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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내 합의 실패" 삼성전자 노사, 21일 0시 총파업 '카운트다운'

중노위 사후조정안 노조만 수락…적자 사업부 성과급 지급 두고 이견, 사측 "경영원칙 훼손"

2026.05.20(Wed) 14:20:52

[비즈한국] 삼성전자 노사가 총파업 예고일을 하루 앞둔 20일 중앙노동위원회 사후조정 회의에서 끝내 합의안 도출에 실패했다. 중노위가 노사에 제시한 조정안에 노조 측은 수락했지만 사측이 유보하면서 조정이 종료됐다. 삼성전자 노조는 오는 21일 예정대로 파업에 돌입하겠다는 방침이다. 사측은 노조의 과도한 요구가 경영의 기본 원칙을 흔들 수 있어 수용하지 못했다며 마지막까지 문제 해결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정부가 노조의 쟁의행위를 멈춰 세우는 ‘긴급조정권’ 발동 가능성까지 거론되는 가운데 회의 직후 박수근 중노위원장은 “언젠가는 타결이 돼야 하기 때문에 노사가 합의해서 조정을 신청하면 밤이든 휴일이든 언제든 응하겠다”며 긴급조정권 논의에는 선을 그었다.

 

삼성전자 노사가 중노위 3차 사후조정 회의에서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협상을 종료했다. 박수근 중앙노동위원장이 20일 새벽 정부세종청사 중앙노동위원회에서 2차 사후조정 회의를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큰 쟁점 하나, 작은 쟁점 한두 가지” 이견 못 좁혀

 

삼성전자 노사가 이날 오전 정부세종청사 중노위에서 3차 사후조정 회의를 속개했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협상을 종료했다. 중노위는 노사에 조정안을 제시했으나 노조 측은 수락했고 사측이 수락 여부를 유보하며 서명을 거부해 2차 사후조정이 불성립됐다고 밝혔다. 회의를 주재한 박 위원장은 조정 결렬 직후 “비록 이번 조정이 최종 합의로 이어지지 못했지만, 노사가 합의해 사후조정을 요청한다면 언제든지 조정을 개시해 노사 교섭을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노위는 지난 18일부터 삼성전자 노사 간 임금협상을 중재하기 위한 사후조정을 진행했다. 박 위원장은 “(합의에) 많이 접근했는데 2~3가지 사항과 관련해 근본적으로 의견 접근을 못했다”며 “큰 쟁점 하나, 작은 쟁점 한두 가지”라고 설명했다. 조정안이 불성립됐기에 구체적인 내용은 노사 양측 합의하에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이날까지 총 25시간에 달하는 마라톤 회의에도 합의에 이르지 못한 주요 쟁점은 성과급 분배비율로 추정된다. 노사는 성과급 재원 기준과 상한폐지 및 제도화, 메모리사업부 지급 비율 등을 두고 협상을 벌였다.

 

앞서 노조는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 재원으로 활용해, 재원의 70%를 반도체(DS)부문 소속 직원에게 공통으로 지급하는 몫으로 할당하고, 나머지 30%는 DS부문 내 세부 사업부별 실적에 따라 차등 지급하자고 요구했다. 이처럼 공통 재원 비중이 높으면 현재 적자를 내고 있는 시스템LSI·파운드리 등 비메모리 사업부 임직원들도 높은 성과급을 받게 된다.

 

반면 회사 측은 DS부문 영업이익 200조 원 이상 시 영업이익의 9~10%를 재원으로 ‘부문 공통 60%, 사업부 40%’ 비율로 배분하는 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통 비율을 낮추고 메모리사업부에 보상을 늘리는 안이다.

 

여명구 삼성전자 사측 대표교섭위원이 20일 정부세종청사 중앙노동위원회에서 회의 결렬에 따른 입장을 밝힌 뒤 협상장을 떠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삼성전자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노조는 회사가 성과급 규모와 내용 대부분을 수용했음에도 적자 사업부에도 사회적으로 용납되기 어려운 규모의 보상을 하라는 요구를 굽히지 않았다”며 최종적으로 합의하지 못한 이유가 “노동조합의 과도한 요구를 그대로 수용할 경우 회사 경영의 기본 원칙이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최승호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 위원장도 입장문을 내고 “중앙노동위원회가 제시한 조정안에 노동조합은 동의했지만 사측이 끝내 결단을 내리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노조 입장문에 따르면 19일 오후 10시쯤 노조는 중노위 조정안에 동의 의사를 밝혔지만 사측은 거부 입장을 전달했다. 이후 중노위가 조정 불성립 선언을 앞둔 상황에서 사측 대표교섭위원인 여명구 DS(디바이스솔루션·반도체 사업 담당) 피플팀장이 거부 의사를 철회하고 추가 시간을 요청하면서 사후조정 절차가 이날까지 연장됐다는 설명이다. 노조는 20일 오전 11시까지도 사측이 ‘의사결정이 되지 않았다’는 입장만 반복했다면서 “결국 중노위 진행에 따라 사후조정이 종료됐다”고 밝혔다.

 

노사 의견이 계속 엇갈리자 중노위가 막판 절충안을 제시했지만 회사 측이 서명하지 않았다. 회사는 “‘성과 있는 곳에 보상이 있다’는 회사 경영의 기본 원칙을 정면으로 위배한다. 이 원칙을 포기할 경우 저희 회사뿐 아니라 다른 기업과 산업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경영 원칙과 노조 요구 충돌

 

앞서 중노위는 지난 12일 1차 사후조정 당시 영업이익의 12%를 재원으로 DS부문 공통 70%, 사업부 30%로 나눠 지급하는 등의 내용이 담긴 조정안 초안을 제시했으나 노조가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결렬된 바 있다. 2차 사후조정은 회사 측이 노조 측의 요구를 대부분 수용했지만, 적자 사업부 성과급 비중 등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소득 없이 끝난 양상이다.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 최승호 위원장이 20일 정부세종청사 중앙노동위원회에서 열린 3차 사후조정 회의를 마친 뒤 노사협상 결렬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노조는 합법적 쟁의권을 토대로 오는 21일부터 대규모 총파업에 들어간다는 방침을 재확인했다. 업계는 삼성전자가 파업에 따른 생산 차질로 막대한 손실을 떠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삼성전자 노사 모두 언제든 대화할 의지가 있다는 뜻을 분명히했다. 최 위원장은 “교섭 타결을 위해 최선을 다해주신 정부와 관계자 여러분께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며 “추가로 사후 조정 절차가 있다면 성실히 임하겠다”고 말했다. 

 

사측도 “어떠한 경우에라도 파업이 있어서는 안 된다”며 “회사는 최악의 상황을 막기 위해 마지막 순간까지 대화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회사는 추가 사후 조정 또는 노조와의 직접 대화를 통해 문제 해결을 위한 노력을 계속하겠다”고 강조했다.

 

중노위는 마지막까지 사후 조정을 추가 시도할 계획이다. 정부의 마지막 카드로 언급되는 긴급조정권 사용 여부에는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앞서 지난 16일 김민석 국무총리는 “파업으로 국민 경제에 피해가 우려될 경우 긴급조정을 포함한 모든 대응 수단을 강구하겠다”고 밝혀 긴급조정권 발동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박 위원장은 “협상 타결이 돼야 하기 때문에 노사가 합의해 추가 사후 조정을 요청한다면 밤이든 휴일이든 언제든 응하겠다”고 말했다.

강은경 기자

gong@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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