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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좋은 취지인데 처음 봐" 이마트 단골도 모르는 플라스틱 수거함

전국 설치 매장 84곳 중 71곳 수도권 집중…매장별 위치·안내 방식 제각각

2026.05.20(Wed) 16:20:45

[비즈한국] 플라스틱 자원순환 캠페인 ‘가플지우’가 누적 64톤의 플라스틱을 수거하는 성과를 거뒀다. 하지만 소비자가 직접 참여하는 오프라인 창구인 이마트 매장 수거함은 위치와 안내 방식에서 보완이 필요해 보인다. 수거함을 이용한 흔적은 확인할 수 있었지만, 현장에서 만난 매장 이용객 상당수는 수거함이 있다는 사실조차 몰랐다.

 

이마트 은평점에 설치된 가플지우 수거함. 지하 2층에 위치해 엘리베이터 등을 이용해 이동해야 했다. 매장 사정상 주차하기도 쉽지 않다. 사진=정원혁 기자


가플지우는 ‘가져와요 플라스틱, 지켜가요 우리 바다’의 줄임말로, 2018년 이마트와 테라사이클, 한국P&G가 시작한 자원순환 캠페인이다. 서울 이마트 매장 30곳에 플라스틱 수거함을 설치한 것에서 시작해 참여 기관과 활동 범위를 확대했다. 2026년 4월 기준 유통사·제조사·공공기관 등 19개사가 참여하고 있으며, 해안 정화 활동과 해양 환경 보호 교육도 한다. 수거된 플라스틱 일부는 어린이 교통안전 반사판, 접이식 쇼핑카트, 해양 정화용 집게 등으로 제작돼 기부되고 있다.

 

수거함은 이마트 본사와 매장, 파트너사가 역할을 나눠 관리한다. 이마트 관계자에 따르면 가플지우 수거함은 이마트 본사 ESG경영추진팀이 관리하며, 수거는 파트너사인 테라사이클이 담당한다. 기본적으로 월 1회에서 최대 4회까지 수도권과 충청권 등을 순회하며 수거하는데, 방문 빈도와 횟수는 매장별 수거량에 따라 조정된다. 수거함이 예상보다 빨리 차는 경우 등 매장 현장 대응은 각 점포 총무부서가 맡는다.

 

수거 성과는 작지 않다. 가플지우 공식 홈페이지에 따르면 연간 수거량은 꾸준히 증가했다. 2023년 10.5톤으로 처음 10톤을 넘었고, 2024년 19.1톤, 2025년 23.2톤으로 증가했다. 2026년 3월까지 누적 수거량은 약 64톤이다.

 

가플지우 홈페이지에 공개된 연도별 플라스틱 수거량. 2023년 10.5톤, 2024년 19.1톤, 2025년 23.2톤으로 증가했다. 사진=가플지우 홈페이지 캡처


기자가 현장에서 확인한 수거함 대부분에는 플라스틱이 절반가량 차 있었다. 매장 직원을 통해 수거 업체 방문 기록도 확인됐다. 수거함이 실제로 이용되고 있다는 뜻이다. ​문제는 수거 실적과 현장 인지도 사이의 간극이었다. 취재 과정에서 만난 이마트 이용객 중 가플지우 수거함을 알고 있다고 답한 사람은 드물었다. 일부 고객은 수거함 바로 옆에서 찍은 사진을 본 뒤에도 “처음 본다”고 말했다.​

 

은평구 이마트 매장 인근에서 만난 A 씨도 수거함 사진을 보고 “처음 본다”고 말했다. 수거함을 이용할 의향이 있는지 묻자 ​A 씨는 ​“좋은 취지인 것은 알겠지만, 장을 보러 가면서 플라스틱 쓰레기까지 따로 챙겨 가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인지도가 낮은 이유는 매장 내 수거함 위치와 안내 방식에서 찾을 수 있었다. 수거함 위치는 매장마다 다르다. 입구 가까이에 설치돼 쉽게 찾을 수 있는 매장이 있는가 하면 매장 구석이나 장을 볼 때 쉽게 보이지 않는 곳에 수거함이 위치한 매장도 있다.

 

이마트 측은 수거함을 고객만족센터 주변이나 매장 입구에 설치하는 것을 기본 방침으로 안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매장 상황에 따라 장소가 협소하거나, 고객 안전과 동선 확보에 어려움이 있다고 판단될 경우 매장 직원 재량에 따라 설치 장소가 바뀔 수 있다고 밝혔다.

 

이마트 왕십리점에 설치된 가플지우 수거함. 매장 입구 인근에 있지만 구석에 있어 찾기 쉽지 않다. 사진=정원혁 기자


수거함 위치를 알려주는 표지판이나 안내도 매장에서 보기 어려웠다. 일부 매장에서는 직원이 수거함 위치를 모르거나 설치 여부를 모르는 경우도 있었다. 매장별 운영 편차가 있었다.​

 

오프라인 수거함이 수도권에 집중된 점도 아쉬운 대목이다. 현재 가플지우 플라스틱 수거함이 설치된 매장은 총 84곳인데, 수도권 매장이 71곳에 달한다. 비수도권 매장은 충남 7곳, 충북 3곳, 대전 2곳, 세종 1곳 등 13곳에 그쳤다. 더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기 위해서는 매장 내 접근성과 안내 체계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이마트도 캠페인의 인지도 확대와 참여 장벽 완화를 주요 과제로 보고 있다. 이마트 측은 “​매장별 고객 의견에 따라 수거함 위치 변경, 리뉴얼을 통한 가시성 강화 등 현재 상황이 개선되도록 하겠다”​​며 “가플지우 홈페이지 내 매장별 설치 위치 안내 강화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으로 7월께 신규 수거함 디자인에 QR코드와 이벤트를 도입해 오프라인 참여 고객 데이터를 확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원혁 기자

garden7074@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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