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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급 받는데 왜 가난해질까…'피용자보수' 증가율 2년 만에 3분의 2로 하락

2022년 6.3% 정점 찍고 2년 연속 하락…지난해 4.1%로 5년 전 수준으로 돌아가

2025.06.05(Thu) 15:59:49

[비즈한국] 지난해 우리나라 1인당 국민총소득(GNI)은 전년 대비 6% 가까이 증가하면서 5000만 원에 육박해 수년 내에 4만 달러 시대에 진입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처럼 1인당 GNI가 크게 늘었지만 국민들의 체감 소득은 이에 미치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가가 벌어들인 소득 가운데 경제 주체 중 국민, 즉 근로자들에게 제공되는 ‘피용자보수’의 경우 지난해 성장률이 1인당 GNI 성장률에 못 미치는 4.1%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서울 세종로사거리 출근길 시민들. 사진=연합뉴스


특히 올해는 이러한 피용자보수 증가율이 더욱 떨어질 전망이어서 국민들의 체감 소득은 한층 더 나빠질 전망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4일 취임식을 통해 성장의 기회와 과실을 고루 나누겠다고 밝혔지만 근로자들의 삶은 이 대통령 취임 첫해부터 나빠질 가능성이 큰 셈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4일 취임 선서 후 ‘국민께 드리는 말씀’에서 5가지 국정 키워드를 제시하면서 세 번째로 ‘모두가 함께 잘 사는 나라’를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불균형한 성장전략이 한계를 드러내고, 불평등에 따른 양극화가 성장을 가로막고 있다”며 “성장의 기회와 과실을 고루 나누는 것이 지속 성장의 길”이라고 밝혔다. 또 “성장과 분배는 모순 관계가 아닌 보완 관계”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올해 근로자들이 몸으로 느끼는 소득은 더욱 악화할 것으로 보여 이 대통령의 정책적 부담이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한국은행의 ‘2024년 연간 국민소득(잠정)’ 자료에 의하면, 우리나라 1인당 GNI는 4995만 5000원으로 전년(4724만 8000원)에 비해 5.7% 늘어났다. 달러 기준으로는 3만 6624달러로, 인구 5000만 명 이상 국가들 중에서는 미국, 독일,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에 이어 세계 6위 수준이다. 우리나라 1인당 GNI가 세계 6위 수준이라지만 실제 국민들이 느끼는 소득은 이렇게 좋지 못한 것이 현실이다. 국가가 전체적으로 벌어들인 소득 중에서 국민들에게 배분되는 피용자보수의 증가율이 최근 갈수록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피용자보수란 근로자가 민간 기업이나 정부, 공기업 등에 고용돼 노동을 제공한 대가로 지급받은 일체의 보수를 의미한다. 피용자보수의 증가율이나 비중이 높으면 높을수록 경제 주체가 만들어낸 소득 중 노동자, 즉 근로자에게 제공되는 보수가 많아지는 것이다. 하지만 피용자보수 증가율을 보면 2022년까지 증가세를 보이다가 이후 하락 추세다. 한국은행과 국회예산정책처 등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피용자보수 증가율은 2019년 4.1%를 저점으로 2020년 5.1%, 2021년 6.1%로 증가폭을 키웠다. 특히 2022년에는 피용자보수 증가율이 6.3%까지 올랐다. 

 

그런데 2023년 4.2%로 급락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4.1%까지 하락하며 5년 전 수준으로 퇴보했다. 내수 부진과 기술 기업의 실적 악화 등으로 제조업 등 양질의 일자리 감소가 계속되는 상황이 피용자보수에 악영향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피용자보수 증가율은 올해 더욱 하락해 3.6%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계엄 선포와 탄핵이 부진한 내수에 추가적인 타격을 가한 상태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일으킨 관세 전쟁으로 수출 둔화까지 겹쳐 고용과 소득 부진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대내외 악재 탓에 성장과 분배를 강조한 이 대통령의 취임 1년 차에 국민들이 느끼는 소득 수준이 나빠지는 셈이다. 

 

피용자보수 증가율이 하락하면서 국가가 벌어들인 소득에서 피용자보수가 차지하는 비중도 줄어드는 추세다. 2019년 GNI에서 47.2%를 차지했던 피용자보수는 점점 늘어나 2022년47.5%, 2023년에는 47.9%를 기록하며 48%대를 넘어설 기미를 보였다. 하지만 지난해에 GNI 중 피용자보수 비중은 47.0%로 뚝 떨어졌고, 내년에도 47.0%에 머물 것으로 예상됐다. 경기 악화는 근로자뿐 아니라 자영업자들에게도 타격을 주면서 자영업자의 소득을 보여주는 영업잉여 비중도 떨어지고 있다. 2019년 GNI 중 영업잉여 비중은 24.1%였으나 이후 서서히 하락해 지난해에는 21.8%까지 내려앉았다. 올해는 GNI 중 영업잉여 비중이 21.5%까지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승현 저널리스트​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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