 보안 위협 막을 묘책 어디 없을까
·
빗썸 지주사 얽힌 비덴트·버킷스튜디오 또 상폐 위기…소액주주 반발
·
[현장] 하림 인수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정상화' 첫날 풍경





















![[현장]](/images/common/side01.p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