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코오롱글로벌이 지분을 출자한 스마트팜 업체 올레팜을 상대로 회계장부 등을 공개하라는 가처분을 제기해 최근 인용 결정을 받은 것으로 비즈한국 취재 결과 확인됐다. 코오롱글로벌은 현재까지 올레팜에 총 100억 원을 투자했는데, 올레팜이 회계장부 등을 공개하라는 요구에 응하지 않자 가처분을 제기했다. 한편 코오롱글로벌이 100억 원을 출자해 취득한 올레팜 지분 가치는 회사 순손실 누적과 손상차손 처리 등으로 지난해 말 0원이 됐다.

수원지방법원 제31민사부는 지난 2일 코오롱글로벌이 올레팜을 상대로 제기한 장부 등 열람 허용 가처분 신청을 인용했다. 코오롱글로벌은 2022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간 해외사업, 용역계약, 판관비, 연어 수입·유통, 회사 채권·채무, 회사 대표이사 가수금, 신주인수계약 등과 관련한 회계장부와 서류를 달라며 지난 6월 가처분을 신청했다. 상법에 따라 주식회사 발행주식 3% 이상을 보유한 주주는 이유를 붙인 서면으로 회사 회계장부와 서류 열람을 신청할 수 있다. 회사는 주주의 청구가 부당함을 증명하지 않으면 이를 거부할 수 없다.
재판부는 “올레팜은 이 결정을 송달받은 날부터 토요일과 공휴일을 제외한 30일 동안 각 9시부터 18시까지 올레팜 본점에서 코오롱글로벌 또는 그 대리인에게 각 서류와 장부를 열람하고 등사하도록 허용해야 한다. 코오롱글로벌 또는 그 대리인은 변호사, 공인회계사 등 보조자를 동반할 수 있다”며 “의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올레팜은 코오롱글로벌에게 그 기간 만료 다음날부터 이행완료일까지 위반일수 1일당 100만 원씩을 지급하라”고 주문했다.
올레팜이 코오롱글로벌로부터 회계장부와 서류 열람을 요구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코오롱글로벌은 투자금 사용 내역 등을 확인하기 위해 2023년 7월경부터 수차례 회계장부 등의 자료 제공을 요청했다. 하지만 올레팜은 이를 거부했다. 이번 장부 등 열람 허용 가처분 전에도 코오롱글로벌은 지난해 12월 같은 내용으로 한 차례 가처분을 신청해 지난 4월 인용 결정을 받았다. 그럼에도 올레팜은 회계장부 등을 제공하지 않았다.
올레팜은 코오롱글로벌이 지분을 출자한 스마트팜 회사다. 첨단 기술을 활용해 작물이나 가축의 생육환경을 자동으로 관리할 수 있는 농장을 구축하는 사업을 벌일 목적으로 2019년 2월 설립됐다. 같은 해 5월 서울 도시농업박람회에서 ‘설향’ 딸기를 재배하는 밀폐형 스마트팜을 선보여 주목을 받았다. 이후 딸기와 연어 스마트팜 기술을 개발하는 데 몰두했다. 코오롱글로벌은 2020년 6월과 2022년 8월 올레팜에 각각 50억 원씩 총 100억 원을 출자해 지분 33.3%를 취득했다.
올레팜은 코오롱글로벌과 함께 해외 시장 진출도 시도했다. 두 회사는 2022년 사우디아라비아 식품 회사 파이드(FAIDH)와 스마트팜 사업을 위한 3자 업무협약을 맺었다. 코오롱글로벌이 현지 파트너사인 파이드와 시장분석 및 타당성 검토 등을 진행하고, 올레팜이 모듈형 스마트팜 기술과 국산 딸기 종자 생산 기술을 제공하는 형식이었다. 올레팜은 이를 발판으로 이듬해 아랍에미리트 농업 기업 미락(Mirak)과 스마트팜 합작회사 설립을 위한 양해각서도 체결했다.
하지만 코오롱글로벌이 보유한 올레팜 지분 가치는 현재 0원에 수렴했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올레팜은 코오롱글로벌이 처음 출자한 2020년 11억 원의 순손실을 기록한 이후 2021년 13억 원, 2022년 26억 원, 2023년 14억 원, 2024년 18억 원의 순손실을 냈다. 코오롱글로벌이 총 100억 원을 출자해 취득한 올레팜 지분(33.3%) 가치는 마지막으로 출자한 2022년 말 89억 원에서 2023년 말 44억 원, 2024년 말 0원으로 줄었다. 코오롱글로벌은 마이너스(-) 현금흐름이 예상된다며 지난해 올레팜 지분 가치 44억 원을 손실(손상차손) 처리했다.
코오롱글로벌 관계자는 “올레팜이 협조 의무 사항을 이행하지 않아 회계장부 열람을 요청했고, 현재 이행을 기다리고 있다. 이후 계획은 이행 여부를 보고 검토할 예정”이라며 “올레팜 지분 가치는 평가 근거 자료인 회계장부 열람이 불가해 불가피하게 손상처리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차형조 기자
cha6919@bizhankook.com[핫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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