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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신사 중고거래 '유즈드' 둘러싼 잡음, IPO에 영향 미치나

수수료 과다, 운영 미흡 지적에 브랜드 신뢰도 타격 우려…무신사 "물량 몰려, 점차 개선될 것"

2025.10.24(Fri) 10:23:58

[비즈한국] 무신사가 중고 의류 거래 서비스 ‘유즈드(Used)’를 선보인 지 두 달이 채 되지 않아 수수료 정책을 손질했다. 출시 당시 최대 80%에 달하는 높은 수수료율을 적용해 이용자들의 불만이 잇따랐는데 최근 운영 미흡 논란까지 더해지자 결국 수수료 조정에 나선 분위기다.

 

무신사가 선보인 중고 의류 판매 서비스 ‘무신사 유즈드’를 이용한 고객 사이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나온다. 사진=무신사 홈페이지

 

#최대 80% 수수료 논란 일더니…결국 조정

 

무신사가 지난 8월 중고 의류 판매 서비스 ‘무신사 유즈드’를 정식 론칭했다. 이용자가 판매를 희망하는 의류를 보내면, 무신사가 검수·세탁·촬영·판매·정산까지 전 과정을 대행하는 방식이다. 판매자가 직접 상품을 촬영하고 등록해야 하는 기존 중고거래의 번거로움을 줄였다는 점이 유즈드의 강점으로 꼽혔다.

 

하지만 서비스 초반, 높은 수수료가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무신사는 상품 금액에 따라 수수료를 ​​10%에서 최대 80%까지 차등 ​부과했다. 30만 원 이상 상품에는 수수료가 판매가의 10~25%, 1만 원 미만 상품에는 80%가 적용되는 구조였다. 9900원에 판매된 상품의 경우 수수료로 7920원이 빠져나가고, 판매자가 정산받는 금액은 1980원에 그친다.

 

경쟁 플랫폼과 비교해도 수수료율은 높은 편이다. 번개장터의 경우 일반 판매자 수수료는 약 6% 수준이며, 크림도 판매 수수료가 5~6%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검수·촬영 등 대행 서비스를 포함한 위탁형 구조임을 감안하더라도 부담이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납득이 어려운 수준의 수수료”라며 “무신사가 그간 보여온 합리적인 이미지와는 거리가 있는 결정”이라고 언급했다.

 

무신사도 수수료에 대한 사용자 부담을 의식한 듯, 론칭 직후 한 달간은 ‘수수료 페이백 이벤트’를 진행했다. 수수료를 절반 수준으로 낮춰주는 한시적 행사로, 업계에서는 초기 이용자 유입을 유도하기 위한 조치로 바라봤다. 그 결과 서비스 론칭 2주 만에 판매 신청자는 1만 명을 돌파했고, 입고된 상품도 6만 개를 넘어섰다.

 

무신사는 론칭 초기 유즈드의 수수료율을 최대 80%로 책정했다. 최근 수수료율은 7~38%로 조정됐다. 사진=무신사 홈페이지

 

단기간에 이용자가 몰린 탓인지 유즈드 이용자 사이에서는 서비스 운영이 미흡하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검수나 브랜드 판정 등 핵심 절차가 제대로 관리되지 않았다는 불만이다. 한 이용자는 “해외 유명 브랜드 옷을 판매하려고 보냈는데 전혀 다른 브랜드로 판정하고 말도 안 되는 판매가를 정해놨다”며 “가격은 수정했는데, 브랜드명을 수정하지 못한다는 답을 받았다. 검수 등을 이유로 높은 수수료를 받으면서 브랜드명도 제대로 확인하지 못하는 것을 보며 서비스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졌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이용자도 “무신사 유즈드를 이용해 티셔츠를 구매했다. 3XL 사이즈라고 기입돼 있어 구매했는데 받아보니 M 사이즈였다”며 “운영이 미흡한 것 같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논란이 이어지자 무신사 내부에서도 서비스 운영 전반에 대해 재검토하는 분위기다. 최근 무신사는 수수료 체계를 새로 정비했다. 공지된 새 기준에 따르면 판매가에 따라 7~38%의 수수료가 부과된다. 300만~500만 원 미만 상품의 수수료는 7%, 2만 원 미만 상품은 38%가 적용되는 식이다. 기존 수수료율(10~80%)과 비교하면 전반적으로 낮아진 수준으로, 특히 저가 상품의 수수료율은 절반 이상 줄었다.

 

대신 판매자가 보낸 상품을 검수·케어·촬영해 등록하는 과정에 대한 대행 비용으로 상품당 5000원의 ‘상품화 비용’이 별도 청구된다. 이 때문에 일부 이용자 사이에서는 저가 상품의 경우 체감 인하 효과가 크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무신사 측은 “유즈드는 일반 중고거래 플랫폼과 달리 물류부터 판매까지 전 과정을 대행하는 서비스인 만큼, 이에 따른 운영비용이 불가피하게 든다”며 “오픈 초기에는 베타 서비스 형태로 업계 평균 수준의 수수료를 적용해 테스트했다. 최근 판매자들이 좀 더 수익을 많이 가져갈 수 있는 구조로 바꾸기 위해 수수료율을 조정했다”고 말했다.

 

서비스 운영 미흡에 대한 지적에는 “운영 인력에 비해 물량이 너무 많이 들어온 상태”라며 “고객 한 명당 제품을 최소 10개 이상 보내는 경우가 많다. 하나하나 검수하는 작업 등이 있다 보니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 운영 안정화 작업이 진행 중이고, 점차 개선될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무신사는 기업가치 10조 원 이상을 목표로 IPO를 추진 중이다. 사진=무신사 홈페이지

 

#품질 관리 소홀해지면 투자자 신뢰에 영향

 

온라인 패션 플랫폼으로 출발한 무신사는 최근 오프라인 매장을 비롯해 뷰티, 키즈, 스포츠웨어, 중고거래 등으로 사업 영역을 빠르게 넓히고 있다. IPO(기업공개)를 앞두고 외형 성장과 수익 다각화를 통해 기업가치를 높이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중고 의류 거래 서비스 유즈드도 이러한 사업 확장의 흐름에서 출발한 신사업이다. 하지만 서비스 완성도와 수수료 문제를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며, 오히려 브랜드 이미지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업계에서는 무신사가 외형 성장에 집중한 나머지 서비스 품질 관리에 소홀하게 되면 투자자 신뢰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들려온다. IPO를 추진하는 기업은 성장성뿐 아니라 서비스 안정성과 브랜드 신뢰도 역시 중요한 평가 요소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기업의 외형 성장도 중요하지만, 브랜드 신뢰도와 명성 역시 핵심 가치”라며 “브랜드 가치를 훼손하는 일은 IPO 과정에서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무신사는 기업가치 10조 원 이상을 목표로 IPO를 추진 중이다. 최근 국내외 증권사 11곳을 대상으로 주관사 선정 작업에 착수했으며, 경쟁 PT가 21~23일 사흘간 진행됐다. 무신사​ 측은 “IPO 주관사 선정과 관련해 아직 구체적인 일정이나 결정된 내용은 없다”고 전했다.

박해나 기자

phn0905@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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