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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행 따라 실적 오락가락, 국순당 '중심' 잡아줄 신사업 안 보이네

상반기 영업이익 반토막, 와인·스마트팜 사업도 부진…오너 3세 배상민 대표 경영능력 입방아

2023.09.08(금) 11:26:37

[비즈한국] 최근 막걸리 업계는 부푼 꿈에 들떴다. MZ세대 사이에서 막걸리가 ‘힙걸리’로 불리며 인기를 끌면서 제2의 막걸리 전성기가 돌아올 것이란 기대감이 커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스파탐 논란이 찬물을 끼얹은 데다 주요 업체들의 실적 부진도 이어져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서울 대형마트에서 판매 중인 국순당 막걸리 제품. 올 상반기 국순당의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7%, 영업이익은 46% 감소했다. 사진=박해나 기자


#부활 조짐 어디 가고…상반기 실적 부진

 

막걸리 업계에 봄이 다시 찾아올까. 2010년대 초반 전성기를 누렸던 막걸리 시장이 최근 부활 조짐을 보였다. 2021년 막걸리 출고액은 10년 만에 5000억 원을 넘어섰고, 지난해 출고액은 5200억 원을 돌파했다. 뉴트로 복고 트렌드가 인기를 끌고, 저도수 주류 소비층이 확대되면서 막걸리를 찾는 소비자가 늘었기 때문이다. 한국막걸리협회 관계자는 “MZ세대의 관심도가 상당히 높아졌다. 행사를 열고 직접 만나보면 젊은 층에서 전통주에 관심이 커졌다는 것을 체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적 부진으로 허덕였던 전통주 대표 기업 국순당도 막걸리 시장의 성장세를 타며 숨통이 트였다. 2015년부터 이어지던 적자가 2020년 흑자로 돌아선 후 영업이익이 꾸준히 상승세를 보였다. 2021년 85억 원을 기록했던 영업이익은 지난해 91억 원으로 늘었다. 

 

하지만 올해 들어 분위기는 한풀 꺾인 모양새다. 올 상반기 국순당 매출은 354억 원으로 전년 동기(381억 원)보다 7% 줄었고, 영업이익은 반 토막 났다. 상반기 영업이익은 33억 원으로 집계됐는데, 지난해 같은 기간(61억 원)보다 46% 줄어든 수치다. 국순당 측은 상반기 실적과 관련한 별도의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업계에서는 “경기 침체로 주류 시장 전반이 침체기에 빠졌고, 국순당도 올해 상황이 좋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국순당은 매출의 40% 이상이 막걸리에서 비롯된다. 막걸리 시장 분위기에 따라 실적이 갈린다. 이런 상황에서 하반기 시장 전망도 긍정적이지 않아 업계에서는 국순당이 또 한 번 위기를 맞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지난 7월 세계보건기구(WHO)가 인공감미료 ‘아스파탐’을 발암가능물질로 분류하면서 막걸리 업계에 불똥이 튀었다. 주요 막걸리 업체가 단맛을 내기 위해 아스파탐을 사용하기 때문이다. WHO​ 발표 이후 대형마트의 막걸리 판매량은 전년 대비 2~5%가량 줄었다. 업계 관계자는 “아스파탐 논란이 불거지고 나서 한동안 영향이 있던 것은 사실이다. 지금은 어느 정도 논란이 가라앉은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하반기 시장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 한국막걸리협회 관계자는 “경기가 나빠지면서 소비자들이 외식을 줄이고 그로 인해 주류시장이 전체적으로 위축됐다. 하반기 경제 상황에 따라 시장 분위기가 좌우될 것”이라며 “고급 술의 경우 경제가 좋아지면 구매력 높은 소비층을 대상으로 회복되지만, 막걸리처럼 대중적인 술은 경기가 좋아져도 소비력이 곧바로 회복될지는 미지수”라고 전했다.

 

하반기 막걸리 시장의 전망이 긍정적이지 않은 만큼 업계에서는 국순당의 실적 반등도 어려울 것이라 예상이 커지고 있다. 사진=박정훈 기자

 

#와인 사업은 역성장, 스마트팜 사업은 지지부진

 

국순당은 전통주 분야에만 사업이 집중되다 보니 주류 트렌드에 따라 실적 변동폭이 크다. 오래전부터 다각화를 고민하며 신사업 찾기에 골몰했지만 아직까지 성과를 내는 신사업은 전무한 상황이다.

 

국순당은 2003년 해태앤컴퍼니를 인수하며 와인 사업에 뛰어들었다. 최근 이탈리아 대표 와이너리의 와인 5종을 국내에 독점 수입, 공급을 계약하는 등 와인 사업 확대에 힘쓰고 있다. 하지만 성장세는 주춤하다. 국순당 와인 매출은 2021년 107억 원에서 2022년 102억 원으로 오히려 줄었다.

 

한때 국순당이 신규 사업으로 ‘화장품’을 점찍었다는 얘기도 흘러나왔다. 2018년 신규 사업목적에 ‘화장품 제조·판매업’을 추가했기 때문이다. 당시 국순당이 누룩 추출물 등을 활용한 발효 화장품을 개발 중이라는 소문이 업계에 돌았지만 현재까지 출시된 제품은 없다. 

 

국순당 측은 화장품 사업은 추진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국순당 관계자는 “순수한 연구 차원의 단계였다. 화장품 사업의 연구를 위해 사업 목적에 ‘화장품 제조·판매업’을 추가했던 것”이라며 “발효를 기반으로 하는 여러 사업에 관심이 있고, 화장품도 그 중 하나였다. 당장 사업을 시작하겠다거나 시장 진출을 하겠다는 의도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최근 국순당이 주목하는 것은 스마트팜 사업(정보기술을 사용한 농장)이다. 2015년과 2016년 두 차례에 걸쳐 스마트팜 기업 팜에이트에 투자, 지분 26%를 보유한 2대 주주에 올랐다. 당시 샐러드 사업이 관심을 끌며 팜에이트의 성장세가 이어졌고, 사업 가능성을 확인한 국순당은 2020년 스마트팜 기업 ‘팜업’을 설립했다.

 

하지만 스마트팜 사업도 좀처럼 풀리지 않는 분위기다. 지난해 팜에이트는 120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고, 올 상반기 영업손실도 60억 원으로 집계됐다. 팜업은 법인 설립 후 매출을 전혀 내지 못했다.

 

국순당의 신사업이 안갯속을 헤매면서 배상민 대표의 경영능력도 입방아에 오르내리고 있다.  오너가 3세인 배 대표는 2020년 취임 후 상장폐지 위기에 처했던 국순당의 실적 반등을 이끌며 주목 받은 바 있다. 국순당의 스마트팜 사업이 배 대표의 주도 하에 추진된 것으로 알려진 만큼 향후 성과가 경영능력의 평가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국순당 측은 신사업 및 하반기 전략을 묻는 비즈한국의 질의에 답변을 하지 않았다.

박해나 기자 phn0905@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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