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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퀵서비스 진출에 다시 불붙은 '골목상권' 논란

기존 업체 "소규모 업체 버티기 어려워" vs 카카오 "개인 수요 끌어내 파이 확장"

2021.07.08(Thu) 10:15:10

[비즈한국] 카카오모빌리티가 택시와 대리운전에 이어 퀵서비스 시장에 뛰어들었다. 대형 모바일 모빌리티 업체가 퀵서비스에 진출한 첫 사례다. 카카오는 기업 고객 위주인 퀵 중개 서비스를 개인 고객이 일상에서 활용하는 대중 서비스로 확장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카카오의 바람이 실현된다면 퀵서비스 시장과 배달 서비스 이용 행태 전반에 새 바람이 불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퀵서비스 시장을 점유하고 있는 전화 호출 업체들과의 마찰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카카오모빌리티가 기업과 일반 고객이 이용할 수 있는 ‘카카오T 퀵’ 서비스를 시작했다. 모바일 모빌리티 기업의 퀵서비스 시장 진출은 처음이다. 사진=카카오모빌리티 제공


#가격·시간 투명하게…이용자에게 선택권

 

6월 30일 카카오모빌리티는 카카오T 앱 내에 ‘카카오T 퀵’ 베타서비스를 오픈했다. 서비스 초기인 만큼 아직 출발지 기준 서울, 인천, 경기 등 수도권에서만 이용할 수 있다. 지역별·권역별로 전화 호출 기반 퀵 배달 연합체들이 시장의 주도권을 잡고 있는 상황에서 카카오는 접근성을 무기로 내세웠다. 이용자가 퀵서비스를 이용할 때 겪는 ‘정보비대칭’ 문제를 해소하고 쉽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카카오T 퀵’은 일반적인 오토바이 퀵 배송뿐만 아니라 도보, 자전거, 킥보드 등 다양한 배송수단 선택권을 제공할 계획이다. 현재는 오토바이 퀵과 택배 형태의 배송만 서비스 중이다. 선택한 수단에 따라 도착 예정 시간과 가격은 달라진다. 주로 B2B(business-to-business) 계약으로 맺어지는 퀵서비스 거래 방식과 달리, 고객이 사전에 수단을 확인하고 선택하도록 한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실제로 퀵서비스 이용법은 앱에서 택시를 호출하는 방법과 크게 다르지 않다. 카카오T 앱에서 출발지와 도착지를 입력한 후 ‘택배’, ‘퀵’, ‘퀵 급송’ 항목 중 속도와 요금을 비교해 이용할 수 있다.  

 

카카오T 앱에서 물품의 크기, 배송 수단을 선택하면 도착 예정 시간과 비용을 확인할 수 있다. 사진=카카오T 앱 캡처


카카오모빌리티 관계자는 “이전에는 퀵서비스 업체별로 서비스 형태와 내용이 제각각이었고, 가격 책정 기준도 알기 어려웠다. 앞으로는 일반 고객들도 쉽게 퀵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카카오T 퀵’과 ‘카카오T 비즈니스’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퀵서비스 특성상 기업과 기업, 기업과 개인의 업무상 수요가 높기 때문이다. 카카오는 4월 기업 전용 멤버십 서비스 ‘카카오T 비즈니스’를 출범한 후 기업을 대상으로 각종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업무 미팅을 위한 이동 서비스, 꽃‧간식 배달 서비스 등이 해당된다. 이용 내역 확인과 정산 처리가 가능한 기업 회원 전용 관리 시스템을 기반 삼아 안정적인 수익원을 확대하겠다는 큰 그림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카카오T 퀵’에도 ‘카카오T 비즈니스’ 가입 기업 3만여 개사 임직원의 유입이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시장 대격변 예고…소규모 업체와 갈등 불가피

 

카카오모빌리티의 퀵서비스 진출로 접근성과 편리성이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도 있지만, 영세 업체와 배송 기사에겐 직접적인 타격을 줄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카카오모빌리티가 택시, 대리운전 시장에서 급성장한 후 퀵서비스 시장까지 세를 넓히면서 모빌리티 ‘골목상권’에 침투하고 있다는 시각이다. 

 

국내 퀵서비스 시장에는 퀵 주문 소프트웨어를 운영‧관리하는 업체(플사)와 지역에서 퀵 기사를 관리하고 영업하는 업체(퀵사)가 있다. 기존 퀵서비스 시장은 ‘고객-플사-퀵사-퀵 기사’를 연결하는 ‘4자 구도’였다면, 카카오가 구상하는 시장 구조는 플랫폼을 통해 플사와 퀵사의 역할을 함께 담당하는 카카오모빌리티-고객-퀵 기사의 ‘3자 구도’다. 카카오모빌리티가 퀵서비스 시장에 진출하게 되면 플사와 퀵사의 역할을 동시에 맡게 돼 갈등이 불가피할 것으로 점쳐진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택시와 대리운전처럼 퀵서비스도 단기간에 대기업이 장악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대기업 플랫폼이 초기에는 수수료를 무료로 하고 이벤트성 지원금을 제공해 기사와 고객 수를 확대한 후 시장점유율이 높아지면 수수료를 높이는 전형적인 전략을 펼칠 것이란 판단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현재 다른 업체들과 달리 기사들에게 프로그램비(주문 소프트웨어 사용 비용), 보험비, 가입비 없이 운송 건 별 수수료만 받고 있다. 4월부터 6월 말까지 진행한 ‘​카카오T 픽커(기사)’​ 사전 모집 기간 중에는 등록 기사들을 대상으로 추첨을 통해 오토바이와 전동스쿠터, 최대 100만 상당의 포인트를 제공하는 이벤트를 진행했다. 카카오모빌리티에 따르면 사전 모집 10일 만에 사전 등록자 1만 명을 돌파했다. 이 중 절반 이상이 도보, 자전거, 킥보드 자가용 등의 이동 수단으로 참여를 희망해 일반인들의 관심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 퀵서비스 업체 관계자는 “대형마트가 들어오면 동네 슈퍼마켓이 죽어나가듯 대기업이 시장에 뛰어들면 우리 같은 소기업은 당연히 흔들린다. 자전거나 도보로 배달한다는 건 일반인 누구나 유입이 가능하다는 의미라 전업 종사자들 입장에선 살 길이 없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전국퀵화물수도권연합 관계자는 “본격적으로 활성화되지는 않은 상태라 이중 등록해 일하는 사람이 많지만 나중에는 기사들 이탈이 심화할 것”이라며 “택시업계나 콜 중개업, 대리운전 업계처럼 퀵서비스 업계도 소규모 회사들은 버티기 어려울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이 같은 우려에 대해 카카오모빌리티 측은 파이를 뺏는 게 아니라, 파이를 키우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카카오모빌리티 관계자는 “기업이 아닌 개인들은 그동안 퀵서비스에 친숙하지 않았다. ‘카카오T 서비스’는 기업과 개인 고객 모두 퀵서비스를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연결하는 것이 핵심이다. 개인 고객들이 직접 서비스를 이용해보면서 숨어 있던 퀵서비스 수요를 이끌어내고 결과적으로는 시장의 파이를 키우는 선순환을 일으킬 수 있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강은경 기자 gong@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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