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해 6월 취임 이후 경제 관련 언급을 할 때 강조하는 것 중 하나가 잠재성장률을 반등시키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잠재성장률을 3%대로 반등시키겠다는 이 대통령의 공약과 달리 2%대마저 무너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심지어 2056년 무렵에는 잠재성장률이 0%를 간신히 유지하는 수준까지 떨어지면서 성장 엔진 자체가 식을 것이라는 전망마저 나오고 있다.
자칫 선진국의 문턱에서 주저앉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이에 반해 세계 1위 경제 대국인 미국은 잠재성장률이 2023년에 한국을 앞지른 것은 물론 격차를 더욱 벌려 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이 대통령이 미국 주식에 쏠리는 국내 투자자들에게 국내 주식을 사라고 독려하고 있지만 향후 경제 전망을 보면 녹록지 않은 것이다. 이러한 잠재성장률 격차 확대는 고환율 문제 해결도 어렵게 만들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월 30일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Fitch)는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기존과 같은 ‘AA-’, 등급 전망을 ‘안정적’으로 유지했다. ‘AA-’는 피치의 등급 체계에서 네 번째로 높은 등급으로, 영국·벨기에·대만 등과 같은 등급이다. 하지만 피치는 한국의 잠재성장률 추정치를 기존 2.1%에서 1.9%로 하향 조정했다. 잠재성장률이 물가 상승을 유발하지 않고 모든 생산요소를 동원해 달성할 수 있는 최대 성장률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한국 경제의 성장 동력이 식어가고 있다는 의미다. 우리 경제가 올해 1.9%를 웃돌아 성장할 경우 물가 상승을 자극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 대통령이 대선 기간은 물론 취임 이후에도 잠재성장률 3%대 반등을 언급했다는 점에서 피치의 잠재성장률 하향 조정은 뼈아프다. 이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13일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정권마다 1%씩 잠재성장률이 떨어져서 곧 마이너스로 갈 수도 있는 상황”이라며 “대한민국이 당면한 최대 과제는 하락하는 잠재성장률을 반등시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과감한 구조개혁이 필요하다”며 “규제와 금융, 공공, 연금, 교육과 노동 등 6대 핵심 분야의 구조개혁을 통해 새로운 성장의 길을 열고 잠재성장률을 반드시 반등시켜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하지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전망은 피치보다 더 우울하다. OECD 장기경제전망에 따르면 2022년 2.44%였던 한국의 잠재성장률은 지난해 이미 1.92%를 기록하며 1%대로 떨어졌다. 잠재성장률은 더욱 하락해 2027년에는 1.57%까지 낮아질 것으로 예측됐다. 이러한 하락세는 계속돼 2031~2035년에는 평균 잠재성장률이 1.49%로 떨어지고, 2036~2040년에는 1.16%로 하락한다. 이러한 잠재성장률은 2041~2045년에 평균 0.77%를 기록하며 1% 아래로 무너진다.
이후에도 하락세는 계속돼 2046~2050년 0.49%, 2051~2055년 0.42%까지 낮아진다. 심지어 2056~2060년에는 잠재성장률이 평균 0.01%로 급락하며 사실상 경제성장이 멈추는 단계까지 추락하게 된다. 2061~2065년에는 잠재성장률이 평균 -0.21%를 나타내며 경제 규모가 축소되기 시작한다. 한국 경제 엔진이 식다 못해 얼어붙는 단계에 접어든 것이다.
더 큰 문제는 미국과 잠재성장률이라는 기초 체력의 차이가 날이 갈수록 커진다는 점이다. OECD에 따르면 미국의 잠재성장률은 2022년 2.40%로 한국보다 0.04%포인트 낮았지만 2023년에 2.44%로 한국(2.41%)을 앞질렀다. 이어 2024년에는 2.41%(격차 0.13%포인트), 2025년 2.20%(격차 0.28%포인트), 2026년 2.03%(격차 0.32%포인트), 2027년 1.95%(격차 0.38%포인트)로 한국 잠재성장률과의 차이를 더욱 벌려 나갈 것으로 예상됐다.
이러한 격차 확대는 갈수록 심화해 한국 잠재성장률이 0% 수준까지 떨어지는 2056~2060년에는 미국의 잠재성장률 평균이 1.27%로, 격차가 1.26%포인트까지 벌어지게 된다. 한국 경제가 혁신을 이루지 못하는 한 인공지능(AI) 등 첨단산업을 통해 경제 엔진을 계속 새롭게 하는 미국을 따라잡기 어려워지는 것이다. 이는 서학개미에 대한 국내 복귀 유도 정책이 힘을 받기 어렵게 하고, 투자자금 유출에 따른 환율 문제도 영구화할 수 있다.
이승현 저널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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