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바로가기 본문바로가기
전체메뉴
HOME > Target@Biz > 이슈

기업 영업잉여 지속적 감소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

세수, 투자, 임금 등 악영향 우려…"정상적 영업이익 인정하는 분위기 중요"

2023.04.07(Fri) 17:36:42

[비즈한국] 기업과 자영업자가 한 해 동안 생산 활동을 한 뒤 수익으로 가져가는 영업잉여 비중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노동자에게 주는 임금을 제외한 영업잉여가 줄어들게 되면 기업들의 투자 여력이 사라지는 것은 물론 기업이 국가에 내는 세금도 감소하게 된다. 자금난 우려로 노동자 임금 인상에도 소극적인 자세를 취할 수밖에 없고, 자칫 문을 닫는 기업들도 생겨나게 된다. 이런 상황은 올해 들어 법인세를 포함한 국세 수입이 급감하고, 자영업자들이 문을 닫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4일 오후 열린 국회 본회의 대정부 질문에서 국민의힘 강대식 의원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민생산 3대 주체(가계·기업·국가) 중 하나인 기업에게 분배되는 소득 가운데 노동자 임금을 제외한 이자와 이윤 등이 ‘영업잉여’다. 즉 영업잉여란 기업이 가지고 있는 자산을 통해 얻은 소득(이자·로열티·지대)과 기업 생산활동으로 발생하는 소득(이윤)을 합한 것이다.

 

영업잉여와 가장 비슷한 의미를 가진 용어는 기업 손익계산서 중 ‘영업이익’이다. 그런데 한국은행과 국회예산정책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에서 기업의 영업잉여가 차지하는 비중이 해마다 감소하고 있다. GDP 대비 기업의 영업잉여 비중은 2017년에 26.9%를 차지했으나 2018년에 25.8%로 감소했다. 이러한 감소세는 코로나19 팬데믹 동안 지속되면서 2019년에 23.1%, 2020년에 21.3%, 2021년에 21.0%까지 줄었다.

 

특히 2022년에는 GDP 대비 기업 영업잉여 비중이 19.6%를 기록하며 20%대가 무너졌다. 올해도 이런 영업잉여 비중 감소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코로나19 여파는 가시고 있지만 3고(고물가·고환율·고금리) 영향으로 영업잉여 비중은 19.5%로 소폭 하락할 것으로 추정된다. 6개월 연속 수출 감소 등으로 기업이 생산·판매로 얻는 이익이 줄어든 상황에 부동산 가격 및 주가 하락 등으로 자산으로 얻을 수 있는 소득 역시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여기에 고물가를 고려해 노동자 임금을 인상할 수밖에 없었던 점도 영업잉여 비중 하락에 영향을 줬다.

 

실제 지난해 기업들의 영업이익을 보면 전년 대비 대폭 줄었다. 한국거래소의 ‘12월 결산법인 2022사업연도 결산실적’에 따르면 지난해 유가증권시장 상장법인 604개사의 매출액(연결기준)은 2814조 9183억 원으로 전년(2319조 8841억 원) 대비 21.3% 증가했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159조 4124억 원으로 전년(186조 8947억 원) 대비 14.7% 줄었다. 법인세 등을 뺀 순이익도 전년(159조 463억 원) 대비 17.3% 감소한 131조 5148억 원에 그쳤다.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업무용 빌딩들. 사진=연합뉴스


코스닥 상장 기업도 사정은 그다지 좋지 못했다. 코스닥 시장의 경우 12월 결산법인 1217사 중 전년과 실적 비교가 가능한 1100사의 연결 기준 매출액이 273조 3867억 원으로 전년(228조 371억 원) 대비 19.9% 늘었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15조 3721억 원으로 전년(15조 2567억 원) 대비 0.8% 증가해 사실상 제자리걸음을 했다. 순이익은 8조 6776억 원으로 전년(11조 3452억 원) 대비 23.5% 감소했다. 장사는 나쁘지 않게 했지만 원자재 가격과 임금 상승 등으로 기업에 떨어지는 영업이익은 악화된 것이다. 이처럼 기업들의 영업이익이 줄어들면서 부채비율도 증가했다. 부채비율은 유가증권시장에서 117.53%로 전년 대비 1.41%포인트 증가했고, 코스닥시장도 107.3%로 1.1%포인트 늘었다.

 

기업들의 영업이익 악화, 영업잉여 비중 하락은 세수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올해 1∼2월 국세수입은 54조 2000억 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5조 7000억 원 줄었다. 3월부터 사정이 나아져 지난해와 같은 수준의 세금을 걷는다고 하더라도 올해 세수는 세입예산(400조 5000억 원)보다 20조 3000억 원 모자랄 전망이다.

 

경제계 관계자는 “기업들의 수익이 갈수록 나빠지고 있는데 이는 결국 세금 감소와 투자 부진, 고용 둔화 등을 초래하게 된다”며 “정부가 나설 수밖에 없지만 세금 부족으로 복지나 직접 고용에 쓸 돈도 모자라게 된다. 이러한 악순환을 막기 위해서는 기업들의 정상적 영업이익까지 문제 삼는 사회 분위기가 바뀔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승현 저널리스트

writer@bizhankook.com

[핫클릭]

· [그린 패피 탐사대⑦] 얼굴에 바르는 화장품이 미세플라스틱 덩어리
· 남양유업 승리, BYC·태광 고배…행동주의 펀드 '승패' 가른 원인은?
· 10대 건설사 비정규직 비율 또 늘었다
· 로봇개 테마주 다믈멀티미디어, 고스트로보틱스와 관계 의구심 '증폭'
· 휠라코리아 오너 2세 윤근창 개인회사 배당 급증…승계와 무슨 관련?


<저작권자 ⓒ 비즈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