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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급 불경기' 삼성·LG, 가전 구독 서비스로 돌파구 찾아라

TV 구독 선보인 LG 실적 가시화, 삼성도 진출 초읽기…케어 역량 확보·서비스 차별화 관건

2024.04.30(Tue) 17:31:03

[비즈한국] 가전 업계가 구독 서비스 띄우기에 나섰다. 소비 심리 위축 등으로 가전 수요가 둔화한 상황에서 새롭게 꺼내든 카드다. 단순히 ‘많이 파는’ 수준을 넘어서 고객을 묶어두고 장기적인 수익구조를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LG전자가 대형 가전 구독 사업을 본격화한 데 이어 삼성전자도 이달 초 공식 행사에서 관련 서비스 확대 가능성을 언급했다. 기존 렌털 업계는 주력 분야가 다른 만큼 당장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본다. 다만 삼성전자가 참전하고 라인업 경쟁에도 불이 붙으면 파이 싸움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주요 가전 대상으로 영역을 넓힌 구독 서비스가 시장 지형을 흔들 수 있을까.

 

가전 수요가 둔화한 상황에서 국내 업계가 구독 사업 띄우기에 나서고 있다. 4월 열린 사내 소통 행사에 참석한 조주완 LG전자 CEO(위)와 비스포크 AI 미디어데이에 참석한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 사진=각 사 제공

 

#‘가전 구독​ 주요 사업으로 비중 확대

 

삼성보다 앞서 구독에 힘을 실은 LG전자의 경우 매출 성장이 가시화되는 단계다. LG전자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가전 구독 사업 매출은 9628억 원을 기록해 전년(7344억 원) 대비 30% 넘게 늘었다. 공시를 시작한 2011년 이후 12년째 성장세를 이어온 LG전자의 구독(렌털) 사업은 최근 5년간 27%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가전 구독은 LG전자의 주요 사업 포트폴리오로 점차 자리를 굳히는 모습이다. LG전자는 공기청정기, 스타일러 등의 렌털 수요가 높은 가전에서 TV로까지 렌털 서비스 영역을 넓히고 있다. 렌털 브랜드 이름도 지난해 9월 ‘LG전자 렌털’에서 ‘LG전자 가전구독’으로 바꿨다. 현재 LG전자가 구독 사업을 적용하는 제품군은 △정수기 △PC △TV △냉장고 △공기청정기 △에어컨 △정수가습기 △전자레인지 △식기세척기 △워시타워 △세탁기 △스타일러 △안마의자 △식물생활가전 등 21개다. LG전자 관계자는 “UP가전 제품 구매 시 6개 제휴 서비스 중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며 “고객과 지속적인 관계를 맺어 나가는 사업”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부터 SK매직몰에서 삼성전자의 냉장고·​세탁기의 렌털 서비스가 중단됐다. 사진=SK매직몰 캡처


업계는 삼성전자의 시장 진입이 멀지 않았다고 보고 세부적인 방향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임성택 삼성전자 한국총괄 부사장은 4월 초 비스포크 AI 행사에서 “가전세척 서비스 등 구독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라며 “자세한 사항은 나중에 따로 밝히겠다”고 말한 바 있다. 삼성전자는 아직 직접 판매를 통한 구독 사업은 운영하지 않는 상태다. 가전 구독 사업에 본격 진출할 수 있다는 여지를 열어둔 것인데, 최근 SK매직과의 협업이 중단되면서 그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관리 인력·서비스 안정화에 경쟁력 달렸다

 

두 회사는 가전 시장의 양대 축이지만 렌털 분야만 놓고 보면 노하우을 다져야 하는 후발주자다. 렌털 업계에서는 무엇보다 사전 케어 서비스의 안정화가 관건으로 꼽힌다. 이미 입증된 제품력에 더해 구독 서비스 운영 정책과 실제 고객이 체감하는 서비스의 질이 장기적인 경쟁력을 결정짓는다는 것이다.  

 

렌털 사업을 운영하기 위해서는 제품 유지·관리를 전담하는 케어 인력이 필수적이다. 일반적으로는 제품 설치나 고장 제품의 A/S를 맡는 엔지니어의 역할과 구분된다. 코웨이의 코디·코닥이나 SK매직의 MC와 같은 방문 점검원이 대표적이다. 

 

LG전자는 ‘UP 가전 2.0’​을 띄우며 구독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서울 시내에 위치한 LG전자 매장(아래). 사진=LG스마트렌털 홈페이지, 강은경 기자

 

가전 구독이 넷플릭스와 같은 멤버십 구독이나 차량 리스와 구분되는 지점도 이 대목이다. 약정 기간에 따라 실제로 지불하는 총 구독 비용이 신제품을 구입해 같은 기간을 이용하는 것보다 비쌀 수 있는데 이는 초기 설치비용과 관리 비용이 포함돼서다. 렌털 업계 관계자는 “3개월에 한 번 진행되는 정기 방문 서비스처럼 안정적인 사전 관리를 모든 고객에게 균등하게 제공하는 것이 관건”이라며 “전국 곳곳의 가정에 제품이 판매되고 주기적인 서비스가 적용되기 때문에 점검원 인력을 관리하는 거점이 얼마나 촘촘히 전국에 분포하는지도 중요한 문제”라고 설명했다.

 

렌털 업력 14년의 LG전자는 렌털 관리를 전담하는 조직 체계를 갖추고 있다. LG전자는 3년 전 자회사 하이엠솔루텍에서 가전 렌털 사업인 케어솔루션 부문을 떼어내 유지 관리 서비스 업무를 전담하는 자회사 하이케어솔루션을 신설했다. 자사 방문점검 인력을 일컫는 ‘케어 매니저’와 지역 서비스 인프라를 확충해 서비스 역량을 강화한 조치에 해당한다. 삼성전자에는 에어컨, 세탁기, 건조기, 에어드레서 등을 구매하고 추가로 ‘삼성케어플러스’에 가입하면 세척과 무상수리 및 주기적인 종합 점검을 받는 구독 상품이 있다. 제품 케어 인력과 관련 조직은 갖춘 정도다. 

 

구독 사업은 글로벌 시장에서도 전개될 전망이다. LG전자는 말레이시아를 시작으로 해외에서 구독 사업을 시작한다. 흥행에 성공하면 고객을 오래 묶어두는 ‘록인효과’와 더불어 안정적인 현금 유입 등으로 재무구조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소형 가전 중심의 기존 렌털 업계는 주력 라인업 차이 등으로 아직까지는 파급력이 크지 않다고 본다. 다만 냉장고·김치냉장고·세탁기 등 삼성전자의 일부 제품군을 취급하던 SK매직, 교원 등은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는 서비스 차별화의 중요성이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의 관계자는 “TV 등 정기 관리 필요성이 크지 않은 제품에 어떤 차별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지 고민해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 

강은경 기자 gong@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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