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바로가기 본문바로가기
전체메뉴
HOME > Target@Biz > 비즈

단종된 컬러 필름 13년 만에 재출시…뉴트로 타고 돌아온 '필카'

카메라 이어 필름, 중국 럭키필름 시제품 내놔…현상소에도 활기, 커뮤니티·문화공간 역할

2025.08.25(Mon) 16:58:22

[비즈한국] 중국의 필름 제조 회사 ‘럭키필름’이 13년 만에 필름카메라용 컬러 필름을 재출시했다. 필름카메라 관련 업계는 2010년대 중후반 세계적인 ‘뉴트로’ 인기에도 새 제품 출시나 생산량 증대에는 미온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런데 최근 필름 재출시, 신형 필름카메라 개발 등 변화의 조짐이 보인다. ‘필카’ 열풍에 관련 업계가 다시 활기를 찾을지 주목된다.

 

럭키필름이 13년 만에 컬러 필름을 재출시한다. 사진=럭키필름 SNS


럭키필름은 2012년에 단종된 35mm 컬러 네거티브 필름 ‘럭키 C200’을 재출시했다. 이 필름은 7월 17일 상하이 이미지&비전 엑스포에서 첫선을 보였으며 같은 날 중국 온라인쇼핑 사이트인 ‘징둥닷컴’에서도 시제품 판매를 시작했다. 럭키필름은 10월부터 본격적으로 생산라인을 가동해 필름을 대량 생산할 예정이며 중형 필름도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재출시는 중국 내 ‘필카’ 열풍에 영향을 받았다.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뉴트로 감성이 주목받으며 필름카메라의 인기가 높아졌다. 특히 올해 초에는 중국 연예인의 소셜미디어에서 ‘티어오프 필름’ 챌린지가 화제가 됐다. 티어오프 필름은 즉석 사진의 한 종류로 일반적인 즉석 필름과 달리 필름을 뜯어내는 과정이 필요하다.

 

럭키필름의 컬러 필름이 재출시되면서 필름카메라 애호가들은 필름 값 부담이 줄어들 것을 기대하고 있다. 현재 중국에서 럭키 C200의 시제품은 60위안(약 1만 1600원)에 판매되고 있다. 비슷한 제품군인 코닥 컬러플러스와 후지필름 C200은 약 1만 원 후반대에 판매된다. 직구로 럭키 C200을 구매한 한 아무개 씨는 “시제품이다 보니 코팅 결함과 색 틀어짐이 있어 아쉬웠다”며 “다만 품질이 안정되고 회사가 공언한 약 7000원의 가격대를 맞춘다면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그동안 필름 시장은 필카 유행에 따라 높아진 수요에도 코닥과 후지필름 등의 회사가 공급량을 쉽사리 늘리지 않으며 품귀 현상이 빚어졌다. 한 롤에 3000~4000원이던 필름 가격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1만 원 후반대까지 폭등했다. 

 

그럼에도 수요는 여전해, 1인당 구매량을 제한하는 등 필름 대란이 벌어졌다. 필름 값 폭등에 ‘비싼 취미’가 되어버린 필카 애호가들은 부담이 컸다. 중학생 최효준 군은 “오프라인에서 필름을 구매하면 2만 원이 넘어가니 학생으로서는 부담되는 가격”이라며 “럭키필름 가격이 1만 원 안팎이라면 구매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필름카메라도 지난해 거의 20년 만에 새 모델이 등장해 시선을 끌었다. 펜탁스에서 새 모델 ‘펜탁스 17’을 출시​한 것. ​메이저 카메라 제조사에서 19년 만에 나온 신형 필름카메라로 현상소에서 따로 전시되어 팔릴 정도로 화제가 됐다.​ ​필름카메라 업계는 대부분의 필름카메라는 단종된 상태​에서도 최근의 필카 열풍이 반짝 유행에 그칠 것을 우려해 새 제품을 내놓지 않았다. 라이카 정도만이 필름카메라 신품을 내놓았지만 그마저 새 모델을 출시한 것은 아니었다. 이 때문에 필름카메라 판매는 중고 거래이거나 일명 ‘똑딱이’라 불리는 다회용, 혹은 일회용 필름카메라가 주를 이뤘다. 

 

한 손님이 ‘고래사진관’에서 셀프 스캔한 필름을 정리하고 있다. 사진=김민호 기자

 

필카 열풍을 타고 현상소에도 활기가 돌고 있다. 10여 년 전만 해도 서울에 남은 현상소가 4~5곳에 불과할 정도여서 명맥이 끊길 상황이었다. 그러나 필카 유행의 영향으로 현재는 20여 곳으로 늘었다. 최근에는 현상소가 단순히 현상 작업을 하는 곳이 아닌 문화 공간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2019년 서울시 충무로에 문을 연 ‘일삼오-삼육’은 2023년에 2호점 격인 ‘픽셀 퍼 인치’를 개업했다. 픽셀 퍼 인치는 사진 관련 서적과 굿즈를 판매하고 폴라로이드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소품숍이기도 하다. 임지혜 픽셀 퍼 인치 대표는 “사진이 좋아 시작했는데 자연스레 시기가 잘 맞물려서 지금껏 생존한 것 같다”며 “현상소를 넘어서 사진으로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보여주는 공간을 열고 싶었다”고 말했다.

 

충무로에 위치한 현상소 고래사진관은 손님이 직접 현상한 필름을 스캔하는 셀프 스캔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사진 관련 모임이나 행사를 개최하는 등 ‘커뮤니티’ 역할을 강조한다. 윤푸빗 고래사진관 실장은 “예전에는 애호가 중심이었지만 현재는 취미로 가볍게 즐기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필름카메라의 저변이 확대됐다”고 전했다.

김민호 기자

goldmino@bizhankook.com

[핫클릭]

· 산재 엄벌·노란봉투법 통과에 비상…기업들이 달려간 곳은?
· 법정관리·특검 '이중고' 삼부토건, 우크라이나 재건사업 할 수 있을까
· [AI 생존법 찾아라] AI는 'K-콘텐츠' 비밀병기가 될 수 있을까
· [디자인 와이너리] 덜어내니 비로소 보이는 카메라의 본질 '시그마 BF'
· [디자인 와이너리] 21년 만에 출시된 신상 '필름' 카메라 펜탁스 17


<저작권자 ⓒ 비즈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