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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벨리곰' 나올까…롯데, 유통업 침체 IP사업으로 돌파구

유명 IP 팝업스토어 인기 끌자 유통업체들 팬덤 형성 위해 각축…'한 때 유행' 경계해야

2024.04.12(Fri) 13:29:00

[비즈한국] 유통업계 부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롯데가 IP(Intellectual Property·지식재산권)사업을 확대하며 돌파구를 찾고 있다. 업계에서는 자체 캐릭터인 ‘벨리곰’의 성공으로 롯데가 IP사업에 자신감이 붙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IP사업이 쉽지 않은 영역인 만큼 조심스러운 접근이 필요하다는 조언도 나온다.

 

롯데가 IP 사업 확대에 나선다. 슈퍼 IP와 협업해 고객을 오프라인으로 끌어오고, 자체 IP 사업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사진=박정훈 기자

 

#자체 IP 사업에서 자신감 얻은 롯데, 슈퍼 IP와의 협업까지

 

롯데가 IP 활용 사업 확대에 나선다. 집객효과가 보장된 슈퍼 IP를 활용해 오프라인으로 고객을 끌어오겠다는 계획이다. 최근 신동빈 롯데 회장은 콘텐츠 비즈니스 관련 회의에 참석해 “전 세계 유수 콘텐츠 IP 기업들과 협업하며 콘텐츠 비즈니스를 강화해 달라”, “롯데의 자산 가치를 높일 수 있는 중장기 지속 가능한 모델 개발에 힘써 달라”며 IP 사업 강화를 주문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단 롯데 특유의 물량공세 전략으로 승부수를 띄운다. 통상 계열사 개별적으로 진행하던 콘텐츠 사업을 대규모 통합 행사로 진행하기로 한 것이다. 롯데는 4월 26일부터 5월 19일까지 롯데백화점, 호텔롯데, 롯데웰푸드 등 10개 계열사가 모여 포켓몬 콘텐츠 행사를 진행한다.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와 인근 광장을 포켓몬 콘텐츠로 꾸미고, 포켓몬 IP를 활용한 라이선스 상품 출시, 포켓몬 영화·콘서트 등도 상영할 계획이다.

 

롯데가 콘텐츠 비즈니스 강화에 나서며 업계 관심도 쏠리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계열사가 모여 대규모로 준비하는 행사인 만큼 집객 효과가 높을 것으로 보인다. 고객 관심을 끄는데 성공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오프라인 시장이 침체기에 빠지며 유통업계에서는 콘텐츠 사업에 관심을 쏟고 있다. 팬덤이 형성된 유명 IP 관련 팝업스토어를 열며 고객을 오프라인으로 끌어 모으는 방식이다. 현대백화점은 지난해 유튜브 채널 인기 캐릭터 ‘빵빵이’, 애니메이션 ‘슬램덩크’, 에버랜드 판다 ‘푸바오’ 등의 팝업스토어를 선보여 흥행에 성공했다. 신세계백화점도 지난해 11월 헬로키티 팝업스토어를 열어 높은 인기를 얻었다. 11일간 진행한 팝업스토어에서 발생한 매출은 11억 원을 기록했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IP사업은 유망한 사업 분야 중 하나다. 유통업계는 사람들이 모여야 매출이 발생하는 만큼 집객 효과를 위해 IP사업 확대에 관심을 기울이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롯데도 그간 콘텐츠 사업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져왔다. 다만 다른 유통사와 달리 유명 IP와의 협업보다는 자체 IP 확대에 집중하는 분위기였다. 롯데의 콘텐츠 사업 성공 사례로 꼽히는 롯데웰푸드의 가나초콜릿하우스나 롯데홈쇼핑 벨리곰 캐릭터 등은 모두 자체적으로 발굴한 콘텐츠다.

 

업계에서는 롯데가 자체 캐릭터 사업을 전개하면서 IP 사업에서의 가능성을 확인하고 보다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는 것으로 분석한다. 2018년 롯데홈쇼핑이 자체 개발한 벨리곰은 유통업계 캐릭터 중 가장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현재 SNS 팔로워 숫자는 160만 명을 넘어서고, 2022년부터 시작한 굿즈 사업 등으로 벌어들인 누적 매출액은 200억 원가량이다. 벨리곰의 흥행에 롯데홈쇼핑은 IP사업을 미래 먹거리로 낙점하기도 했다.

 

이종우 아주대 경영학과 교수는 “유통업은 여러 브랜드의 제품을 유통하는 것이 본업이다. 자체적으로 상품을 개발하지는 않다 보니 그간 IP 사업에 큰 관심이 없었다. 하지만 롯데의 경우 자체 캐릭터인 ‘벨리곰’의 성공을 보며 IP 사업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으로 보인다”며 “자체 캐릭터만으로도 고객들이 모인다는 것을 확인한 롯데가 자본력 등을 투자해 적극적으로 IP 사업을 확대하려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롯데가 벨리곰 성공으로 IP 사업에 대한 자신감을 얻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사진=벨리곰 인스타그램

 

#자체 캐릭터를 슈퍼 IP로? ‘제2의 벨리곰’ 또 나올 수 있나

 

롯데는 유명 IP와의 협업뿐만 아니라 자체 IP 사업 확대에도 나설 계획을 밝혔다. 벨리곰과 같은 캐릭터를 추가적으로 발굴해 슈퍼 IP로 키우겠다는 의지다. 롯데는 ‘제2의 벨리곰’을 만들기 위해 캐릭터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롯데홈쇼핑에서는 벨리곰의 세계관을 확장하고 꼬냥이(고양이), 달달구리(너구리), 자아도치(고슴도치), 마라마라(라마) 등의 신규 캐릭터를 추가로 선보였다. 롯데월드에서는 캐릭터 유니버스 브랜드 ‘꿀럭(GGUL LUCK)’​의 신규 캐릭터 ‘모리스 앤 보리스’를 새롭게 선보이며 오프라인 매장 확대에도 나섰다. 롯데백화점도 키즈 복합몰 전용 캐릭터 ‘킨더유니버스’를 선보였다.

 

하지만 아직 신규 캐릭터는 인지도가 낮고, 수익성 등을 기대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벨리곰의 경우 기대하지 않았던 것이 우연히 대박난 케이스다. 사업까지 염두에 두었던 것이 아니었는데 대박이 나면서 자연스럽게 IP사업 확대까지 간 것으로 알고 있다”며 “롯데가 이런 캐릭터를 또 만들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롯데홈쇼핑 관계자는 “벨리곰 외 다른 캐릭터를 꾸준히 개발하고 있다. 세계관이나 스토리 작업에 상당한 시간이 걸리다 보니 순차적으로 진행 중”이라며 “캐릭터 사업이라는 게 팬슈머(소비자가 상품·브랜드를 키우는 것)의 영역이다. 아직 팬들 사이에서는 신규 캐릭터들이 벨리곰의 친구 정도로 인지되고 있다. 계속해서 콘텐츠를 확대해 나가면서 인지도를 높여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종우 교수는 “유통사들이 차별화 전략을 골몰하는 시점에서 캐릭터, 콘텐츠를 활용하는 방식은 긍정적인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콘텐츠 사업은 시시각각 변한다는 리스크가 있다”며 “어느 순간 캐릭터의 인기가 시들해지기도 하고, 갑자기 알려지지 않았던 캐릭터가 뜨기도 한다. 기복이 심하고 어려운 사업이라 조심스러운 접근이 필요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박해나 기자 phn0905@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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