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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랑] 충주 중원문화길① 우륵과 신립의 탄식 어린 그림 같은 남한강

탄금대서 시작해 세계무술공원, 자연생태체험관, 조동리선사유적발물관으로 이어지는 생태탐방길

2021.10.05(Tue) 12:26:43

[비즈한국] 충주를 대표하는 중원문화길 제1구간인 생태탐방길과 제2구간인 역사문화길로 나뉜다. 그중 생태탐방길은 역사와 문화, 자연을 넘나든다. 조선의 명장 신립 장군의 한이 서린 탄금대를 출발해 택견의 본고장 충주가 자랑하는 세계무술공원을 지나 아름다운 남한강의 풍광 속으로 이어지니, 쉬엄쉬엄 걸어도 좋고 강바람 맞으며 자전거도 좋다. 그림 같은 중원문화길을 따라 생태체험도 하고 선사유적도 둘러보자. 

 

우륵이 가야금을 타던 탄금대에는 조선 신립 장군의 한이 서려 있다. 탄금정 아래 열두대에서 바라보는 용섬과 두물머리 풍경이 한강8경 중 하나로 꼽힌다. 사진=구완회 제공

 

#충주관광 1번지, 탄금대

 

탄금대는 우륵이 가야금을 타던 곳이란다. 남한강과 합류하는 달천을 구경이라도 하듯, 삐죽이 고개를 내민 대문산 절벽 위에 탄금대가 자리 잡았다. 탄금정 아래 열두대에서 바라보는 용섬과 두물머리 풍경이 한강8경 중 하나라는 ‘탄금경’이다. 최근에 다시 지었다는 탄금정이야 우륵과 상관없을 테지만, 절로 감탄사가 나오는 탄금경은 그 옛날 우륵도 보았으리라. 두물머리 너머로 아름답지만 쓸쓸히 지는 석양을 바라보며 사라진 조국과 갈 수 없는 고향을 그리지는 않았을까. 

 

탄금정 아래 가파른 절벽이 ‘열두대’인 까닭은 가야금의 줄이 열둘이기 때문이 아니다. 임진왜란 당시 이곳에 배수진을 쳤던 신립 장군이 병사들을 독려하기 위해 열두 번을 오르내렸기에 붙은 이름이란다(달아오른 활줄을 식히기 위해 그랬다는 이야기도 있다). 이리도 험한 절벽을 열두 번이나 오르내렸건만, 결국 전투에서 패한 신립 장군은 열두대에서 강물로 뛰어내렸다. 충주 풍경길의 중원문화길, 그 중에서도 생태탐방길은 이렇게 아름다운 자연과 슬픈 역사가 어우러진 탄금대에서 시작한다. 

 

탄금대에 최근 다시 지은 탄금정. 사진=구완회 제공

 

#그림 같은 남한강의 풍경 파노라마

 

열두대에서 탄금대 동쪽 가파른 계단길로 내려오면 공중전화 부스를 닮은 ‘4대강 자전거길 충주 탄금대 인증센터’가 나온다. 탄금대는 국토종주 자전거길 중 팔당댐에서 출발하는 남한강길의 끝이자 문경새재로 이어지는 새재길의 시작이다. 탄금대 인증센터 안에는 기념 스탬프가 있으니, 자전거가 없더라도 찍어둔다면 기념이 될 듯. 지금 걷고 있는 생태탐방길은 상당 부분 남한강 자전거길과 겹치니 말이다. 

 

인증센터에서 새재길 방향으로 5분쯤 걸어가면 충주세계무술공원의 메인무대가 보인다. 거대한 흰색 돔이 멀리서도 눈에 잘 띄니 헤맬 이유가 없다. 이 멋진 무대에서는 2006년부터 매년 유네스코가 공식 후원하는 충주세계무술축제가 열린다. 해마다 여름에 열리는 축제 일정에 맞춘다면 더욱 풍성한 볼거리를 즐길 수 있고, 그렇지 않더라도 공원 안의 세계무술박물관과 무인민속촌, 축구장, 돌미로공원 등 둘러볼 거리들이 많다. 

 

충주 중원문화길 생태탐방길은 상당 부분 남한강 자전거길과 겹친다. 사진=구완회 제공


매년 유네스코가 공식 후원하는 충주세계무술축제가 열리는 충주세계무술공원. 사진=구완회 제공


충주세계무술공원을 충분히 즐겼다면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중원문화길의 시작이다. 제법 큰 목행대교 옆에 나란히 서 있는 아담한 목행교를 지나 충주자연생태체험관에 닿을 때까지 2시간은 족히 걸어야 하니까. 가는 내내 그림 같은 남한강의 풍경이 파노라마처럼 이어지니 지루할 일은 없다. 다만 중간에 그늘이 거의 없으니 시원한 모자와 충분한 물을 준비하는 것이 좋다. 

 

#보고 만지고 느끼는 생태와 선사유물

 

그림 같은 풍경도 살짝 지겹고 다리가 뻐근해질 무렵, 충주자연생태체험관이 보인다. 커다란 통유리 너머 풍경이 시원한 1층 가족쉼터에서 쉬거나, 날씨가 괜찮다면 지하 1층 야외 테라스에서 느긋하게 체력을 보충할 것. 충분히 쉬었다면 2층 작은 동물원에서 신기한 동물 친구들을 보거나 하늘정원을 거닐며 또 다른 풍광을 즐겨보자. 아이와 함께라면 생태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것도 좋다.

 

충주자연생태체험관. 아이와 함께라면 생태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것도 좋다. 사진=구완회 제공


충주자연생태체험관을 나와 15분쯤 걸으면 생태탐방길의 마지막 코스인 조동리선사유적발물관에 닿는다. 아니, 충주에도 선사유적이 있었나? 하는 의문이 들 수도 있다. 이곳은 비교적 최근인 지난 2005년 문을 열었다. 1996년부터 2000년까지 세 차례 발굴을 통해 출토된 빗살무늬토기, 반달돌칼, 그물추 등 신석기에서 청동기에 이르는 다양한 유물들을 전시 중이다. 

 

탄금대에서 조동리선사유적박물관까지, 중원문화길의 1구간인 생태탐방길은 대략 8km에 이른다. 부지런히 걸으면 서너 시간, 쉬엄쉬엄 즐기며 걸으면 하루 종일 걸릴 수도 있다. 물론 가능하다면, 후자를 추천한다. 

 

<여행정보>


탄금대 

△위치: 충주시 탄금대안길 105

문의: 043-848-2246

관람시간: 24시간, 연중무휴

 

탄금대 인증센터  

위치: 충주시 탄금대안길 105

문의: 043-850-6261

관람시간: 24시간, 연중무휴

 

충주세계무술공원

위치: 충주시 남한강로 26

문의: 043-850-6731

관람시간: 24시간, 연중무휴

 

충주자연생태체험관

위치: 충주시 동량면 지등로 260

문의: 043-856-3620

관람시간: 10:00~18:00, 월요일 휴관

 

조동리선사유적박물관

위치: 충주시 동량면 조동1길

문의: 043-850-3992

관람시간: 10:00~18:00, 월요일 휴관

 

필자 구완회는 대학에서 역사학을 전공하고 ‘여성중앙’, ‘프라이데이’ 등에서 기자로 일했다. 랜덤하우스코리아 여행출판팀장으로 ‘세계를 간다’, ‘100배 즐기기’ 등의 여행 가이드북 시리즈를 총괄했다. 지금은 두 아이를 키우며 아이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역사와 여행 이야기를 쓰고 있다.​​​​​​​​​​​​​​​​​​​​​​​​​​​

구완회 여행작가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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