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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트럼프' 캐나다-EU 메가 무역동맹 논의, 한국도 가입 추진

EU-CPTPP 묶어 15억 거대 경제권 형성…농축산물 피해 방지는 숙제

2026.02.19(Thu) 17:20:19

[비즈한국] 미국 우선주의를 표방하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위협이 현실화하면서 이에 대응하는 글로벌 통상 질서의 재편이 시작됐다. 캐나다와 유럽연합(EU)을 주축으로 아시아·태평양 지역과 유럽의 주요 경제국을 잇는 거대 무역 동맹 구축 논의가 본궤도에 올랐다.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왼쪽)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1월 20일 스위스 다보스포럼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캐나다 정부 웹사이트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가 최근 EU와 CPTPP(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의 ‘구조적 협력’을 제안하며 공급망 통합의 필요성을 강조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미국의 보편 관세 도입과 세계무역기구(WTO) 체제의 약화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으로 풀이된다.

 

카니 총리의 구상은 EU와 CPTPP를 하나로 묶어 약 15억 명의 인구와 세계 GDP의 30%를 포괄하는 거대 경제권을 형성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특정 국가의 무역 압박에 굴하지 않는 중견국 중심의 탄탄한 무역 지대를 조성하려는 의도다. 지난해 6월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 역시 이러한 협력이 WTO를 재설계하는 시작이 될 수 있다며 긍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이번 협력 논의에서 가장 핵심적인 부분은 ‘누적 원산지(Cumulation)’ 제도의 활용이다. 통상적인 자유무역협정(FTA)은 회원국 내 생산 비중이 일정 수준을 넘어야 관세 혜택을 부여하지만, 누적 원산지 제도가 도입되면 두 블록 내 모든 회원국에서 생산된 부품이 자국산으로 인정된다.

 

이 규정이 적용되면 제조 공정이 복잡한 산업의 공급망 효율성이 극대화된다. 독일상공회의소(DIHK) 등 주요 경제 단체들은 원산지 규정의 단순화와 표준화가 독일 등 유럽 기업들의 제조 경쟁력을 높일 것으로 내다본다. 이는 사실상 대서양과 태평양을 잇는 거대 공급망의 탄생을 의미하며, 공급망 회복력 강화에 크게 기여할 전망이다.

 

이러한 통상 환경 변화에 맞춰 한국 정부도 CPTPP 가입 추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정부는 2022년 가입 추진 의결 이후 한동안 정체됐던 논의를 재개했다. 특히 최근 한일 정상회담의 후속 조치로, 가입의 핵심 열쇠를 쥔 일본과의 실무 논의가 2월부터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CPTPP 가입은 한국 수출 시장을 다변화하고 일본, 캐나다, 멕시코 등 주요 12개국과의 무역 영토를 확장하는 기회가 될 수 있다. 특히 멕시코처럼 한국과 별도 FTA를 체결하지 않은 국가들과의 무역 장벽을 낮추는 효과가 크다. 또한 향후 EU와 CPTPP의 협력이 구체화될 경우 한국은 글로벌 공급망의 핵심 파트너로서 위치를 공고히 할 수 있게 된다.

 

다만 높은 수준의 시장 개방에 따른 국내 농축수산물의 피해 방지는 여전한 과제다. CPTPP는 상품 관세 철폐율이 96%에 달할 정도로 높고, 동식물 위생 및 검역(SPS) 기준이 엄격해 국내 농어민들의 반발이 거세다. 정부는 가입 추진 과정에서 농축수산물 시장 개방에 따른 이해관계자들을 설득하고 피해 보전 대책을 마련해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그럼에도 미국 중심의 보호무역주의가 심화하는 상황에서 다자간 무역 블록 가입은 경제 생존을 위한 필수 전략으로 주목받고 있다. 특정 국가에 대한 수출 의존도를 낮추고 규범 중심의 무역 질서에 합류하는 것이 장기적인 경제 안보 측면에서 유리하다는 판단이다.

 

캐나다발 메가 무역 블록 구상이 구체화함에 따라 한국의 통상 전략도 중대한 분수령을 맞이했다. 거대 경제 동맹 동참을 통한 공급망 주도권 확보 여부가 향후 한국 경제의 향방을 결정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민호 기자

goldmino@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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