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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보통의 투자] 현재가 암울할 땐 올바른 미래에 투자를 '지속가능 연계 채권'

성과 목표 달성에 따라 금리 달라지는 구조…장점 많지만 국내 시장은 미미한 관심

2022.11.09(Wed) 15:49:06

[비즈한국] 세상에서 가장 어리석은 사람이 돈을 땅에 묻어두는 사람이고, 다음으로 어리석은 사람은 은행 정기 예금에 돈을 묻어두는 사람이라고 한다. 사실 요즘에는 현금을 보유하고 있는 것이 가장 중요해 보인다. 왜냐하면 저평가 혹은 저점이라는 인식이 있을 때 투자 기회를 잡아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변동성이 크고, 투자심리가 위축된 시장에서 좀처럼 투자 기회를 잡기란 쉽지 않다. 그러나 유망한 재테크 수단들을 미리 알아두면 보유한 현금으로 언제든 투자할 수 있다는 점에서 아직 꽃을 덜 피운 투자처를 소개할까 한다.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미국 2년물 국채금리가 연중 최고치를 경신했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금리 인상 중단에 대해 생각하거나 언급하는 것은 매우 시기상조”​라며 “​우리는 갈 길이 멀다”​고 밝힌 것이 매파적 발언으로 인식됐기 때문이다. 인플레이션이 지속되고, 통화 긴축이 이어지면서 크레딧 리스크 우려도 불거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환경에서 ESG(환경·사회·지배구조)에 대한 관심도와 매력은 떨어지고 있다. 여기다 안심전환대출 실행 등 주택저당증권(MBS) 발행 유인이 많아지고 있고, 은행권의 자금 조달도 확대된 것도 ESG 채권 발행이 줄어드는 요인이다.

 

하지만 에너지 안보 시대에 오히려 ‘환경’​과 ‘​사회적 책임’​은 더 중요해지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을 높였을 뿐 아니라 에너지 공급망의 패러다임 전환을 가져왔다. 러시아가 에너지 수출을 무기화하면서 유럽도 에너지 안보를 강화하기 위해 에너지 수입에 있어 탈러시아를 선언했다. 미국에서는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으로 친환경 정책이 가속화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물론, 중간선거 이후 IRA가 수정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것도 사실이지만, 아직 법안 수정 가능성에 대해서는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그런데도 내년 이후 ESG가 사회적 대세가 될 것이라는 관측은 변함이 없다.

 

KB증권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채권 ESG 펀드 자산 규모는 지난해보다 17% 상승한 6450억 달러다. 내년에는 1조 달러를 초과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최근에는 ESG 채권, 즉 사회적책임투자채권(SRI) 중 하나인 지속가능 연계 채권(sustainability-linked bond·SLB)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근 SLB는 녹색채권, 사회적채권, 지속가능채권과 함께 SRI에 포함됐다. 일반 ESG 채권의 상반기 발행량이 전년 대비 약 18.9% 감소했지만, SLB의 상반기 발행량은 전년 대비 약 15.6% 증가하면서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는 점도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SLB는 자금 용도에 제한이 없고, 지속가능성과 목표(Sustainability Performance Targets·SPT)를 선정하는 게 핵심이다. 발행 기업이 지속 가능한 성과 목표를 설정하고 목표를 달성하는 동안에는 낮은 금리, 목표에 미달하면 금리가 높아지는 구조이기 때문에 투자자 입장에서는 추가 이자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SLB는 SPT 설정만으로도 발행할 수 있기 때문에 원자재, 산업재 등 탄소 감축이 어려운 산업과 ESG 프로젝트와 연결된 비용이 비교적 낮은 소비재 산업도 참여할 수 있어 일반 ESG 채권의 약점을 보완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현재까지 발행된 SLB 가운데 온실가스 감축량, 폐기물 감축량, 신재생에너지 사용량 등 사회나 지배구조보다 정량화가 가능한 환경 관련 목표가 대부분을 차지하면서 자금 사용의 영향도를 쉽게 확인할 수 있다는 점도 투자에 긍정적인 점이다.

 

SLB는 SPT 달성에 따라 금리와 금융조건이 변동되기 때문에 외부기관 검토와 1년 주기 보고가 의무사항이다. 반면 일반 ESG 채권의 경우 외부기관 검토는 권고사항으로 규정돼 있어 조달 자금 사용과 영향에 대해 파악하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이 때문에 일반 ESG 채권은 기관 투자자 중심으로 투자가 이뤄지고 있지만, SLB는 다양한 투자자들이 참여할 수 있다. 이처럼 여러 장점으로 SLB가 주목받고 있지만, 아직 국내 SLB 시장은 미미한 단계다. 그러나 SLB가 기업의 ESG 활동에 동기 부여가 될 수 있고, 다양한 산업의 자금 조달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은 향후 시장 성장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겨울의 첫 절기인 입동도 지났지만, 포근한 가을날이 이어지고 있다. 입동이 추우면 그해 겨울이 춥고, 따뜻하면 겨우내 따뜻하다는 속설이 있다. 지금의 온기가 겨우내 투자자들의 마음속에도 지속되길 희망한다.

김세아 금융 칼럼니스트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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