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통신업계가 일회성 광고 모델 기용을 넘어 소셜미디어(SNS) 플랫폼 환경에 최적화된 크리에이터(창작자)를 직접 육성하는 ‘인큐베이팅’ 전략에 공을 들이고 있다. 요금과 네트워크 품질 중심 경쟁이 한계에 다다른 상황에서 브랜드 경험과 고객 접점을 재설계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크리에이터 생태계 직접 구축 나서는 통신사들
최근 LG유플러스는 자사 크리에이터 육성 프로그램인 ‘부스터스(BOOSTUS)’ 상표권을 출원하며 관련 브랜드 자산화 행보에 나섰다. 해당 상표는 광고·마케팅·사업관리(35류) 분야부터 통신(38류), 교육·엔터테인먼트(41류) 분야로 폭넓게 지정됐다. 이는 콘텐츠 제작과 교육, 사업화 가능 영역까지 포괄하는 내용으로, 재작년 등록한 도형 상표 대비 권리 범위를 확장한 조치다.
부스터스는 유튜브·인스타그램·틱톡 등에서 활동하는 중소형 크리에이터를 선발해 자사 서비스 경험을 콘텐츠로 제작하도록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제작비 일부 지원과 실무자 멘토링, 교육 프로그램, 오프라인 행사 참여 기회 등을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참가자들은 AIoT(인공지능 융합 기술)가 접목된 홈CCTV ‘슈퍼맘카’를 활용한 육아 일상이나 글로벌 이동통신 전시회 MWC 현장을 전달하는 영상을 제작하며 브랜드와 SNS 이용자 사이의 가교 역할을 한다.
LG유플러스가 2023년부터 운영하고 있는 이 프로그램은 지난해 시즌4까지 누적 조회수 1억 500만 회를 기록했다. 해당 시즌에만 258명이 참여해 792건의 콘텐츠가 생산됐다. 부스터스는 제품 출시 시 함께 협업하는 마케팅 채널 성격이 강하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크리에이터 커뮤니티를 기반으로 브랜드 경험을 확장하려는 취지”라며 “커뮤니티 기반의 브랜딩 고도화를 위한 전략적 수단”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통신사들도 유사한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 SK텔레콤은 지난해 ‘T플루언서’ 1기 프로젝트를 시작으로 청년 세대와의 접점 확대에 나섰다. 크리에이터의 실제 경험이 담긴 콘텐츠를 통해 고객과 보다 친밀하게 소통하겠다는 취지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젊은 창작자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회사의 전문성과 청년 세대의 창의성을 결합하고, 브랜드 메시지를 보다 진정성 있게 전달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KT의 경우 2019년 ‘크리에이터팩토리센터(CFC)’를 출범하고 소상공인들을 대상으로 광고·콘텐츠 제작 인프라와 교육 사업 등을 지원해왔다. 시기와 방식은 다르지만 통신사가 직접 크리에이터 생태계에 관여하고 있는 셈이다.
#요금·품질 격차 줄어든 시장, 콘텐츠·AI로 접점 넓히기
통신사가 직접 크리에이터를 키우는 배경에는 산업 구조의 변화가 자리한다. 이동통신 시장은 요금 규제와 기술 상향 평준화로 상품 차별화 여지가 크지 않고, 가입자 증가율도 정체 국면에 접어들었다. 이에 통신 3사는 IPTV, OTT 제휴, 콘텐츠 투자 등 미디어 영역으로 사업 외연을 확장해왔다. 이미 IPTV 사업과 콘텐츠 자회사·플랫폼을 보유한 통신사 입장에서는 제작자 풀을 확보하는 전략이 장기적으로 미디어 사업 경쟁력과도 맞닿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크리에이터 전략은 잠재 제작자 풀을 확보하고, 자연스럽게 고객에게 서비스 경험을 노출하는 수단이 됐다.
광고 집행 방식의 변화도 한몫한다. 대형 모델 중심의 일방향 광고보다, 실제 사용 경험을 담은 중소형 크리에이터 콘텐츠가 설득력을 갖는 환경이 형성됐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통신 서비스는 장기 계약 구조를 띠는 만큼 초기 선택 단계에서의 신뢰 확보가 중요하다”며 “요금제나 기술 스펙을 설명하는 것보다, 일상에서 어떻게 활용되는지를 보여주는 콘텐츠가 반응이 빠르다”고 말했다.
최근 통신사들이 사활을 걸고 있는 AI 전략과도 맞물린다. LG유플러스는 부스터스 프로그램에 AI 관련 교육을 포함했고, SK텔레콤 역시 AI 서비스 체험 확산을 프로젝트 취지 중 하나로 내세웠다. SK텔레콤의 ‘에이닷’이나 LG유플러스의 ‘익시’ 같은 각 사 AI 서비스도 주요 소재로 활용됐다.
현장에서는 이 같은 세분화 전략이 마케팅의 성패를 가를 것이라는 시각이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20대 고객 내에서도 대학생 타겟인 ‘유스피릿’과 인플루언서 중심의 ‘부스터스’ 파트를 별도로 운영한다”며 “고객 단위를 세밀하게 나누어 대응하는 마케팅 방향”이라고 강조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실생활 혜택 중심의 ‘라이프스타일 재해석’ 콘텐츠를 지향한다. 단순 제작 지원에 그치지 않고 실무자 멘토링과 교육을 제공하는 육성형 지원 체계를 통해 크리에이터의 자생력을 키워주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전했다.
강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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