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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미화원에 욕설·갑질 의혹, 광주 남구청 공무원 어떻게 됐나

민원 제기 후 부서 이동했지만 같은 사무실 "공포스러워"…남구청 "감사과 조사 중, 기존 업무서 배제"

2022.06.14(Tue) 14:30:03

[비즈한국] 광주광역시 남구청 소속 청소 위탁업체를 관리하는 6급 공무원이 소속 환경미화원 A 씨에게 갑질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A 씨에 따르면 공무원 B 씨는 개인적 용무로 지속해서 A 씨를 불러내거나, 평소 욕설을 하는 등 2년여간 갑질을 일삼았다.

 

청소 위탁업체를 관리하는 공무원이 환경미화원에게 갑질을 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사진은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 없다. 사진=연합뉴스


비즈한국 취재진이 입수한 녹음본 등에 따르면 공무원 B 씨는 A 씨에 ‘XX놈’ 등 욕설을 여러 번 하며 반말로 업무지시를 하기도 했다. 노동조합은 B 씨가 평소 환경미화원들에게 반말을 하고 고압적으로 소리를 지르는 일이 다반사였다고 주장한다.

 

A 씨는 “이 공무원은 우리 청소업체를 관할하는 담당자였다. 자기 기분이 좋지 않으면 ​노조 위원장인 내게도 ​명령하거나 부당한 업무 지시를 했다. 개인적인 용무를 시키기도 했다. 2년 동안 이런 일이 반복됐다”고 털어놨다. 

 

2022년 5월 23일 A 씨가 민원을 제기한 신고서 내용 일부. 사진=광주광역시생활환경 노동조합


그는 이러한 상황을 참을 수밖에 없었다고 말한다. A 씨는 “아무래도 우리가 위탁업체이다 보니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 담당 공무원인데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불안감 때문이다. 다른 직원들도 웬만하면 참고 넘겼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올해 3월 남구청과 환경미화원, 소속 회사와 면담을 한 뒤 A 씨는 신고를 결심했다. 면담 자리에서 공무원 B씨가 “다리 꼬지 마! 예의를 지켜야지. 어디서 건방지게 담당 공무원이 왔는데 다리를 꼬고 있어” 같은 말을 하면서 고압적인 태도로 일관했기 때문이다. 

 

#신고 후 “마주칠까 두려워” 정신적 고통 호소

 

A 씨는 지난 ​5월 23일 ​남구청에 민원을 제기했고, 남구청은 현재 조사 중이다. 광주광역시 남구청 감사과 관계자는 “아직 결정된 사항은 없고 절차대로 진행되고 있다. 언제쯤 결과가 나올지 등에 대해서는 아직 이야기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청소업체 노동조합은 민원 제기 후 구청 측 조치에 문제가 있다고 주장한다. 민원 신고 이후 공무원 B 씨는 청소행정과에서 환경생태과로 부서가 바뀌었는데, 기존 업무에서 명확하게 배제됐다고 보기 어렵다는 것. A 씨는 “원래 두 부서는 하나의 부서였다가 갈라진 것이다. 바로 옆 부서라 사무실도 같은 곳이다. 구청에 갔다가 B 씨​를 마주치기라도 할까 봐 노조 업무도 제대로 보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대기발령이 아닌 부서 이동 조치만을 했다는 것도 문제로 꼽힌다. 남구청 홈페이지에 있는 직원·업무 명단에는 아직 B 씨의 소속과 업무가 예전 그대로 청소행정과로 명시돼 있었다. 

 

공무원 B 씨는 청소행정과에서 환경생태과로 옮긴 상태지만 남구청 홈페이지에는 여전히 청소행정과로 올라 있다. 사진=광주광역시 남구청 홈페이지

 

민원이 접수된 후 B 씨는 A 씨에 “시간 되면 통화 한 번 하자”며 문자를 보냈다. A 씨는 이 모든 상황이 공포스럽다고 호소했다. 그는 “스트레스가 심한 상황이다. 정신과 치료를 계속 받고 있다. (공무원 B 씨가) 다시 돌아올 수 있다는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광주광역시 남구청 청소행정과 관계자는 “현재 감사과에서 조사 중인 사안으로 해당 공무원은 다른 부서로 인사조치했다. 원래 하던 업무에서는 완전히 배제된 상태”라고 말했다. 

 

비즈한국은 공무원 B 씨에게도 수차례 전화를 걸고 문자메시지를 남겼지만, 연락이 오지 않았다.​

 

#갑질 사태 근본적 원인은…하청업체 탓?

 

현재 광주광역시 남구청은 생활폐기물 수집·운반을 민간업체에 위탁하고 있는데, 폐기물관리법에 따라 매년 1회 이상 평가를 하고 이에 따라 계약 해지 여부를 결정한다. A 씨가 소속된 업체는 위탁업체로 선정된 2016년부터 매년 80점(100점 만점) 이상 점수로 우수 등급을 받았다. 

 

노조원들은 지자체 소속이 아닌 민간 위탁업체 소속이기 때문에 공무원들의 갑질을 그대로 당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한다. 현행 법으로는 지자체 자율로 청소업무를 민간에 위탁할 수 있다. 환경부에 따르면 2021년 지자체 생활폐기물 수집 운반 업체는 총 1015개로, 지자체가 직접 운영하는 직영은 194개, 대행업체는 821개다. 대행업체가 4배 넘게 많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직영보다 ​대행업체에서 ​사고가 많이 발생한다. 2015년부터 2017년까지 3년간 발생한 환경미화원 사망 사고 18건 가운데 직영은 2명인 반면, 위탁은 16명으로 8배나 많다. 고용노동부는 사고 발생 위험이 높은 대형폐기물 수집·운반을 주로 위탁업체에서 처리하기 때문으로 본다. 

 

현장에서는 폐기물 처리 업무를 지자체 직영으로 운영해야 한다고 말한다. 오준표 광주광역시생활환경노동조합 위원장은 “민간위탁으로 하니 공무원이 힘이 생길 수밖에 없다. 담당 공무원이 업체 선정을 좌지우지하기 때문에 위탁업체와 직원들이 공무원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희민 한국노총 전국연합노동조합연맹 법률지원차장은 “환경미화원의 열악한 처우는 근본적으로 환경공무직 신분이 명확하지 않다는 데에서 비롯된다. 공무직(공공기관 무기계약직)이라는 용어도 정식 명칭이 아니다. 이전에는 호칭체계도 없어서 ‘아줌마, 아저씨’ 등으로 불리고 휴게시설도 제대로 없었다. 그러다 보니 갑질을 해도 된다는 인식이 생긴다고 본다. 직영이 된다면 해당 기관의 호칭체계를 따라갈 수 있고 급여에서도 통일된 임금 체계와 대우가 가능해진다”고 지적했다. 

전다현 기자 allhyeon@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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