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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로레알 면세사업 접나…부산 롯데면세점서 전 브랜드 철수

수도권·제주도 일부 매장 정리…근로자 고용 불안감 확산

2025.05.20(Tue) 17:02:31

[비즈한국] 로레알TR(면세) 부문이 6월 30일 자로 부산 시내 면세점에서 전 브랜드를 철수하기로 했다. 수도권, 제주 지역의 면세점에서도 일부 브랜드 매장을 정리하는 분위기다. 면세업계의 장기 불황에 면세점을 떠나려는 브랜드가 늘면서 올해 실적 반등을 기대하던 업계 분위기도 침울해지고 있다.

 

글로벌 뷰티 브랜드 로레알이 면세점에 입점한 브랜드 매장의 대거 퇴점을 예정하고 있다. 사진=로레알코리아 홈페이지

 

#로레알 6개 브랜드 철수 결정

 

비즈한국 취재에 따르면, ​글로벌 뷰티 브랜드 로레알은 6월 30일 자로 롯데면세점 부산점에서 전 브랜드 매장을 철수한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YSL, 랑콤 등 로레알 계열 6개 브랜드가 브랜드 요청에 따라 퇴점 예정이다”라고 전했다. 

 

올해 초 신세계면세점 부산점이 폐점하면서 현재 부산 시내에 남은 면세점은 롯데면세점이 유일하다. 로레알은 부산의 유일한 시내 면세점인 롯데면세점 부산점에서 브랜드를 전면 철수함에 따라 부산 지역에서 면세사업 정리 수순을 밟게 됐다.

 

수도권 및 제주 지역에서도 일부 브랜드를 철수 중이다. 19일 방문한 서울의 한 면세점은 로레알이 보유한 일부 브랜드의 매장이 이미 빈 상태였다. 면세점 관계자는 “매장 폐점으로 현장 구매는 불가하다. 온라인으로만 구매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 따르면 로레알은 비오템, 어반디케이, 로레알파리, 아틀리에 코롱 등의 브랜드 매장을 면세점에서 철수할 예정이다. 특히 니치향수 브랜드인 아틀리에 코롱의 경우 2023년 국내 시장에서 철수하면서 면세점에서만 판매해왔는데, 이제는 면세점 판매도 종료하게 됐다.

 

서울 시내 면세점에 입점했던 로레알의 브랜드 비오템 매장. 최근 매장 운영을 종료했다. 사진=박해나 기자

 

세계적인 뷰티 그룹으로 꼽히는 로레알은 국내 시장에서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트렌드에 민감한 국내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지 못하면서 유명 브랜드들이 줄줄이 국내 시장에서 철수하는 분위기다.

 

로레알코리아는 올해 상반기 메이크업 브랜드 ‘메이블린 뉴욕’을 철수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메이블린 뉴욕은 1998년 국내 판매를 시작해 소비자들에게 높은 인기를 끌었지만, 다양한 K-뷰티 브랜드가 등장하면서 고객 수요가 줄었다. 최근 리브랜딩도 시도했지만 결국 철수 수순을 밟게 됐다.

 

앞서 2021년에는 프랑스 화장품 브랜드 비쉬와 일본 화장품 브랜드 슈에무라의 사업도 정리한 바 있다. 로레알코리아 측은 브랜드 철수와 관련해 “성장 가능성이 큰 브랜드에 집중하기 위한 전략의 일환”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롯데면세점 부산점은 로레알의 6개 브랜드가 동시 퇴점하면서 매출 타격이 불가피해졌다. 사진=박은숙 기자

 

#롯데면세점 부산점 매출 타격 불가피

 

화장품 카테고리에서 굵직한 브랜드를 다수 보유한 로레알이 면세사업을 축소함에 따라 국내 면세점 업계의 매출 타격도 불가피해졌다. 올해 초 폐점한 신세계면세점 부산점도 다수의 브랜드가 매장 철수를 요청하면서 영업에 큰 어려움을 겪었고, 결국 폐점을 결정했다. 특히 화장품 부문은 전체 면세점 매출의 60%가량을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높은 편이라 업계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롯데면세점 부산점은 로레알 브랜드 6개가 동시 철수하면서 매출 타격이 상당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롯데면세점 부산점은 기존 롯데백화점 부산점 7, 8층에서 운영하던 매장을 축소해 현재 8층만 운영할 정도로 긴축 운영을 하고 있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부산점은 고객 니즈에 맞춘 새로운 브랜드를 유치해 고객의 쇼핑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로레알이 면세 매장을 대거 정리하면서 판매직 근로자들의 고용 불안감이 확대되고 있다. 사진=박해나 기자

 

면세점에서 로레알 브랜드를 판매하던 판매 직군 근로자들은 고용 불안감이 커졌다고 호소한다. 로레알이 한 번에 다수의 매장을 정리하면서 하루아침에 일자리를 잃을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현재 로레알의 면세사업을 담당하는 로레알TR(트래블 리테일, Travel Retail)은 하청업체인 하이코스와 계약을 체결하고 면세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로레알 매장 직원들은 하이코스 소속이다.

 

노조 측은 하이코스가 고용 유지에 관해 정확한 답을 주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백화점면세점판매서비스노조의 한용숙 로레알면세지부 지부장은 “로테이션 근무나 전환 배치 등에 대해 알려줘야 하지만 아직 회사에서는 아무 말이 없는 상황”이라며 “부산의 경우 시내 면세점 브랜드 철수로 김해공항으로 전환 배치해야 하지만 그곳에서는 받을 인원이 없다고 한다. 결국 수도권까지도 발령이 날 수 있는 상황이다. 부산 지역이 생활권인 사람들이 수도권으로 발령 나면 회사를 다닐 수 없다. 결국 퇴사 유도로 여겨진다”​고 지적했다.

 

노조 측은 로레알이 수익성 개선을 위해 계속해서 인원을 감축해왔고, 대규모 인력 조정을 위해 오프라인 매장 폐점을 결정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한 지부장은 “지금까지 계속해서 희망퇴직을 진행해왔다. 코로나 이전과 비교해 직원들이 50% 이상 줄어든 상황이다. 그럼에도 로레알은 기대만큼 퇴직 인력이 나오지 않자 결국 브랜드 폐점 쪽으로 가는 분위기다. 인당 효율성을 따진다는 이유를 대면서 직원들을 압박하고 퇴사를 유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백화점면세점판매서비스노조 로레알면세지부는 근로자의 고용 안정을 촉구하는 피켓 시위를 벌이고 있다. 22일부터는 하이코스 본사 앞에서 1인 시위도 진행할 예정이다. 

 

비즈한국은 로레알코리아에 판매직 근로자의 고용 문제와 관련해 질의했으나, 회사 측은 “면세 사업과 관련된 부분은 로레알코리아에서 답변하기 어렵다. 프랑스 본사의 확인이 필요해 시간이 소요된다”​고 답했다.

박해나 기자

phn0905@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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