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AI 중심 기술기업으로의 전환을 추진 중인 KT가 올해 AX(AI 전환) B2B 사업으로 1000억 원 이상의 매출을 낸 것으로 파악됐다. 국내 공공, 금융 분야와 글로벌에서 성과가 가시화하고 있다는 평가다. AI 자체 모델 ‘믿:음 2.0’에 이어 마이크로소프트(MS)와 협력한 ‘SOTA K’, 오픈소스 기반 ‘라마 K’ 출시 등 투트랙 전략도 본격화한다. 지난 8월 국가대표 AI 기업 선발전에서 고배를 마신 KT가 AI 사업으로 실전 무대에서 경쟁력을 증명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AICT 기업 원년’ 체질 개선 가속
2025년을 ‘AICT(인공지능·정보통신기술) 기업’ 원년으로 선언한 KT가 AI·IT 부문의 무게감을 키우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KT는 올해 10월 기준 AX B2B 사업 부문에서 총 1000억 원대 매출을 확보했다. 은행과 보험사 등 금융권에서 600억 원 이상을 수주하고, 기관 등 공공분야에서 450억 원 수준의 매출을 기록했다. 비에텔 등과의 글로벌 프로젝트까지 포함하면 1000억 원 이상 규모다.
현재까지 전년 대비 약 10%의 성장세를 기록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KT의 AI·IT 부문 매출은 1조 1058억 원이었다. KT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AI·IT 매출은 5983억 원이다.
KT 기술 블로그는 이 같은 수주 성과에 대해 “실제 각 기관과 분야의 AX 관점 디지털 혁신을 주도하는 중요한 프로젝트들을 KT 기술혁신부문이 주도했기 때문에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인공지능 전환(AI Transformation)의 약자인 AX는 AI를 중심으로 기업이나 조직의 일하는 방식 전체를 혁신하는 전환을 의미한다. AX 사업은 돈 버는 AI 사업으로 여겨진다. 산업계에서 기존 IT 시스템 구축보다 수요가 빠르게 커지고 있고, 기술 도입 후에도 지속적인 최적화를 통해 추가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구조기 때문이다. 최근 IT 업계가 전략적으로 집중하는 가운데 통신업 저성장 탈피가 시급한 통신사들도 경쟁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김영섭 대표의 의지도 두드러진다. 김영섭 대표는 3월 정기주총에서 “올해 B2B AX, AI 기반 CT(통신), 미디어 사업 혁신을 통해 AICT 기업으로의 완전한 변화를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KT가 내건 목표는 2023년 대비 2028년 AX 매출 ‘300% 성장’이다. KT의 AI·IT 사업 매출은 △2022년 9868억 원 △2023년 9881억 원 등으로 정체된 상황이다.

#‘믿음 K’부터 ‘SOTA K’까지, AI 투트랙 전략 본격화
KT는 올해 NH농협은행·농협중앙회와 교직원공제회의 IT Ops 본부 구축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신한은행의 비정형 데이터 플랫폼 구축 사업, 메리츠화재 AI 어시스턴트 에이전트 개발 등을 맡았다. 경기도청의 생성형 AI 플랫폼 구축을 비롯해 한국수자원공사의 디지털플랫폼, 대법원의 재판업무 지원 AI 플랫폼, 인천공항의 AI 휴먼 여객안내 서비스 등 굵직한 프로젝트도 진행했다.
정부의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에서는 탈락했지만 계획대로 AI 모델 라인업을 순차 출시하며 입지 확대를 노리고 있다. KT는 올 하반기 들어 자체 개발 모델인 믿음 K 2.0(7월 초)부터 MS와 협력해 개발한 GPT-4o 기반 SOTA K(9월 말), 오픈소스 모델 라마 K(9월 말)를 연이어 선보였다.
믿음 K 2.0은 사용 환경에 맞게 ‘미니’, ‘베이스’, ‘프로’로 제공된다. 이 중 베이스와 미니 모델은 오픈소스로 공개했는데, 10B 이상 규모의 모델을 연구, 실험 외에 상업적 용도로까지 활용할 수 있도록 공개한 건 국내 독자 모델 중 최초다.

SOTA K는 MS와 협업해 개발한 한국형 AI로 이목을 샀다. 해외 모델 기반 AI도 한국형 AI로 볼 수 있느냐는 논쟁이 남아 있지만 KT는 실용적 접근을 택했다. 글로벌 최고 수준 성능의 GPT-4o에 KT의 자체 데이터를 학습시켜 한국어와 한국의 역사·문화·정서에 특화한 모델이다. 한국어 경어법과 방어, 법률∙금융∙역사 등 특정 산업군에서 사용하는 전문 용어까지 이해하고 생성할 수 있다는 게 KT의 설명이다.
오픈소스 모델 ‘라마 3.3’을 기반 한국어 특화 모델 라마 K의 경우에도 한국어 리워드 모델 기반의 학습 기법이 도입됐다. 코딩과 수학 등 한국어 기반의 복잡한 논리적 추론이 가능해져 AI 에이전트 환경에서 활용성이 개선됐다.
KT는 최근 열린 국내 최대 규모 AI 행사 AI 페스타 등 주요 행사에 참여하며 B2B 고객과의 접점을 넓히고 있다. KT의 AI 모델과 관련 서비스를 유기적으로 통합 이용할 수 있는 AI 오케스트레이터 ‘인텔리전스 스튜디오 플랫폼’ 등도 소개됐다. KT 현장 관계자는 “구독하고 있던 모델이 있다면 해당 플랫폼에서 불러와 사용할 수 있고, 필요에 맞게 KT 자체의 모델로 검색할 수도 있는 구조”라며 “국내에는 아직 AI 오케스트레이션이 체계화된 곳이 많지 않다. 기업에게는 고효율 저비용으로 AI를 활용할 수 있는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증권업계에서는 KT가 3사 중 체질 개선과 B2B AI 비즈니스 확장을 가장 잘 이행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기존 통신망·IDC(데이터센터)·보안·클라우드 같은 서비스로 기업 고객 풀이 넓은 것도 유리한 조건이다. 김정찬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마이크로소프트와의 협력 성과는 2026년부터 본격적으로 매출에 기여할 것”이라며 “공공 시장 확대가 예상되고, 농협 사례로 금융권 레퍼런스를 추가 확보한 점이 긍정적”이라고 분석했다.
강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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