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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랑] 경남 함양 여행② 상림 연꽃에 눈 씻고, 오도재 바람에 귀 씻고, 서암정사에서 마음 씻고

최초의 인공숲 상림, 바위에 조성한 서암정사, 구비구비 지안재와 오도재까지 '마음 치유 산책'

2021.08.31(Tue) 14:12:10

[비즈한국] 선비의 고장 함양은 또 다른 볼거리도 풍성하다. 우리나라 최초의 인공숲으로 알려진 상림숲은 통일신라 시대 최치원이 조성한 것으로 전해진다. 수려한 자연암반에 무수한 불상을 조각한 서암정사는 보기만 해도 탄성이 절로 나오는 장관이다. 여기에 뱀처럼 굽이치는 도로가 눈길을 사로잡는 지안재와 오도재까지, 보기만 해도 마음이 상쾌해지는 경관이 이어진다. 

 

최치원이 신라 시대에 조성한 최초의 인공숲으로 알려진 함양 상림. 여름이면 연못 가득 갖가지 연꽃이 피어나 그림 같은 풍경을 연출한다. 사진=구완회 제공

 

#최치원이 조성한 우리나라 최초 인공숲, 함양 상림

 

함양 도심 속에 자리한 상림은 신라 진성여왕 때 함양 태수로 부임한 고운 최치원 선생이 조성했다고 전해진다. 당시 함양의 중심을 흐르던 위천이 여름 홍수 때마다 넘쳐서 피해가 심했다고 한다. 이에 둑을 쌓아 강물의 흐름을 외곽으로 돌리고, 그 둑을 따라 나무를 심어서 숲을 조성했다는 것이다. 덕분에 이 숲은 우리나라 최초의 인공숲으로 알려졌다. 

 

조성 당시에는 위천을 따라 길쭉하게 자리했는데, 후대에 도시가 커지면서 중간 부분이 사라져 지금처럼 상림과 하림으로 나뉘게 되었다. 그 후 하림은 사람들의 주거 지역 확대로 숲이 거의 사라졌지만, 다행히 상림은 옛 모습 그대로의 풍성한 숲을 유지하고 있어 천연기념물 제154호로 지정해 보호하고 있다. 

 

상림은 조성 당시에는 위천을 따라 길쭉하게 자리했는데, 후대에 도시가 커지면서 중간 부분이 사라져 지금처럼 상림과 하림으로 나뉘게 되었다. 하림은 그 후 거의 사라졌지만, 상림은 옛 모습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사진=구완회 제공

 

상림은 신록이 물드는 봄이나 녹음이 우거지는 여름, 단풍이 아름다운 가을과 설경이 멋진 겨울 등 사계절 모두 아름답다. 특히 널찍한 연못 가득 갖가지 모양의 연꽃이 피어나는 여름이면 그림 같은 풍경을 연출한다. 숲길을 따라 조성된 오솔길은 연인과 가족들의 산책 코스로 사랑받으며 1.6km 둑길을 따라 들어선 120여 종의 나무들을 어린이 자연학습원으로도 이용되고 있다. 

 

#불심으로 이룬 현대의 석굴암, 서암정사

 

함양을 대표하는 고찰인 벽송사에서 서쪽으로 600m쯤 떨어진 곳에는 ‘현대판 석굴암’이라 부를 만한 서암정사가 있다. 한국전쟁으로 황폐해진 벽송사를 재건한 원응스님이 이곳을 찾아 장구한 발원을 세우고 지리산 자락의 장엄한 자연암반에 무수한 불상을 조각해 극락세계를 이룬 것이다. 10여 년에 걸쳐 이룩한 조각법당은 그 화려함과 웅장함이 보는 이의 시선을 압도한다. 한국전쟁 중에 희생된 수백만 원혼들의 극락왕생을 기원하고, 남북한과 세계만민이 다 함께 평화를 회복하길 기원하고, 일체 중생이 불법승 삼보를 만날 수 있기를 기원하면서 이 현대판 석굴암을 완성했다고 한다. 

 

‘현대판 석굴암’이라 부를 만한 서암정사. 지리산 자락의 장엄한 자연암반에 무수한 불상을 조각해 극락세계를 이룬 것이다. 사진=구완회 제공

 

사찰 입구에 들어서면 진리의 세계로 인도한다는 대방광문을 지나 바위에 조각된 사천왕상이 보인다. 거대한 자연암반을 깎아 만든 사천왕상은 표정과 옷자락까지 디테일이 살아 있어 당장이라도 바위에서 튀어나올 듯하다. 도량 안으로 들어가면 한국 전통 목조건물로는 특이하게 아(亞) 자 모양으로 지어진 대웅전이 중생들을 맞이한다. 그 옆으로 아미타여래가 주불인 극락세계를 형상화한 석굴법당과 수많은 불보상이 상주하는 광명운대, 스님들의 수행장소인 사자굴 등이 이어진다. ​

 

거대한 자연암반을 깎아 만든 사천왕상은 표정과 옷자락까지 디테일이 살아 있어 당장이라도 바위에서 튀어나올 듯하다. 사진=구완회 제공

 

#뱀처럼 굽이치는 도로, 지안재와 오도재

 

‘지리산 제일문’이 들어선 오도재와 지안재는 함양의 또 다른 자랑이다. 특히 지안재는 구불구불 이어지는 길로 유명한 샌프란시스코 언덕 꽃길보다 스릴 넘치는 ‘S라인 길’로 유명하다. 뱀처럼 굽이치는 도로는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한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에도 선정되었다. 지그재그 도로를 따라 지안재에 오르면 자그마한 전망대가 나오는데, 이곳에 서면 지안재의 S라인이 한눈에 보인다.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에도 선정된 지안재. 구불구불한 ‘​S라인 길’​로 유명하다. 사진=구완회 제공

 

여기서 다시 3km쯤 올라가면 지리산 구역으로 넘어가는 관문인 오도재다. 이곳에는 함양군이 지난 2006년 준공한 ‘지리산제일문’이 서 있다. 이 현판은 함양 출신 명필인 정주상 선생의 글씨란다. 오도재는 삼봉산과 법화산이 만나는 지리산 관문의 마지막 쉼터로 지리산 천왕봉을 비롯한 고산준령을 조망할 수 있다. 

 

오도재에서 내려다본 풍경. 지리산 천왕봉을 비롯한 고산준령을 조망할 수 있다. 사진=구완회 제공

 

<여행정보>


함양 상림 

△위치: 함양군 함양읍 필봉산길 49

△문의: 055-960-5756

△관람시간: 24시간, 연중무휴

 

서암정사 

△위치: 함양군 마천면 광점길 27-79

△문의: 055-962-5662

△관람시간: 24시간, 연중무휴

 

지안재 

△위치: 함양군 함양읍 구룡리 산119-3

△문의: 055-960-4520

△관람시간: 24시간, 연중무휴

 

오도재 

△위치: 함양군 휴천면 월평리 산123-20

△문의: 055-960-4520

△관람시간: 24시간, 연중무휴

 

필자 구완회는 대학에서 역사학을 전공하고 ‘여성중앙’, ‘프라이데이’ 등에서 기자로 일했다. 랜덤하우스코리아 여행출판팀장으로 ‘세계를 간다’, ‘100배 즐기기’ 등의 여행 가이드북 시리즈를 총괄했다. 지금은 두 아이를 키우며 아이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역사와 여행 이야기를 쓰고 있다.​​​​​​​​​​​​​​​​​​​​​​

구완회 여행작가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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