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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랑] 경남 남해① 남해대교 너머, 이순신 장군의 마지막을 기리다

그림 같은 남해의 풍광 속에서 노량해전과 이순신 장군을 기억하며

2021.11.09(Tue) 19:02:19

[비즈한국] ‘다도해의 보물섬’ 남해는 이순신 장군이 최후를 맞은 곳이다. 임진왜란 마지막 해전이 남해와 하동 사이 노량해협에서 펼쳐졌다. 이 전투에서 조선 수군은 대승을 거뒀지만, 이순신 장군은 남해 관음포 앞바다에서 총탄을 맞고 숨을 거두고 말았다. “싸움이 급하니 내 죽음을 알리지 말라”는 장군의 유언은 관음포에 조성된 이순신순국공원의 비석에 남아 있다. 

 

1973년 건립된 우리나라 최초의 현수교인 남해대교는 노량해협을 가로질러 남해와 하동을 잇는다. 사진=구완회 제공

 

#그림 같은 풍광 속 치열한 전투

 

여행의 시작은 그림 같은 남해대교가 한눈에 보이는 남해각이 좋다. 1973년 건립된 우리나라 최초의 현수교인 남해대교는 노량해협을 가로질러 남해와 하동을 잇는다. 샌프란시스코의 금문교처럼 붉은 남해대교가 푸른 바다와 어우러진 풍광은 지금도 관광엽서 사진처럼 아름답다. 

 

이런 모습을 조망할 수 있는 남해각은 1975년 해태그룹이 건립한 숙박휴게시설이었다. 당시 의욕적으로 관광사업에 뛰어든 해태그룹은 북쪽으로 파주의 임진각과 함께 남쪽에는 남해각을 지었다. 그 뒤로 수십 년 세월을 거치면서 노후화돼 문을 닫고 방치되던 남해각은 최근 재생사업을 거쳐 남해의 옛 모습과 이야기를 담은 ‘기억의 예술관’으로 다시 태어났다. 

 

북쪽엔 임진각, 남쪽엔 남해각. 오랜 시간 방치됐던 남해각은 최근 재생사업을 거쳐 남해의 옛 모습과 이야기를 담은 ‘기억의 예술관’으로 다시 태어났다. 남해각 내부 모습. 사진=구완회 제공

 

남해각에서 한눈에 보이는 노량해협은 임진왜란 최후의 해전이 벌어진 곳이다. 1598년 11월 19일 새벽, 칠흑같이 어두운 노량해협에서 조·명연합군은 왜군을 기다렸다. 500여 척의 왜군 함선이 이곳을 통과한다는 첩보를 입수한 이순신 장군의 작전이었다. 드디어 왜군 함대가 모습을 드러냈고, 조선 수군의 화포가 불을 뿜었다. 이어지는 화공으로 큰 타격을 입은 왜군은 남해의 관음포로 달아났다. 지금은 간척 사업으로 포구가 그리 깊지 않지만, 당시에는 수평선이 보일 정도로 깊이 들어와 있었다고 한다. 왜군은 포구를 해로로 착각하고 이리로 도주한 것이다. 하지만 그곳은 막다른 포구였고, 퇴로가 막힌 왜군은 쫓아온 조선 수군과 목숨을 걸고 싸울 수밖에 없었다. 관음포 전투는 임진왜란 역사상 가장 치열하게 전개되었고, 그 와중에 이순신 장군은 왜군의 총탄에 맞아 목숨을 잃었다. ​


#‘큰 별’이 바다에 잠기다 

 

이순신 장군이 숨을 거둔 관음포 일대는 이순신순국공원으로 조성되었다. 공원에는 국가 사적인 ‘관음포 이충무공 전몰유허’를 중심으로 호국광장과 관음포광장이 자리 잡았다. 호국광장에는 화강암으로 만든 판옥선 누대 위에 칼을 든 이순신 장군 동상이 관람객을 맞이한다. 화강암 판옥선과 이순신 장군 동상으로 구성된 이순신순국공원 상징조형물은 이순신 장군의 순국일(1598년 11월 19일)에 맞춰 전체 높이를 11.19m로 제작했으며, 장군의 탄신 472주년인 2017년 4월 28일에 건립되었다.

 

이순신순국공원 호국광장에 자리한 이순신 장군 동상. 사진=구완회 제공

 

관음포 이충무공 전몰유허에는 ‘대성운해(大星隕海, 큰 별이 바다에 잠겼다)’라는 현판을 단 비각과 유허비가 있다. 비각 앞 작은 문에는 ‘이락사(李落祠, 이순신 장군의 목숨이 떨어진 곳에 세운 사당)’라는 현판이 달려 있다. 대성운해와 이락사는 모두 박정희 전 대통령의 친필이란다. 박정희 대통령 시절, 아산 현충사와 한산도를 비롯한 이순신 장군 관련 사적지를 성역화하는 과정에서 관음포 이충무공 전몰유허 또한 정비됐다. 

 

남해각에서 걸어서 10분이면 닿는 충렬사는 이순신 장군의 사당이다. 이곳에는 이순신 장군이 임시로 묻혔던 가묘가 있다. 관음포에서 숨을 거둔 이순신 장군은 이곳에 3개월간 묻혀 있다가 외가인 아산 현충사로 옮겨졌다. 이곳에 처음 사당을 세운 건 나라가 아니라 남해 사람들이었다. 이 지역에 살던 백성들이 초가집 한 칸을 사당으로 짓고 이순신 장군의 위폐를 모신 것이 시작이었다. 이를 본 남해현령이 사당 앞에 비석을 세웠고, 이를 알게 된 조정에서 기와집으로 번듯한 사당을 짓도록 했다. 이때가 1658년, 이순신 장군이 순국하고 한 갑자(60년)의 세월이 흐른 뒤었다. 

 

이락사(위)와 이순신 장군의 가묘. 사진=구완회 제공


지금도 푸른 잔디로 덮힌 이순신 장군의 가묘 앞에는 우암 송시열이 비문을 지은 충무공묘비가 보인다. 충렬사 앞바다에는 남해대교를 배경으로 거북선이 복원되어 있는데, 전문가의 꼼꼼한 고증을 거쳐 화포 등을 설치한 내부까지 들어가 볼 수 있다.

 

<여행정보>


남해각

△주소: 경남 남해군 설천면 남해대로 4216

△문의: 055-860-8611

△관람시간: 09:00~18:00, 월요일 휴관

 

이순신순국공원

△주소: 경남 남해군 고현면 남해대로3883번길 100

△문의: 055-860-3786

△관람시간: 상시 개방

 

남해 충렬사

△주소: 경남 남해군 노량로183번길 27

△문의: 055-860-8631

 

필자 구완회는 대학에서 역사학을 전공하고 ‘여성중앙’, ‘프라이데이’ 등에서 기자로 일했다. 랜덤하우스코리아 여행출판팀장으로 ‘세계를 간다’, ‘100배 즐기기’ 등의 여행 가이드북 시리즈를 총괄했다. 지금은 두 아이를 키우며 아이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역사와 여행 이야기를 쓰고 있다.​​​​​​​​​​​​​​​​​​​​​​​​​​​​​​​​

구완회 여행작가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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